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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스포 게이머들 “한국에서 뛰고 싶어요”

  • 윤아름 기자 imora@khan.kr
  • 입력 2010.04.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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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리그 참가 뒤 한국 e스포츠 시스템 ‘감탄’ … 양국의 전문화 · 대중화 절충한 문화 발전 ‘기대’


한국과 대만 프로게임단이 참가하는 첫 공식 교류전인‘한-대만 스페셜포스 인터리그’가 지난 4월 4일 성황리에 종료됐다. 


한국 팀의 절대적인 우세 속에 치러진 이번 인터리그는 양 국의 e스포츠 문화를 접하고 서로의 실력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친선 경기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인터리그를 통해 양 국의 선수들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대결을 펼쳐 경기 외에도 선수단 운영 방식이나 연습실 활용 모습 등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프로게임단에서 숙소 생활을 체험한 일부 대만 선수들은 선진화된 게임단 운영 시스템에 감탄하며 한국 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에게도 대만의 뜨거운 e스포츠 문화를 체험하고 리그 붐업의 원동력이 선수들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 시간이라는 평가다.


최고의 총잡이가 되고 싶은 양 국 ‘스페셜포스’ 프로게임단의 장 · 단점을 각각 비교해봤다.


이번 인터리그에 참가한 양국 게임단 수는 8개 한국 프로게임단, 5개 대만 프로게임단을 합해 총 13개 팀이다. 이 중 준클랜팀인 한국의 아처와 리레퀴엠을 제외하면 11개 프로게임단이 각각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단의 전형 ‘눈길’]
“한국 프로게임단은 연습이 체계화되어 있어 부럽다. 숙소와 연습실이 분리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만 프로게임단 화이스파이더 주장 폴로(Polo) 선수의 말이다. 화이 스파이더는 지난 3월 17일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 KT롤스터와 함께 숙소 생활을 체험한 바 있다. 이들은 숙소와 연습실이 분리돼 쉴 땐 쉬고 연습할 땐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대만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연습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거나 서로의 경기를 모니터하며 보완점을 찾아주는 등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고 칭찬했다.


이처럼 체계적인 연습 시스템이 좋은 경기 결과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숙소에서 연습과 휴식을 병행하는데다 감독보다 매니저가 팀을 관리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한국 프로게임단과 다른 점이다.


선수들의 대우 역시 대만보다 한국이 우위다. 숙소 제공은 기본이고 연봉이나 인센티브 지급 등 실력 있는 선수들을 양성할 수 있는 구조는 한국이 대만보다 낫다는 분석이다.


타우위엔 제트의 마트 선수는 “한국은 e스포츠 리그가 잘 자리 잡혀 있어 프로게이머들의 안정적인 활동이 보장되어 있다”면서 “많은 대만 선수들이 한국 프로리그에서 활동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  이번 인터리그 참가를 위해 한국의 e스포츠 경기장을 찾은 대만 프로게임단의 모습. 일부 대만 프로게임단은 국내 게임단과 숙소 생활(사진 맨 아래)을 함께 하며 선진화된 운영 시스템에 감탄했다


[대만, 스타 게이머 발굴의 장]
e스포츠는 한국이 먼저 시작했지만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의 국민적인 관심은 대만이 훨씬 뜨겁다.

실제 대만을 방문한 e스포츠 관계자들조차 현지 팬들의 열띤 응원 열기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이는 현지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인기로 직결된다. 5개 게임단마다 응원을 하고 있는 서포터즈와 함께 이들 팀을 지지하는 클랜이 현장에 와서 경기를 관람하는 장면은 흔한 모습이다.


대만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의 경우 국내 스타크래프트 리그 열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인터리그에서는 걸출한 실력을 갖고 있는 자국 팀과 한국 팀과의 대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 e스포츠 팬들이 적지 않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이 감탄한 점은 대만 프로게임단들의 파이팅 플레이다. 방송 경기에 나가 우물쭈물 하기보다는 경기 상황을 즐기면서 팬들의 반응에 호응할 줄 안다는 것이다.



▲ 화이 스파이더, 감마 베어스 등 대만 프로게임단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어 한국 팀의 견제가 필요할 전망이다. 사진은 화이 스파이더의 잉선(Bolt) 선수가 인터리그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프로게임단마다 팀 컬러를 가진 파이팅 구호가 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재미에서 더 나아가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생동감을 전달한다는 것이 대만 프로게임단들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 외모, 성격 등 다양한 개성을 살린 선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 중  세븐일레븐 아이언맨의 SJ는 ‘썬 샤인 보이(Sunshine Boy)’라는 별명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게이머로, 귀여운 미소년 외모를 겸비한 실력파 선수다. SJ는 팬 클럽을 갖고 있으며 현장 팬 미팅, 서포터즈 등 한국의 마재윤, 이제동에 맞먹는 스타선수로 현지에서 대접받고 있다.


이들과 대결을 펼친 바 있는 국내 모 게임단 선수는 “대만 현지 팬들의 응원 분위기는 정말 열정적”이라면서 “대만 선수들이 팬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 대만 프로리그는 여성 선수 의무 출전제로 각 팀에 1~2명의 여성 프로게이머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세븐 일레븐 아이언맨의 쩡 위치(Niu) 선수


[양국 게임단의 장점, 벤치마킹 필요]
이번 인터리그를 통해 양 국 스페셜포스 프로게임단들은 경기 안팎으로 뜻밖의 성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프로리그를 비롯해 e스포츠 전반의 문화를 교류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문화된 e스포츠 운영 노하우와 대만의 스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절충한다면 스페셜포스 리그가 한층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대만은 한국의 리그 방식을 어느 정도 차용해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온게임넷에서 진행했던 스페셜포스 리그를 착안, 5개 프로게임단에 저마다 여성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최소 한 달에 한 번, 여성 선수의 의무 출전 규정을 만들어 혼성팀으로, 팀 컬러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여성 선수의 경우 전력 면에서는 남성 선수에 비해 약할지 모르나 팬 동원력이나 파이팅 플레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대만 일부 팀은 MBC게임 히어로 플러스의 운영 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대만 미성년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형태로 협회에서 지원을 해주는 등 한국 e스포츠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있다”면서 “한국 역시 선진화된 e스포츠 구조를 만드는 것은 물론, 각 나라의 e스포츠 문화를 답사하고 이용 가치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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