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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본사 방문] 멀티 개념 도입한 선진 개발 시스템 구축

  • LA-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8.05.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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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복지시설 마련 편의성 강조 … 합리적인 자율성 추구 팀워크 지향



 ▲ 전경 메인


세계적인 게임개발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지난 4월 28일 (현지시각) 신사옥을 공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IT도시로 잘 알려진 얼바인에 위치한 블리자드 본사는 이전한 지 약 5개월이 되지 않은 만큼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이다. 특히 이곳엔 스타크래프트1,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핵심 개발자들이 한데 모여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있어 향후 공개될 이슈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 블리자드 캠퍼스 내 중앙 건물 로비 전경. 보안이 철저하다


블리자드 측은 향후 자사 타이틀을 개발 중인 인력들을 이곳으로 끌어 모아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적인 명성의 게임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현 블리자드 본사는 부지 전체가 2만 2천 제곱미터로 4층 이하의 단층 건물 세 채가 지어져있다. 총 2천 500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약 1천 1백 명 정도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이 개발자로 마이크 모하임 사장도 이곳 중앙 건물에서 직원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



 ▲ 블리자드 캠퍼스 내 중앙 건물 로비에는 게임 타이틀 캐릭터 동상이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다-1


건물 단지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외부인의 통제가 철저해 얼마만큼 게임정보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지 가늠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 아닌 캠퍼스 개념 추구
블리자드 직원들은 이곳을 일반 대학 시설을 부르듯 ‘캠퍼스’라 부른다. 타 게임사들이 개발팀을 ‘스튜디오’라 부르는 것과 비교하면 이색적이다.
그들이 ‘캠퍼스’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게임 개발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 블리자드 캠퍼스 내 중앙 건물 로비에는 게임 타이틀 캐릭터 동상이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다-2


이곳엔 개발실 외에 푸드코트, 체육시설, 극장 등 내부에서 생활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로 복지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해당 지역이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한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마치 멀티플렉스 공간처럼 꾸며놓은 이유는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한 까닭이 가장 크다.



 ▲ 게임 아트웍을 액자로 전시해놓았다-1


한 예로 건물 내 카페테리아에 주문을 하면 직접 음식 배달도 가능하다. 체육시설은 활동성이 적은 개발자들을 위해 24시간 무료 개방이다.
일반 회사 건물처럼 고층 빌딩이 아니라 단층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건물 마다 지도를 부착해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 블리자드 캠퍼스 내부엔 푸드코트와 헬스 클럽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이 마련돼 직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블리자드의 한 관계자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바로 풀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직원들이 만족해하고 있다”면서 “IT업계에서 이직률이 가장 낮은 것을 봐도 사내 복지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독립 공간 마련 자율성과 효율 강조
블리자드 본사 내 개발실 전경은 자율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개발팀은 4~5명이 한 팀이 돼 한 사무실을 같이 쓴다.



 ▲ 그동안 한국에서 출시한 프랜차이즈 제품들. 책부터 음료수까지 다양하다


이곳을 블리자드 개발자들은 ‘불 펜(Bull pen)’이라 부르는 데 말 그대로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개발팀 각각의 풍경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다. 온 방안에 식물을 키우는 가하면 붉은 조명으로 가득한 음침한 곳도 있고 피규어를 수집하는 개발자도 있다.
개발자들의 개성도 다양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도 자유스럽다. 건물 내에서 퀵 보드를 타거나 피어싱을 하고 공개적으로 사내 커플이 만들어져도 이를 저지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게임 프로듀서 알랜 브랙(맨 왼쪽 J. Allen Brack), 수석 게임 디자이너 제프 카플란(가운데, Jeff Kaplan)과 톰 칠튼(Tom Chilton)


그러나 일에 관해선 철저하고 진지하다.
한 개발자는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한 회사에서 정해놓은 금기 사항은 없다”면서 “개인의 자율성은 강조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한다는 ‘룸’의 개념을 도입해 팀워크를 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 박물관 공개 자긍심 고취
이번 신사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자사 타이틀 관련 물품들을 전시해 놓은 ‘블리자드 뮤지엄’이다. 외부의 공개 될 수 없는 곳이지만 이곳을 찾는 해외 직원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시 물품을 공개해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미니 박물관 형태로 전시된 이곳엔 설립한 후부터 수십 차례 받아온 상과 상패 전시해 놓은 진열장이 입구를 차지하고 있다.



 ▲ 입사 기준 5년차는 칼을, 10년차는 방패를, 15년 차는 반지를 제작해 준다고 한다


특히 해외 각국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액자에 끼워 전시해 놓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 파병 군인부터 우주로 다녀온 스타크래프트 게임CD까지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이미 미국 현지에선 자사 타이틀 중 일부가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물품으로 제작돼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보도 이곳에선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한국 회사와 제휴 마케팅한 물품이나 기록도 따로 보관 중이다.
이 외에 그동안 아트 디렉터들이 작업한 게임의 원화 이미지와 배경 스케치도 근접한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벽에 걸어 놨다. 개발자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나 디자인은 뮤지엄 외에도 개발실 곳곳에 전시해 놓아 언제 어디서든 눈에 띈다.
블리자드 뮤지엄은 3개월마다 전시 품목을 추가 변경해 지속적으로 사내 직원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한국 온라인 게임 자랑스럽다”


블리자드 한국인 개발자 장호진 씨(38)



- 입사하게 된 계기는.
2003년도에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일자리를 구하다가 블리자드 웹사이트에서 로컬리제이션(현지화) 담당자를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했다. 면접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것과 해석 능력 테스트를 받고 합격하게 됐다.


- 지금 맡은 역할은.
와우의 3D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게임 내 던전에서 보이는 모든 소품들을 그리는 작업이다. 나 말고 4~5명의 팀원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한국 내 게임 인기가 좋아 가끔 타 개발자로부터 현지 분위기를 묻는 등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 블리자드의 복지 환경은 어떤가.
10점 만점이라고 하면 10점을 주고 싶다. 자유로우면서도 서로를 존중해주고 챙겨주는 분위기가 좋다. 회의도 직접 만나 의견을 묻는 등 적극적이다. 한국인 개발자도 꽤 많은 편이라서 가끔 모임을 갖으면서 공감대를 찾고 있다.


- 사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소식을 현지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최근 나온 게임들을 보면 콘셉트가 예쁘고 깔끔해 눈 여겨보게 된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올 해가 블리자드에 입사한 지 5년이 된다. 다니는 동안 회사의 규모가 많이 커졌다. 그만큼 5년 뒤에는 임원진으로 진급할 수 있는 경력을 쌓고 싶다.



 ▲ 게임 아트웍을 액자로 전시해놓았다-2



 ▲ 우주인의 손에 의해 지구 밖을 다녀온 스타크래프트 게임CD



 ▲ 블리자드가 게임 타이틀로 받은 상들을 전시해 놓은 진열장



 ▲ 게임 아트웍을 액자로 전시해놓았다-3



 ▲ 블리자드 캠퍼스 내부엔 푸드코트와 헬스 클럽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이 마련돼 직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블리자드가 게임 타이틀로 받은 상들을 전시해 놓은 진열장



 ▲ 블리자드 뮤지엄 입구. 내부엔 전시실과 영화관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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