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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70회] 아직도 어리기만 하다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gmail.com
  • 입력 2009.08.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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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타 업종에 비해 근무 조건과 대우가 크게 좋은 건 아니다. 오히려 떨어지는 면이 적잖아 존재한다. 대형 업체와 중소 개발사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일은 당연히 무리이다. 하지만 온라인 회사들은 상장사도 여럿 존재하고 해외 수출 상품의 효자이며 국내 최첨단 IT 기술을 인도하는 첨병 역할을 하기에 어느 정도의 안락한 생활은 보장해줘야 우수한 인재가 몰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바닥이 너무나 젊다는 것에 있다. 사장도 이사도 본부장도 팀장도 다 어리다.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갓 입사한 새내기들을 제외하면 비슷비슷한 연배들로 꽉 채워져 있다. 산업이 불과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게임이라는 컨텐츠가 젊은 친구들의 독점적 소유로 인식된 것이 원인일 것이다.


온라인의 초창기 시대를 이끈 모험가들이나 후반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집행관들이 충돌을 하면서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데 누가 더 많이 알고 두뇌가 뛰어나냐의 이슈가 아닌, 단지 나이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동일한 시대를 거치고 육성된 사람들답게 업계 구성원들의 사고 방식과 태도, 공통분모의 관심사가 크다는 점은 매우 높은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인력들의 생명력이 너무 짧아지고 있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사람들과 이너서클에 포함되지 않은 멤버, 뚜렷한 스킬을 지니지 않은 비개발자 인력 등 곳곳에서 불꽃 같은 인생을 불사르고 있는 것이다. 끝이 보이는 생활을 계속할 순 없기에 사람들은 무모한 창업을 시도한다. 그러나 어디 온라인 게임 개발이 말처럼 쉬운 작업인가. 혼자할 수 없거니와 돈이 많다고 해서 수월하게 진행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까다로운 퍼블리셔들을 통과하기도 무척 힘든 일이다. 해외 업체들의 눈높이는 나날이 높아져 이젠 중국 정도는 수출이 아니라 수입을 해야 할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젊고 어리다보니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자리잡고 있다. 나이가 많다고 혜안과 지혜가 넘쳐 흐른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떤 사회라도 구성원 사이에 어른이라는 존재는 필요한 법이다. 또 유행과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지조와 신의를 지키는 일도 어린 친구보다는 인생의 여러 맛을 절감한 사람들이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중국의 공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과 기준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그 동안의 희생이란 사람과 산업 저반에 걸쳐 정말로 가혹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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