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성진의 게임속으로 - 30회] ‘재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Ⅴ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10.13 09:1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번에는 MMORPG에서의 재미를 이론과 결합해 살펴봤는데 이는 타장르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MMORPG이기 때문에 가능한 내용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캐주얼게임들도 본질적으로 동일한 상황이 갖춰지지 않으면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이들 장르는 MMORPG처럼 ‘마을’이 존재하지 않고 서버와 채널, 전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저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길드와 클랜을 조직하고 활동하는 방법으로 소통을 해소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게임성과 콘텐츠가 받침이 돼야 하나 롱타임 플레이를 이끌고 갈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은 결국 조직의 존재로 귀결된다. 커뮤니티가 조성되고 클랜이 난무하면 동접은 급속히 상승하기 마련이며, 일단 한 번 형성된 관계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놈들의 조합속에서 전투는 더욱 치열해지고 흥미가 상승하는 것이다. 어떤 게임과 장르라도 유저는 결국 식상하고 질리게 마련인데 이를 버티게 하는 가장 큰 기둥이 커뮤니티다.
‘카트라이더’와 ‘포트리스’의 경우는 게임의 인기를 유저간 끈끈한 결속으로 잇지 못했던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한 때 국민게임으로까지 추앙받고 최고의 동접과 많은 재미를 안겨줬지만 현재 이들의 성적은 암울한 편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일주일이면 질리는 것이 인간의 사악한 마음이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보듬고 리드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 오로지 콘텐츠 추가와 수정으로 보완하기에는 개발자보다 고수 유저가 앞서는 현실을 무겁게 고려하지 않은 탓이 아닐까.
최근 개발 트렌드에서는 이 같은 상태를 반영해 일명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장르를 막론하고 일단 유저들이 한 곳에 모여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욕심을 부려 소셜 네트워크라는 플랫폼 스타일로 확대시켜 색다른 시도를 감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두가 지난 십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유저간 커뮤니티가 얼마나 중요하고, 개발사가 수동적이 아니라 공격적으로 개입해야 함을 눈치 챈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은 종합 예술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영화와 연극처럼 일방적으로 주입당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상호작용을 한다. 또 관객을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활동하게 만들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다양하게 엮어준다. 게다가 이 모든 프로세스가 통틀어 원활하게 이뤄져야만 재미가 있다고 언급할 단계가 된다. 그리고 그 기둥들이 바로 비주얼, 사운드, 지식, 커뮤니티인 것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