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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G세상돋보기(#45)]기업가치와 직업관

  • 데일리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Janus@nocutnews.co.kr
  • 입력 2011.04.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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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갑자기 선수들의 결혼소식이 밀려든다. 정규시즌의 바쁜 일정 때문에 결혼을 오프시즌으로 미뤘던 프로야구 선수들이 시즌 종료와 함께 잇따라 웨딩마치를 울리기 때문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혼인신고를 먼저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기아로 이적한 내야수 이범호 선수도 지난해 예식을 올리기 전 혼인신고를 한 바 있다. 자신의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끝까지 책임질 줄 아는 프로 선수들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이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직업관이다.


최근 모 업체에서 일어난 일련의 결혼과 관련한 ‘해임 해프닝’을 보면 게임업계의 짧은 업력을 새삼 실감한다. 자칫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직업적 성장의 한 과정을 묘사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큰 줄기에서 신혼여행도 미루는 열정을 요구하는 조직과 더 행복하기 위해 자유를 보장받고 싶어하는 개인이 정면으로 맞선 사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예를 든 이유다. 게임 개발자와 프로야구 선수들은 신체적인 강도가 똑같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슷한 점이 있다.


양준혁 선수가 올 초 넷마블의 명사 특강에서 했던 “1루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는 선수와 같이 진정한 프로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야구팀이나 회사나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팀웍” “전문가란 일상 생활 하나도 쉽게 흘려버리지 않고 스킬과 접목시켜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 등의 말에서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발자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공통점은 동료들과 팬이 있다는 점이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은 게임 개발자나 프로선수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당연히 팀과 조직은 팬들을 위한 대의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는 부분은 불가피하다. 물론 이것은 자연스럽게 상호존중과 신뢰에 바탕을 둬야 한다.


누구의 강요나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동참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동료들에 대한 배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게임 개발은 까다롭고 고된 업무, 각종 자질과 소양이 요구되는 대신 보상도 충분히 주어지진 않는다.


자칫 개인의 희생만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의 희생만을 강요하기보다는 회사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상대에 대한 배려나 예절이 실종된 일방적이고도 호전적인 결과가 나왔다. 다신 한번 기업가치와 직업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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