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이처럼 산발적으로 치러져 오던 전시회들을 산하기관 및 협단체의 협의를 통해, 하나로 통합하는 매머드급 통합 전시회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세계적인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으며 그 결과물이 ‘지스타2005’ 이다 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지스타가 무엇인지 이제 좀 이해가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스타만의 행사 목표와 지향점이 궁금하다. 국산게임의 위상 제고 및 해외 네트워크 조성을 통한 수출증대, 중소게임전시회의 발전적 통합, 다양한 게임 문화 행사를 포함하는 게임 종합 무역 행사, 명실상부한 국제 비지니스의 장→세계 게임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 게임산업의 미래를 창조하는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등장.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다.
지스타 전시회 첫날인 10일부터 마지막날인 13일까지 행사장을 방문했다. 첫날 느낌은 나름대로 신경을 쓴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둘째 날 또 다시 행사장을 방문했다. 본격적으로 일반관람객들이 현장을 방문해서인지 잔치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행사장을 쭉 둘러보면서 받은 느낌은 ‘별반 새로울 것은 없구나’ 였다. 세계적인 게임쇼로는 지난 95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미국의 E3 전시회가 있다. 명실상부 최고의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두 번째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전시회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도쿄게임쇼(TGS)’다. 이 전시회는 지난 96년부터 개최돼 오고 있다. 세계 3대 게임쇼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또 하나의 전시회는 영국의 ECTS였다.
지난 90년부터 시작돼 역사가 가장 길었던 ECTS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그 인기가 시들, 해외 게임 개발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대신 올해부터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EGN(European Games Network)과 독일의 게임컨벤션(Game Convention) 이 새롭게 유럽의 대표 게임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지스타는 세계 3대 게임쇼를 표방하고 있다. 단순히 국내 행사용 전시회가 아니라 국제 전시회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흘째와 나흘째 행사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국제 게임쇼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행사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행사 였다면 이정도 규모의 게임쇼 유치가 가능했을까. 국제 게임쇼로 갈 수 있을지 국내용 전시회로 몰락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돌아오는 길에 지스타가 ‘KAMEX’의 연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