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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69회] 결론은 완성도와 편의성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gmail.com
  • 입력 2009.08.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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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자는 이야기인가. 돈만 많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유명한 개발자라도 적어도 한번 이상의 실패는 맛보고 있으니 무얼 어떻게 하란 소리인지. 제작자들은 항상 고심한다, (기획자는 정해진 콘셉트를 변형하는 일을 할 뿐이고 결국은 제작자가 큰 그림을 만든다) 따라서 어떤 것을, 다시 말해 장르적 갈등을 의미하는데 온라인게임 시장은 역시 MMORPG가 답에 근접해 있다. 여기도 이젠 별반 차이점이 없을 정도로 비슷한 시스템에 동일한 콘셉트를 갖추는 경우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MMORPG가 난립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 배경과 비주얼, 만렙 이후의 지향점만 달라지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일부 하이 테크닉을 제외하면 우리와 중국과의 격차란 아주 가깝게 좁아져 있기 때문에 ‘메이드 인 차이나’가 한국을 지배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예상해 본다. 세계의 공장이 된 과거와 세계 최대의 내수 시장을 가진 현재가 공존하는 중국이란 온라인게임도 타 업종과 운명을 같이 하지 않을 듯 싶다.


그렇다면 중국 온라인게임들은? 한 마디로 대단히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PC방의 용도가 열혈 게이머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먹고 자는 휴식 공간의 개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꺼려한다. 영화를 다운받아 보면서 친구랑 메신저로 수다를 떨고, 가끔 알트 탭 키를 눌러 자신의 캐릭터가 얼마나 돈을 모았고 레벨이 상승했는지 확인만 한다. 오토 프로그램은 당연히 사용하고 클라이언트 창을 여러 개 띄우는 작업은 퍼블리셔가 지원해 준다. MMORPG에 국한된 얘기지만 한쪽 구석에서 ‘크로스 파이어’와 ‘워크래프트3 카오스’를 열심히 플레이하는 극소수의 유저를 본다면 충분히 수긍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산 MMORPG들은 최대한 유저에게 게으름을 필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한다. 이를 위한 시스템도 다 들어 있다. 백미는 자동길 찾기라고 할 수 있는데 넓은 필드에서 특정 몬스터와 NPC 찾기에 지쳤다면 중국의 MMORPG가 환영받는게 당연하다. 클릭 한번이면 자신의 캐릭터가 어디든 찾아간다.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시간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유저에겐 최고의 처방전이다. 실제로 여기에 익숙해지면 국내 게임들의 불편함에 중국이 그리워질 지경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결론인 완성도는 누누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오픈만 하면 유저들은 몇 년치 콘텐츠를 순식간에 소화시키고 배고프다고 아우성이기 때문에 순환식 구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퀄리티가 높지 않으면 금세 정을 떼고 만다. 완성도는 그래픽과 비주얼도 포함되는데, 완벽하게 동일한 시스템이라도 시각적 즐거움이 높은 게임이 대중성을 지닌다. 역설적으로 사양이 낮아야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유저들은 오로지 개발사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대체가 가능한 온라인게임이 흔하디 흔한 현실이기에 완성도를 갖추고 클베나 오베를 시작하지 않으면 곧바로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앞으로 온라인게임은 장르나 차별화가 아니라 웰메이드와 편리함으로 시장성을 가질 여지가 매우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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