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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외롭고 고단한 온라인 유저들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05.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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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작품들을 살펴 보면, ‘리니지’와 ‘리니지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오디션’ 등이 있다. 이 게임들을 장르별로 한번 분류해보자. MMORPG에 ‘리니지’와 ‘리니지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메이플스토리’가 있을 것이고 FPS로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 그리고 리듬액션은 ‘오디션’이 줄을 선다. 이는 아주 일반적인 방법이다. 패키지 게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분류법에 온라인을 접목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 온라인 유저 마음의 기준이라면 아마 이렇게 되지 않을까. 대화를 나누기 좋은 게임 ‘리니지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또래문화 ‘메이플스토리’, 스트레스 해소용 ‘서든어택’, 음악감상에 적합한 ‘오디션’.
필자는 게임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만 만나면 온라인 게임은 무엇을 하고 왜 하는지 반드시 물어본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은 위와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재미라든가, 음악을 듣고 싶을 땐 PC방을 찾는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날리거나 시간을 가볍게 때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어떤 사람도 게임성이 뛰어나서라든가, 작품성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던 기억은 없다. 다시말해, 현재 상위에 랭크된 게임들은 유저들이 갈구하는 욕구와 욕망을 적절하게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저들은 매일밤 인터넷을 연결해 갖가지 서버에 접속하고 돈을 지불한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오픈베타 기간이 끝나고 상용화에 돌입해도 떠나질 않는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적지 않은 현금을 결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들은 온라인 게임 외에는 달리 할 놀이가 없다. 작품들의 유저층을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10~20대가 주축을 이룬다. 상상을 초월하는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유저들은 학교와 학원 외에는 갈 곳이 마땅치 않고 집에선 잔소리만 듣는다. 다양한 문화 활동이나 취미는 꿈 같은 얘기이니 저렴하고 PC방처럼 좋은 곳이 있을까. PC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싫증을 낼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30대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회사원들은 알 것이다. 월급쟁이의 생활이란 얼마나 고단한지를.
그래서 온라인 유저들에게 익명의 사람들과 게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말 크게 다가온다. 동일한 게임을 즐기면서 서로가 공감하는 주제에 대해 토론이 가능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란 현실에선 쉽지 않다. 파티를 맺고 레이드를 함께 치르는 행위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게임성의 재미는 한달 이상 못 가는 법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외롭고 고단한 존재다. 온라인 게임은 그들에게 있어 마음을 달래주는 도구이다. 세상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밤마다 모여 온라인이라는 또 다른 세계를 영위하며 만들어 나간다. 유저들의 진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픽이니 사운드니 시스템이고 무엇이고 간에,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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