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말단파워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9.16 09:4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마고치와 마리오의 공통점은 뭘까.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게임 콘텐츠이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큰 의미는 회사의 말단직원의 머리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의 산물이란 것이다. 누구에게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말단들의 기발한 생각은 결국 회사를 극적으로 부활시키기에 이른다.


1996년의 일이다. 일본의 완구회사 반다이의 말단 여직원 '마리코'는 애완동물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매니아였다. 그러나 자신의 좁은 아파트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려니, 그 뒤치닥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애완동물 양육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마리코는 출근하면, 가장 친한 동료인 '아키 마이타'에게 투정을 늘어놓는 것이 일상이 될 정도였다. 어느날 여느때처럼 동료의 투정을 들어주던 '아키 마이타'의 머리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었다. 집안을 어지럽힐 필요도 없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돌볼 수 있는 애완동물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녀의 아이디어는 '다마고치'란 이름으로 상품화됐고, 전세계에서 2억개가 넘게 팔린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다.
다마고치의 빅히트는 당시 사업부진으로 세가와 합병을 준비하고 있었던 반다이를 다시 한번 도약하게 만들었다. 결국 말단직원의 황당한 아이디어가 회사를 벼랑 끝에서 구해낸 셈이다.  


1977년의 일이다. 중동의 오일쇼크로 장난감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자, 천하(?)의 닌텐도의 재정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었다. 신규채용도 중단된 그 해에 '미야모토 시게루'라는 청년은 아버지 친구의 백(?)으로 닌텐도에 특채로 입사하게 된다.
닌텐도에 들어와 3년째 되던 해, 회사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당시 미야모토가 낸 4개의 아이디어는 상사로부터 극찬을 받게 된다. 결국 미야모토에게 뽀빠이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 개발의 명령이 떨어졌고, 그는 뽀빠이와 브루터스, 올리브의 3각 관계를 컨셉으로 한 게임 개발에 돌입했다. 그러나 닌텐도는 뽀빠이의 캐릭터 라이센스를 따내는 실패했다. 미야모토는 오리지널 캐릭터 창조에 골몰했고, '점프맨'이라는 새로운 녀석을 만들어냈다.


고릴라가 여자친구를 납치하자, 그녀를 구하기 위해 철골 구조물 위에서 굴러오는 드럼통을 점프해 피하가며 진행하는 게임, 바로 '동키콩'이라는 당시만해도 혁신적인 작품을 완성해냈다. 너무도 새로운 방식이었기 때문에 회사 임원들로부터 혹평을 감수해야만 했다.
천신만고 끝에 미국 시장에 들어간 '동키콩'은 현지의 오락실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후 미국에 가게 된 미야모토는 현지 사무실의 임대료를 받기 위해 들어온 건물관리자인 이탈리아계 남성의 외모를 보고 무릎은 친다. 점프맨의 외모와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 그의 이름은 '마리오 세갈리'였다. 점프맨은 그래서 마리오가 됐다. 이후 마리오는 닌텐도의 간판 캐릭터로 회사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다 줬다. 닌텐도의 말단 직원 미야모토 역시 회사를 위기에서 멋지게 구해낸 셈이다. 
우리 주변에 멍하고 앉아있는 말단 직원을 주시해보자. 어쩌면, 그의 머리 속에서는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낼 멋진 아이디어가 샘솟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