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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시차적응의 상관관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2.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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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이동국. 두 명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축구선수다.


이동국은 2007년 아시안컵 기간중 숙소를 이탈해 음주를 하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졸전을 펼치다 결국 대표팀 자격을 1년간 박탈당했다.


박지성은 틈날 때마다 팀 동료와 위닝일레븐을 즐기는 축구 게임 매니아로 자신의 취미가 비디오게임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그는 해외 시합에 출전할 때도 휴대형 게임기를 반드시 지참한다고 알려져 있다. 


두 선수를 비교해보면, 이동국은 경기 전에 무리한 음주로 다음날 경기를 망쳤고, 박지성은 축구 게임을 하면서 다음날 경기를 대비했다. 어처구니 없는 질문 같지만, 누가 더 큰 실수를 한 것일까.


요즘은 휴대형 게임기나 아이폰 등의 보급으로 스포츠선수들이 여가 시간을 게임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런데, 최근 영국올림픽협회의 마르코 카디널 박사는 다른 나라에 가서 경기를 할 때는 선수들에게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박사의 관점에서는 음주를 한 이동국뿐 아니라, 박지성도 경기 전에 비디오게임을 했으니 실수를 한 셈이다.


과거의 스포츠선수들은 시간이 나면 외박을 하거나 카드놀이, 독서 등을 했지만, 요즘엔 휴대형 단말기나 노트북으로 게임이나 인터넷 등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덕분에 선수들이 숙소나 훈련캠프 밖으로 나와서 사고를 당하는 일은 줄었지만, 방에서 게임을 지나치게 즐기는 바람에 실제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마르코 박사의 분석이다.


마르코 박사는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자국의 선수들에게 시차로 인해 늦은 밤에 잠에서 깼다고 해서 게임을 즐기거나 인터넷을 하지 말도록 다짐을 받았다고 한다. 오는 2월에 열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영국 대표선수들에게는 게임이 금지될 것이라고 한다.


주된 이유는 시차가 갑자기 바뀌는 지역으로 이동하면 노트북이나 휴대형단말기가 발하는 적은 빛의 자극에도 선수들의 수면 패턴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동한 나라의 낮과 밤의 사이클에 한시라도 빨리 적응해야 하고 적절한 시간대에 수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마르코 박사는 강조한다. 한밤중에 잠이 깼을 때에도, 몸은 밤 시간이라고 여전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빛을 피해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특히 비디오게임은 특성 상, 강렬한 빛의 자극으로 생리학적인 영향도 준다. 과거의 임상 조사에 따르면 ‘철권3’같은 격투 게임을 플레이하면 심박수나 심장의 수축·이완, 혈압, 호흡, 산소·에너지 소비 등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니드 포 스피드’같은 레이싱 게임을 1시간 이상 플레이한 사람의 수면 패턴이 저해된 사례가 있다.


마르코  박사는 자신의 연구 분석을 근거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훈련이나 시합을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갈 때, 밤에는 절대로 비디오게임 등을 즐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휴식 시간에는 철저히 쉬어야 하고, 일부러 격투 게임을 플레이해서 혈압이나 심박수 등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결국 이는 반드시 스포츠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우리도 해외여행을 할 때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가져가는 휴대형 게임기나 아이폰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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