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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과 다나카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4.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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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공신화를 꼽는다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대표적일 것이다. 재벌가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자수성가형 벤처사업가로 8천억원대의 부호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게임 개발을 꿈꾸는 사람들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일본에도 김택진 사장 처럼 맨 손으로 창업해 부호가 된 인물이 있다. SNS사이트 GREE를 개발해 6년만에 1조 5천억원의 자산가가 된 다나카요시카즈 사장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김 사장보다 10살이나 어린 33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물론 일본게임 업계에는 다나카 사장 만큼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유명한 개발사인 에닉스, 캡콤, 코나미, 코에이의 창업자들은 도쿄증시에 상장해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개발자 중에도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의 호리이유우지나 더비스타리온 시리즈의 소노베 히로노부 등은 고액 납세자 대열에 이름을 내밀 정도라고 한다. 


김 사장과 다나카 사장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하고, 게임으로 회사를 급성장시켰다는 점이다. 그리(GREE)는 소셜 서비스 사이트이지만, 무료게임이 회사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됐다. 2004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1,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거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 만큼 회원을 모으게 된 계기는 무료로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한 것에서 비롯됐다. 


가정용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인들에게 GREE에서 제공되는 게임들은 어딘지 촌스러운 게 사실이다. 단순한 게임성과 볼품없는 그래픽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GREE 게임의 매력은 무료라는 점에 있었다. 특히 PC보다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GREE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월등히 많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닌텐도DS 보다 나은 셈이었다.


그러나 GREE의 광고를 잘 살펴보면, 일부 콘텐츠는 유료라고 표기되어 있고 대부분이 게임 아이템을 별도로 구입하는 과금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부 청소년 유저들에게는 ‘무료라고 해서 서비스에 들어왔는데 왜 과금을 하느냐는 불만의 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미성년자의 월 이용 금액에 제한을 두는 등의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의 게임업계에서 이들과 같은 억만장자가 계속 등장할 수 있을까. 누구도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물음이다. 적어도 가능성은 있지만 이전에 비해서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거의 게임소프트는 적은 인원과 적은 투자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 1인당 수익은 당연히 크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의 게임들은 대규모 개발 인력과 기간,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또 조직력을 가진 개발팀이 세팅되어야 하고, 나중에 큰 수익을 올린다 해도 개개인의 몫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GREE의 다나카 사장이 젊은 나이에 부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자신을 비롯한 극소수의 인력으로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의 기획이나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났던 것도 성공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작게 시작했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지금도 제 2의 김택진을 꿈꾸며,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무수히 많다. 물론 부자가 되고 싶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산업과는 달리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밑바탕에는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의식이 잠재해 있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하타케야마요시오의 저서에는 이런 말이 있다. “돈을 좇으면 돈 쪽에서 먼저 도망쳐 버리기 쉽다. 돈을 번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자연히 돈이 따라온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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