상단영역

본문영역

[진단 - e스포츠 시장 축소 위기(1)] 게임단 해체.선수 은퇴 … 미래 비전 불투명이 원인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8.05.26 17:2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기 하락.소외 문화 전락 우려 … 수익 창출 인프라 마련이 시급



최근 e스포츠계가 게임단 해체 매각, 프로리그 시청률 하락 등 잇단 악재로 내부균열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e스포츠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조성되고 있다. 본 지는 총 3주 동안 국내 e스포츠 시장의 축소 조짐 현황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한다. <편집자주>


“서로들 안하겠다고 하는데 별 뾰족한 수가 있겠어요. 눈치 보다가 경쟁사가 안한다고 하면 그 땐 우리도 접어야죠.”



한 게임단 관계자가 최근 e스포츠 분위기를 놓고 허탈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와 같은 목소리는 비단 한 곳에서만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조차 식어가는 인기를 실감하듯 경기 현장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더욱이 작년 4월 의욕적으로 창단한 공군 게임단이 1년 만에 해체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1세대 프로게임단으로 통하는 한빛스타즈도 매각 방침이 떨어져 존속이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두 게임단이 동시에 활동을 접게 될 경우 향후 e스포츠 저변 확대를 비롯해 시장 활성화 움직임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스타 프로게이머 은퇴, 발굴 부재로 인해 e스포츠 인기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결국 e스포츠가 소외 문화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만한 e스포츠의 미래 비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은데다 업계의 실천 의지 부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왜 해체하나
이들 게임단 외에도 중소기업 게임단을 중심으로 해체설, 매각설이 e스포츠 계에 돌고 있는 현실이다. SK텔레콤이나 KTF 등 대기업도 전년도보다 게임단 예산을 줄여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업들이 게임단 운영에 소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게임단 관계자는 “게임단 창단 후 단기간에 커다란 홍보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나 1,2년이 지난 요즘 그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털어놨다.




경영상의 문제가 매각 원인이었던 한빛스타즈는 실제로 모기업의 스타크래프트 판권 사업이 종료된데다 스타게이머의 부재로 인해 홍보 수단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도 하지 못했던 것이 진짜 이유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타 게임단의 경우 기업 이미지 개선 외에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싶지만 여건 마련이나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군 게임단도 e스포츠 게임단을 운영해야 하는 구체적인 근거들을 국방부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 해체 위기에 직면한 원인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엔 e스포츠 수요층이 적다는 것도 문제다. 이를 넓힐 수 있는 스타 게이머의 역할은 진로, 발굴 부족 등의 문제로 점차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파장 
당장 공군과 한빛 게임단이 다음 시즌에서 뛸 수 없게 된다면 관련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공군 게임단의 경우 해외로부터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은 바 있어 별다른 조치 없이 해체가 결정된다면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에 금이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 종주국을 내세우고 있는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기업 게임단의 활동이 뜸해질 경우 프로스포츠로의 성장도 불투명해질 확률이 높다.
국내 e스포츠가 세계에서 대우 받고 있는 이유는 기업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 나라의 경우 후원 개념의 기업 참여가 대부분이어서 응집력이 부족하고 게이머들의 진로도 불확실한 편이다.
하지만 기업이 게임단을 창단한 형태는 다르다. 기업 이미지를 갖춘 게임단은 잠재 팬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하나의 콘텐츠로 상품화가 가능하다.
해체 위기가 오더라도 매각이라는 구제 수단이 있기 때문에 해당 구조가 흔들리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게임단이 줄어든다면 국내 e스포츠는 해외 인지도 하락과 함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스타크래프트2’ 출시로 세계 e스포츠 시장의 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 의지가 부족하다면 이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e스포츠 전체가 퇴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
전문가들은 기업게임단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수익구조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몇몇 게임단의 경우 미약하지만 이를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프로게이머를 상품화한다거나 게임단 자체를 브랜드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더불어 지역연고제 등 정부와 지자체와 연계해 게임단 운영을 다각화함으로써 팬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e스포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타당성을 확보하고 게임단 자생력을 기르겠다는 의도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선 관련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게임단 간 활발한 의견 교류와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CJ엔투스 사무국의 오상헌 대리는 “e스포츠의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업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중계권 수익 재분배나 프로리그와 연계한 게임단 사업 등 이미지와 마케팅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구조가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