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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개발자 ‘수출’보다 ‘수입’이 필요하다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04.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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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우리 나라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잘 발달된 편이고 다양성에서도 평균 이상의 볼륨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분포도 다채로운 편이다. 그러나 짧은 역사 속에서 급하게 올라선 탓에 깊은 내공을 지닌 인력이 드문 것이 사실이다. 희망과 열정으로 라면만 먹으며 작품을 하나 만들어 내겠다는 헝그리 정신도 찾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다시 말해, 개발자들은 그들 자신도 월급쟁이에 불과하고, 연봉과 대우만 좋으면 어디든 간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로 나가길 꿈꾸는 사람이 적지 않다. 높은 연봉과 안락한 환경, 자연스러운 어학 연수뿐 아니라 해외 개발사 이력까지 남길 수 있어, 선호하는 인력이 많다. 그렇다고 이를 탓하거나 손가락질 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해외 근무는 업종을 불문하고 샐리리맨이라면 누구나 희망하는 자리라는 점도 부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게임 업체들의 인력난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되고 있다. 지금 당장 능숙한 경력자가 여러 부분에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그들은 이미 튼튼한 의자에 앉아 있거나 해외 업체들의 스카우트 제의에 시달리고 있다. 불과 얼만 전까지만 해도 패키지와 아케이드 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외 업체들은 온라인이라는 이슈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막대한 자본과 30년 이상 쌓은 컨텐츠에 대한 노하우를 우리가 상대하기엔 정말 버겁다.
여기서 질문 하나 던지고 싶다.
“왜 해외 개발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온라인 강국이라는 착각 속에서 온라인 게임은 오로지 한국인만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는데, 이것은 완벽한 오해이자 편견이다. 지금 당장 인터넷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면 눈치 챌 것이다. 행여나, 서버 기술과 운영에선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고 그것 역시 색안경을 벗지 못한 좁은 시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결코 도달하지 못했던 100만, 80만 동접을 중국 업체들은 기술적으로 실현했다. 그리고 포탈의 경우에 수치가 몇 배로 뛰는데 중국 대륙을 대부분 커버한다.
북미는 깊고 심오한 컨텐츠에서 강점을 보인다.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울티마 온라인’, ‘애술론지 콜’, ‘에버퀘스트’ 등 유명한 대작들이 즐비했으며 ‘워해머 온라인’과 ‘반지의 제왕 온라인’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온라인 강국이고 개발자들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은 정말 약하다. 국내 기술로 물리 엔진을 제작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현실을 얼마나 많은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체 엔진이라고 주장하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런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개발자들을 영입해 한수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하면 득이 됐으면 됐지 실은 아닐 것이다. 값비싼 엔진을 구입해서 이리저리 뜯어 고치며 독학과 다름없는 작업을 하기보다는, 엔진을 만든 사람을 데려와 함께 일하며 노하우과 기술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일이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게임 업계는 한꺼풀만 벗겨내면 속이 텅텅 빈 강정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라며 아우성을 치면서도 여전히 내수 시장을 목표로 우리끼리 게임을 만들고 우리끼리 충돌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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