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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102회] 게임을 평가하는 자세와 눈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gmail.com
  • 입력 2010.06.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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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과 패키지 게임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평가의 잣대를 동시에 적용하면 곤란하다. 산업 초창기에는 패키지의 기준을 가감없이 적용하며 나름대로 평가를 내렸으나 이는 곧 불공평한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지금도 온라인게임을 점수로 나타낼 방법은 없다. 애당초 문화 콘텐츠를 스코어로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면이 크다. 하지만 투자와 사업적 판단을 위해서는 뭔가 근거가 필요하고 장황한 설명보다는 몇 점이라고 간결하게 표시되길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수긍 가능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나름대로 구상한 것이 있는데 이는 차후에 기회가 있으면 밝히도록 하겠다.


그래서 온라인게임을 평가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평가하는 사람부터 문제가 되고 평가를 받는 작품의 시점도 커다란 이슈가 된다. 온라인게임은 정식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어도 끊임없이 업데이트와 패치를 실시해 수정/보완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평가 시점이 의외로 중요하다. 개발 중인 단계라면 더욱 쉽지 않은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완벽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으면 이에 도달하기 위해 항시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평가는 미래를 예측하면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 당장 부족하고 부실해도 개발사의 역량을 파악해 향후 비전을 머릿속에 그려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또 있다. 개발사의 역량을 어떻게 파악하느냐 하는 점이다. 쉬운 방법은 그 동안 개발했던 프로필을 조사하면 될 것이고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개발자들을 일일이 인터뷰 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는 대표이사에 무게를 많이 둬야 한다. 실제 개발은 개발자들이 담당하는데 왜 대표이사가 중요할까. 그것은 리더쉽이다. 개발 스튜디오에 리더쉽을 살핀다는 논리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온라인게임은 단체 마라톤과 같아서, 한 사람의 낙오 없이 먼 길을 떠나 모두 골인 지점까지 도착해야 하는 여행이다. 팀워크가 중요하고 리더를 맡은 헤드의 리더쉽이 절실한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단결시키고 그들의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이 바로 감독의 몫이다. 개발사의 대표이사는 축구팀의 감독과 다를 바 없고 이 사람의 리더쉽이 개발을 이끌어 내기 마련이다.


결국 게임을 평가하는 자세와 눈은 상당 부분 사람으로 향해야 하고 믿음과 신뢰를 가져야 한다. 물론 콘텐츠와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작게 치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리저리 재기만 하고 까다롭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면 흔히 말하는 ‘괜찮은 게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획 단계부터 완벽한 게임이 있다면 누가 이 고생을 하겠는가.


기독교의 신약성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만드는 결과물을 보면 됩니다.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열리듯이 사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개발자가 창조한 작품은 확실히 다르다. 평가의 시작은 바로 이러한 면을 알아내는 것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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