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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31회] 콘솔이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10.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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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TGS 2008’에서 공개된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사실 좀 놀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콘솔 시장은 우울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고 뭔가 돌파구가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과거에 대면했던 일부 일본 업체 관계자들의 얼굴은 고민과 고뇌의 빛이 역력했고 터닝 포인트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이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 콘솔 시장의 침체기와 맞물리는데, 닌텐도의 NDSL이 히트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것도 최근 1~2년 사이의 성적이다. 시대착오적 게임기로 비난받는 PS3와 Xbox360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고, 작년 TGS에서 발표된 부실한 프로젝트들이 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그런데 이번 도쿄게임쇼는 명불허전이 무엇인지 시위라도 하는 것처럼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게임 그래픽 퀄리티의 현저한 도약이다. 애니메이션과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실사와 카툰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차원이 다른 그래픽을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 아마도 재미를 형성하는 시스템은 여러 장르적 시리즈를 통해 이미 파악했을 테니 비주얼과 사운드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처럼 신선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게임 그래픽 퀄리티는 폴리곤의 숫자와 함께 빛과 그림자의 효과 차이로 구분돼 왔다. 언리얼 엔진3의 극상 그래픽도 이 한계를 벗어나진 못한다. 업계에서는 현실에 부합하거나 만화풍으로 길을 선택하는 차이만 존재했었다. 그런데 이제 콘솔에서는 이를 결합하고 한 단계 높은 비주얼로 유저에게 나타났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그들의 능력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게임의 기술적·문화적 성과에 우렁찬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왜냐하면 유저들의 눈높이를 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콘솔과 온라인은 시장 자체가 다르고 이를 즐기는 유저들도 뚜렷하게 구분돼 있다. 언젠가는 이 두 라인이 충돌해 하나만 살아남겠지만 최소 10년 동안은 평행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콘솔의 비주얼을 보고, 듣고, 느낀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에서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자꾸만 커진다는 점이다. 문화와 기술은 본질적으로 하위의 것이 결코 상위를 이길 수 없다.


그래픽이 온라인게임의 흥행을 결정짓는 핵심은 아니지만 일반 유저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할 필요는 있다. 만렙을 찍은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러니 콘솔의 무한 발전은 그리 달가운 소식만은 아닌 것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감격에 겨워하고 있으니, 개발자들의 속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물은 엎질러졌고 낙장불입의 원칙만 남아있다. 콘솔이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기쁘면서도 돌아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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