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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9.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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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18개국에 3만개가 넘는 점포, 종업원수만 해도 45만명에 이르고, 하루에 5천만명분의 음식을 파는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 해외의 유력 경제전문지들조차도 국제 구매력 평가를 '빅맥 지수'라는 명칭으로 표현해 사용할 정도로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다. 


그런 어마어마한 회사가 2년전쯤 '맥도날드 인터랙티브'라는 게임회사를 설립해 지구환경을 보호한다는 내용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빅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결국 날조된 것으로 판명이 났고 게임업계의 최대 거짓말 사건 중 하나로 지금도 기억된다.


해가 갈수록 거짓말과 사기가 횡행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기 있는 게임이 공개되면 어김없이 허외 정보를 흘려 유저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요즘은 단순한 만우절 장난의 차원을 넘어 이를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일도 빈번한 것 같다.


해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FPS게임 '팀포트리스2'에 얼마전 새로운 캐릭터인 '스파이'가 업데이트된다는 정보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와 흡사한 풍의 일러스트와 무기 35종, 관련 맵 등까지도 그럴 듯하게 공개돼 마니아들을 흥분시켰다. 이 거짓말에 개발사인 '밸브' 내부 직원들까지도 속아넘어갈 정도였단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GTA4의 PC버전이 등장한다는 소식 또한 게이머들을 설레게 한 적이 있다. 독일에서는 PC판 GTA4의 예약 정보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인도네시아의 PC게임 전문 잡지에는 표지 이미지로 PC판이 장식되고 있다. 미국의 사용 유저 등급을 매기는 ESRB 사이트에는 GTA4의 Xbox360판, PS3판과 함께 PC버전이 한때 등장하기도 했다. 


이 허위 정보를 유포한 유저는 매우 용의주도하게 준비한 듯하다. 개발사인 록스타게임스에 "최근 GTA4의 데모판을 다운로드했는데, 나의 PC에서는 사운드가 나오지 않습니다"는 둥 PC버전이 이미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또 고객지원센터와 유통사에도 잇달아 PC버전의 존재를 확인하는 메일을 수차례 교환했다. 최종적으로 그가 개발사로부터 얻어낸 답변은 "현재 GTA4 PC버전은 개발 고려중이며, 아직 시장에 발매된 것은 없습니다"라는 것. 이 유저는 개발사와 교환한 이메일을 캡처해 자신의 블로그에 그럴 듯하게 공개하고 있어서 소문의 신빙성을 높였다.


허위 정보를 흘려 다른 게이머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즐기는 단순한 장난꾸러기의 악행으로 치부하기엔 최근의 일들은 왠지 더 범죄스러워지고 있다. 어찌보면, 과거엔 게임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서 '개발사에게 후속작의 발매를 서두르게 한다'는 취지의 허위 정보 소동이 많았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에 의해, 그 정보들은 순식간에 해외 유저들에게도 간단하게 전달되고 있는 요즘, 잘못된 소문은 회사간의 중요한 계약이나 향후 스케줄에까지 좋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경우 주가의 하락 등으로 금전적인 피해를 보기도 쉽다. 아무런 출처도 없는 펌글이 난무하는 요즘, 언제나 말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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