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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사과가 부담스런 닌텐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09.03.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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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게임시장에서 닌텐도DS의 장기집권이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당분간 이 기세를 누를 만한 영웅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닌텐도DS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애플의 아이폰이다. 라이벌의 존재가 게임 전용기기가 아닌 휴대폰이란 게 왠지 쌩뚱 맞아 보이기까지 한다. 


아이폰이 업그레이드되는 때는 게임 기능이 매우 강화될 것이라는 게, 북미 IT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이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게임의 매출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아이폰에서도 게임의 파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플社는 실제로 지난해 말,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애플의 마케팅 임원인 그렉 조스윅 씨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는 게임 시장의 미래를 밝힐 것”이라고 강조하고, “닌텐도DS와 PSP 등의 휴대형 게임기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의 이런 오만할 정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 핵심은 역시 앱스토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닌텐도DS처럼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게임 콘텐츠를 언제든지 신속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 개발 장벽도 매우 낮다. 또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나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 등만 봐도 이미 닌텐도DS보다 여러 발자국 앞서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폰의 게임시장 안착 가능성은 단순한 전망뿐 아니라 예상 데이터로도 증명되고 있다. 아이폰의 연간 판매량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4천만대 이상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에 닌텐도DS는 2007년 1월부터 2008년 6월까지 1년반 동안 4200만대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닌텐도DS의 판매량도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아이폰은 아이팟 터치와 함께 놀라운 스피드로 전세계에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용 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중인 미국 타퓨러스社의 버트 데크렘 사장은 북미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앱스토어에서 현재 어떤 콘텐츠가 성공하고 있는지를 보면, 아이폰 게임의 미래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며,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게임 플랫폼으로써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순간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 플랫폼의 흥행을 좌우하는 소프트의 측면에서도 애플은 이미 앞서나가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게임 퀄리티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앱스토어가 개설된 지 3개월정도 지난 시점에서 이미 1,500개의 게임 콘텐츠가 확보되어 있다. 반면 닌텐도DS와 PSP의 게임소프트는 각각 약 300개와 600개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이 본격적인 게임기기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래픽 처리 능력이나 메모리 관리 등의 측면에서 현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다. 대중적 게임 콘텐츠로는 닌텐도DS나 PSP를 앞설 것이 분명하지만 게이머들을 위한 코어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가 차근차근 일궈나가고 있는 사과밭은 드넓은 밀밭을 가진 땅부자 닌텐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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