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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 한마리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0.12.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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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게임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50조원을 넘고 있다고 한다.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니 그 어떤 산업에도 비교가 되지 않는 황금알 낳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67%가 PC나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34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쯤 되면, 게임을 ‘아이들의 놀이’로만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심의 제도가 이미 정착된 미국에서도 ‘폭력성 있는 게임을 어린이들에게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법률적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보수파 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꿈틀대고 있는 16세 미만 심야 셧다운제만 봐도, “게임은 아이들 놀이이고, 그래서 아이들을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게임 폄하의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음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을 깔보는 사회적 인식과 관련돼, 해외 매체의 어느 기자가 쓴 칼럼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로게이머의 존테티 기자는 “게임은 정치가의 사상에 관계없이, 돈벌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자신의 칼럼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게임이 언제나 사회적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게임 회사들의 탓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근시안적인 마케팅이나 홍보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게임업계는 언제나 영화산업에 비해 홀대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실제로 게임회사들은 신작으로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 것인가하는 생각 이외에는 다른 사회적 인식 개선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동영상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장점만을 부각한 게임 정보를 언론에 노출시켜 서둘러 매출을 올리고, 다음 작품의 판매에 집중한다. 판매량이나 매출로 게임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풍조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를 되풀이하다 보면, 게임의 예술적 관점은 퇴색돼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눈 앞의 이익을 좇아 자연을 훼손하는 화전농업과 같다고 그는 비꼬고 있다.


물론 게임은 영화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업력이 짧지만, 매년 열리는 아카데미상 같은 어워드만 해도 한두개가 아니고, 예술의 한 분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게임은 어떤가. 기껏해야 나라별로 게임대상 시상식같은 이벤트가 있을 뿐, 이를 영화업계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영화는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로 인정받지만, 게임은 1회용 소모품 취급을 받는게 현실이다.


게임을 거창하게 예술로 인정받자는 말이 아니다. 낮은 사회적 인식과 이를 돈의 논리로만 판단하는 시각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16세 미만 심야 셧다운제도 이런 사회적 인식이 초래한 어처구니 없는 규제일 뿐이다. 벼룩 한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게 뻔이 보여, 심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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