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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하라"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11.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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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우리나라도 드디어 우주에 첫발을 내딛었다. 1961년 4월 러시아의 ‘유리가가린’이 최초의 우주 비행에 성공한 후, 한국은 47년만에 첫 우주인 이소연 씨를 배출했다. 그녀는 전세계적으로 475번째이자 여성으로는 49번째 우주인이 됐다.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 개척의 꿈에 도전해왔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닥쳐올 자원 고갈과 지구 환경 문제에 대비해 새로운 터전을 준비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최근들어 우주 여행의 화두가 게임업계로 옮겨오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우주로의 꿈을 게임 개발자들만이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게임업계뿐 아니라, IT 업계 등에서 큰 부를 창출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우주를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선 너무나 유명한 두 사람이 우주로의 꿈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울티마의 아버지 ‘리차드 개리엇’은 지난 10월 이소연 씨가 탔던 소유즈TMA-12호를 타고 우주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개리엇의 우주行에 관해 국내 업계에서는 말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로부터 받은 돈으로 하라는 게임 개발은 멀리하고, 우주 여행만 다녀오면 되느냐는 비난의 소리가 높았다. 그가 우주 여행으로 쓴 비용이 40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한 것 같다.


그러나 리차드 개리엇이 단순히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우주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그의 집안을 살펴보면 조금 이해가 간다.  


그의 아버지 ‘오웬 개리엇’은 NASA(미국항공우주국) 소속의 우주 비행사였다. 1973년에는 60일간 우주탐험을 다녀오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복을 입은 아버지를 보면서 자라왔던 리차드 개리엇은 자연스레 우주 탐험의 꿈을 꿨을 법하다. 집 옥상에는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는 천체망원경을 설치할 정도였다고 하니 이미 그 당시부터 우주를 동경해왔던 것 같다. 


리차드 개리엇보다 한 술 더 뜨고 있는 인물이 ‘존 카멕’이다. 둠과 퀘이크 시리즈 등을 개발한 FPS의 창시자격인 존 카멕은 우주로 발사할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 ‘알마딜로 에어로스페이스’라는 회사까지 차렸을 정도다. 그가 만들고 있는 우주선의 독특한 모습이 최근 공개돼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과는 달리 우주의 아름다운 별들을 사방으로 관찰할 수 있는 ‘어항 모양의 유리공’ 형태라는 것이다. 2명의 승객이 무중력 상태로 탈 수 있는 이 우주선은 탄도 비행으로 우주 공간까지 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존재하지 않았던 FPS라는 게임 장르를 창조해 낸 존 카멕다운 발상이다.
이 우주선은 2009년에 완성되어, 그 다음해부터는 일반 승객을 모집할 예정이고, 탑승 요금은 1인당 1억원정도라고 한다.


비용을 떠나서, 무중력 상태의 어항 같은 공간 내에서 우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긴다고 하는 꽤 낭만적인 계획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주항공 공학 전문가들은 투명한 유리로 된 우주선의 앞부분이 대기권을 통과할 만한 내구성을 가졌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기권을 통과할 때는 유리 구슬같은 선체의 앞부분이 우주선 안쪽으로 수납되는 구조라는 등의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들의 새로운 도전이 아름답게도 보이지만, 한편에서는 잡음섞인 이런 교신음이 들리는 것 같다. “리처드! 존!  게임 월드로 빨리 귀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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