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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오오스가 씨

  • 편집국장 김동욱
  • 입력 2008.01.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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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한 거리 한복판에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계속 찍어대는 아가씨가 보인다. 그녀의 휴대폰을 한번 들여다 보자. “여자 친구를 찾고 있는 잘생긴 청년의 사진을 찍어봐”라는 문자가 떠 있다. 그녀는 심부름센터 직원인가? 그건 아닌 듯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그건 무리에요. 오오스가 씨(일본어 타이틀은 ‘소레와 무리다요! 오오스가상’이다)’라는 타이틀이 그녀가 플레이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이다.


이 게임은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오오스가’라는 캐릭터와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으로, 미션을 클리어해 나가면서 모은 점수로 오오스가 씨를 육성시키고 좋은 아이템을 갖게 한다. RPG의 성장과 아이템 개념이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다. 게임에서 주어지는 미션은 상황에 맞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는 것뿐 아니라, 흥미로운 만화컷의 말풍선에 적합한 문장을 써넣는 것도 있다.


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화면 인식 기술과 언어 해석 기술에 의해서 점수가 부여된다. 게임 속에 설정되어 있는 사진이나 키워드 데이터베이스와 유사한 것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이 회사의 운영자들은 플레이어들이 업로드한 사진이나 문장을 보고, 친절한 평가 메시지를 보내준다. 단순히 컴퓨터 상의 처리뿐 아니라, 운영자들의 판단이 더해지기 때문에 인간적이면서도 더욱 공정한 느낌이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최신 유행어를 사용했을 때, 사전 데이터베이스에 그 단어가 등록되어 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복안이었지만, 신규 플레이어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서비스 초기이기 때문에 운영자들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플레이어가 점점 늘어날수록 운영자 만으로의 대응은 어려워진다. 회사측은 그 채점과 평가 임무를 게임 내의 커뮤니티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플레이어의 미션 클리어 결과물을 게임 내에서 평가하기 위해 블로그 기능도 준비되어 있다. 이 게임 내에 존재하는 미니블로그는 다른 플레이어의 성과물을 평가하는 것 이외에도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다.


플레이어와 함께 생활하는 분신인 오오스가 씨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오오스가 씨는 “무얼 하고 있느냐?”는 등 플레이어에게 수시로 질문을 던진다. 대답을 하면 오오스가 씨는 춤을 추거나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다. 이것은 플레이어에게 끊임없는 소통의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친구 맺기 기능도 있기 때문에 디지털 생명체인 오오스가 씨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자유롭다.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미션을 클리어해가는 재미와 동시에 색다른 흥미를 유발하는 이 게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게임의 미션과 광고상품을 연계해 광고비를 받는 것이 수익모델이다. 예를 들면, 주변 스타벅스 커피숍의 메뉴판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라는 미션을 주고,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상점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모든 휴대폰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플래쉬1.1에 대응되는 기종에서만 게임 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 게임을 단순한 화제성 타이틀로 치부하기엔 그 발상이 매우 참신하다. 단방향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 다마고치보다도 더욱 진화한 자신의 분신 캐릭터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이를 성장시키는 방식이 눈에 띈다. 특히 대부분의 미션 해결을 휴대폰 카메라를 매개체로 해서 실생활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 대중화와 직결되고 있는 것 같다. 블로그의 채택이나 MMORPG와 같이 타인과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을 봐도, 이 게임은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흥행의 여부를 떠나서, 매우 모범적인 게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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