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MMORPG와 TV드라마가 만나면...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6.16 09:2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과 영상물과의 연동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흔치 않게 발표되어 왔다. 그러나 크게 성공한 프로젝트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일본 반다이가 게임과 애니메이션, 코믹, 라디오 등을 연동했던 '닷핵' 프로젝트 정도가 상호 연동의 대표적인 미디어믹스로 기억된다. 그나마 닷핵이 주목받았던 건 시작이 달랐기 때문이다. 보통 게임이나 영화가 성공하면 다른 미디어로 그 영역을 확장시킨다. 그러나 닷핵은 최초 기획부터 다양한 미디어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된 프로젝트다. 하지만 꽤나 진보된 미디어믹스의 형태를 취했던 닷핵도 '리얼타임'이라는 면에서는 불완전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미국에서는 온라인게임과 TV드라마가 리얼타임으로 연동되는 획기적인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현지 케이블TV 방송국의 하나로 SF나 판타지물을 주로 방영하는 싸이파이(Sci Fi) 채널은 게임 개발사 '트라이언월드 네트웍사'와 공동으로 TV드라마와 MMORPG를 실시간으로 연동시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유저 겸 시청자는 오리지널 드라마의 시나리오 진행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싸이파이 채널측은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시청자들은 매주 1~2회 방영하는 드라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상의 빠른 전개와 직접적인 체험을 갈구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에 의한 일방적인 스토리 전개의 틀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이 직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고 싶어하는 최근의 트렌드와도 부합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평화로운 지구에 어느날 갑자기 외계인들의 침략이 시작된다. 유저(시청자)는 온라인게임에 접속해, 자신의 친구들과 파티를 맺고 외계인의 침략에 대항할 준비를 한다. 외계인들과의 치열한 전투 결과는 주말 드라마의 스토리에 그대로 반영되고, 때로는 그 상황이 세밀하게 묘사되기도 한다.


현재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드라마의 각본을 담당한 작가들과 개발사의 게임 디자이너들의 협력팀이 구성되어, 기획에 돌입했다고 한다. 게임 개발을 담당한 트라이언월드 네트웍사는 게임은 풀 3D 그래픽으로 개발될 것이고,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게 되면, 게임 내의 새로운 월드도 공개될 것이라고 밝히고 한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드라마에서 전해지는 시각적인 이미지와 MMORPG 내의 그것을 동일한 분위기로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영화 '300' 등에서 주목받았던 높은 퀄리티의 3D그래픽과 실사의 합성 기술이 꽤 많은 부분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싸이파이 채널의 간판 드라마인 '배틀스타 갤럭티카'를 기반으로 게임과 드라마의 연동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미디어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에 세계관이 설정된 작품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완벽한 오리지널 시나리오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한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그 반응에 따라, 드라마 팬들과 게임 유저들이 각각 상대쪽 미디어로 유입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이나 세계관 설정, 스토리 등을 게임을 통해서 미리 파악할 수 있고, 거꾸로 게임 내에서 자신의 활약상을 드라마에서 재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진과 게임 개발진 입장에서도 유저들의 기호에 맞는 스토리 진행이나 업데이트가 매우 쉬워질 게 분명하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과 드라마로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차세대 미디어믹스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