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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42회] 기축년을 맞이하는 단상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9.01.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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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현대의 달력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오묘하게도 잘 지어낸 것 같다. 특별할 것도 없는 숫자를 하나하나 지워 가면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 결국 일 년이 흘러간다. 그리고 의미 없는 숫자들은 연말과 연초에 사람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육체에 담겨진 영혼은 어디론가 바라보는 곳이 있어야 하고 흘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막히면 되돌아오는데, 그러면 마음이 아프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게임은 정말 좋은 도구가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즐기면 스트레스 해소라는 이름보다는 마음을 받아주는 구실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크리스마스 전·후에 전반적으로 폭발적인 트래픽이 이를 증명했다. 연중 최고의 이벤트가 석가탄신일이지만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이 최고였던 것이다. 그만큼 커플보다 솔로 부대가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각설하고, 2009년을 감히 예측해 보자면 초대형 M&A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업계가 재편된다는 소리다. 이 자리에서 어디어디가 후보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누구나 다 아는 곳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은 알 것이다. 일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단정 짓고 단순 루머로 치중하는 모습도 봤는데 중요한 것은 돈의 논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승도 저 싫으면 안 한다고 했다.


또 하나, 원래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가치가 가장 높으므로 과감히 정리하는 수순이 맞다. 천문학적인 돈을 누가 감당할 수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정말 뭘 모르신다고 대답해주고 싶다. 대형 거래에선 ATM에서 현찰을 뽑아 주는 것도 아니고 일시불 지급도 아니다. 다양한 옵션과 여러 가지 방법과 방식이 존재한다. 게다가 해외에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자본이 곳곳에 숨어 있다.


점쟁이 노릇을 하는 김에 하나 더 말하자면 해외 진출이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달의 소유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결론은 먼저 가서 금 그리는 놈이 임자인 것이다. 깃발 꽂고 여기부터 여기까지 우리 땅이네 하는 나라를 어떻게 이기나. 지구에서 따져봐야 비웃음만 당하고 우선 달까지 가긴 가야 할 것인데 이를 실행할 국가는 극히 드물다. 그러니 두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다. 아주 가벼운 클라이언트를 들고 적당히 재미만 있으면 어디든 다 통한다. 이것저것 재고 남들 눈치보고 있는 사이에 그야말로 게임이 끝난다. 처음에는 작품성이나 퀼리티 따위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걸 원하는 유저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나가는 자가 광활한 영토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력 관리와 인재 육성이다. 게임업계의 위기는 아마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개발자와 관계자들이 대부분이고 어차피 정답은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문제는 노력도 안 한다는 것에 있다. 왜냐하면 적당히 회사 생활만 해도 경제 위기와 상관없이 월급은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치열한 삶을 살았던 초창기 멤버들과 2세대들이 떠나면 게임업계는 선장 잃은 잠수함처럼 우왕좌왕하며 헛된 세월을 보낼 공산이 매우 크다고 본다. 게임 바닥의 특수성을 이해한다면 인재를 관리하고 육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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