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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網絡遊戱)] 게임만 즐겨도 ‘월급’ 꼬박꼬박 나온다?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6.10.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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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접속하는 순간 나도 어엿한 직장인?’ ‘나오바이진(腦白金)’은 중국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광고 공세와 파상적인 마케팅 기법을 통해 중국인의 머릿속에는 ‘뇌백금’이라는 세 글자를, 자신은 일확천금을 벌어들인 중국판 봉이 김선달 쓰위주(史玉柱.44). 그는 ‘뇌백금’의 과대광고 탓에 전통 산업계에서는 이미 이단아로 낙인찍힌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인터넷게임업계에 진출한다고 선언했을 때만 해도, 중국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미친 놈’ 취급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의 완전 무료화와 제 3의 게임 운영모델로 불리는 ‘정도(征途)’의 정식 서비스와 동시에 중국 게임계는 혁신을 넘어선 혁명에 직면해야만 했다.

튀는 게임사는 서비스도 ‘파격적’
지난 2005년 12월 29일. 개발비로 인민폐 2억원(한화 약 2백 5십억원)을 투입하고, 개발에만 2년이 걸렸던 2D 무협 MMORPG 대작‘정도’가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단행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재미있는 게임들의 장점만을 채택해 한 게임 내에 응축시켰다’는 광고 카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쓰위주 대표. 그는 곧이어 ‘만일 더 재미있는 게임 내용을 제보할 경우, 그 즉시 게임 내에 구현하겠다’는 공고문과 함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로부터 불과 수개월 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그만의 신출귀몰한 서비스정책은 중국게임계에 ‘전설’로 불리며 온라인 게임 천하통일이라는 기염을 토하기에 이른다.

120일 만에 갈아치운 중국 게임史
무명의 개발사 정도인터넷이 개발한 ‘정도’는 2006년 4월 21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함과 동시에 동시접속자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8월 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도 동시접속자수의 감소가 전무했다. 그로부터 1개월 만에 2005년에 선보인 중국 자체개발 온라인 게임 중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정식서비스 1개월 만에 일 평균 접속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불과 오픈베타 서비스 4개월 만에 이뤄낸 결과물이다. ‘정도’는 일 평균 접속자수 150만 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중국최대사이트인 시나 닷컴에서 조사한 2006년 온라인 게임 선호도에서 25.08%의 절대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현지 게임 전문가들은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라며 “차별적 요소가 이뤄낸 대역사의 단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공 요소는 이것

Point 1. 최초의 완전 ‘무료화’ 정책
쓰위주 대표는 중국 게임업계 최초로 완전 무료화를 선언했다. 평생 무료 슬로건 발표에 중국 게임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당시만 해도 선불카드 위주로 수익을 올리고 있던 중국 게임업계의 수익 구조가 한 순간 붕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업계의 한 전문가는 당시 ‘정도’의 무료화 선언에 대해 “미쳤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며 “무료화를 통해 손익분기를 맞춘다는 발상의 전환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의 무료 서비스 정책은 유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3세대 유료화 모델을 말하다!
중국 내 온라인 게임의 1세대 유료화 모델로 자리 잡혔던 선불카드. 이에 대해 쓰위주 대표는 유저 개인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봉건주의 사회적 인두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2세대 유료화 모델로 중국 온라인 게임계에 자신이 최초로 선보였던 완전 무료화 방식도 이제는 ‘고전적’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내 평등과 복지, 화목을 구현하는 ‘정도 방식’이야말로 3세대 유료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그가 이뤄낼 제 4세대 유료화 모델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Point 2. 월급 앞에 경쟁사들 ‘백기’
완전 무료화 정책이 실효를 거두자, 경쟁사들 역시 ‘유저 지키기’ 방안에 돌입하며 강경하게 맞서기 시작했다. 그 동안의 선불카드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 너나 할 것 없이 전면 무료화 정책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전면전 양상이 과열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대세를 이룰 무렵, 쓰위주 대표는 또 하나의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7월 25일 공식 발표된 쓰위즈 대표의 ‘정도 모델’ 발언은 전 세계 게임계에서 조차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핵폭탄과도 같았다.

현지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이날을 가리켜 ‘심판의 날’이라 부르고 있다. 정도모델이란 온라인 사이버 문화 속에서의 복지사회 구현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는 정도모델을 발표하며 “가난한 유저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쉽게 말해 정도모델이란 게임 내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통해 부유층들로부터 수익을 거둬들이고, 이중 수익의 일부를 가난한 유저들에게 실제 돈으로 되돌려주는 파격적인 유저 환원 정책을 뜻한다. 이후 중국의 그 어떤 온라인 게임사도 ‘정도’에 맞설 카드를 꺼내들지 못했다.

쓰위주, 그는 누구인가
지난 1962년 안휘성(安徽省) 화이위엔(懷遠)에서 출생했다. 1984년 절강대학 수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해 절강성 통계국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1989년 심천대학 소프트웨어학과를 졸업함과 동시에 지인들로부터 한화 약 50만원을 빌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5년 만에 ‘중국10대개혁풍운인물’로 선정되고,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대륙 부호 8위에 랭크된 바 있다. 이후 몰락의 길을 걸어, 한화 약 30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인물로 추락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하지만 그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나오바이진’이란 건강보조제 하나로 빚 청산과 함께 재벌 반열에 재진입하며 세간의 집중을 받게 된다. 지난 2005년에는 온라인 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사업 다변화를 꾀했다.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중국 최대의 게임회사인 샨다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샨다)의 직원을 스카우트하기에 이른다. 이후 “킹소프트가 제작한 모든 온라인 게임을 합쳐도 ‘정도’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공격적인 발언과 함께 중국 유수의 온라인 게임사들을 적으로 만든 후, 온라인 게임 업계에 진출했다.

원한다면, 자격을 갖춰라!
‘정도’에서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첫째, 특정 등급(레벨) 이상을 올릴 것. 최소 60등급부터 최대 150등급에 따라 인민폐 5원~100원(한화 약 600원~12,500원)이 지급된다. 물론 단순히 등급만 높였다고 하여 월급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킬 경우에만 월급이 지급된다. 게임 접속 시간이 60~90시간일 경우, 월급의 25%가, 90~120시간은 50%가, 120시간 이상은 100%가 지급된다. 마지막 조건으로는 4,800에 달하는 명예 포인트를 급여와 바꿔야만 한다.

명예 포인트는 신규 유저가 1등급에서 50등급까지 올릴 때, 약 6,360 포인트를 획득하게 된다. 급여에 관한 모든 문의는 게임 내 복리담당 NP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하루 4시간 이상 게임을 꾸준히 즐길 경우, 100%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에 대해 쓰위즈 대표는 게임유저와 경제학자, 사회학자와 게임업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책정된 급여 정책이라고 밝혔다.

월급 지급은 계속된다! ‘쭈~욱’
‘정도’의 약진에 대한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온라인 게임 평론가들은 ‘민심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는 병법 구절까지 들먹이며 유저들의 마음을 얻은 ‘정도’를 칭송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이들은 “매월 인민폐 2,000만원(한화 약 25억 원)에 육박하는 급여를 언제까지 지급할 수 있을 것인가.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게 됨과 동시에 쓰위즈는 도끼로 자기 발을 찍는 운명을 맛보게 될 것”이라며 ‘정도 신화’의 추락을 예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쓰위즈 대표는 “‘정도’는 매월 수익만 인민폐 5,600만원(한화 약 70억원)을 상회하고 있어, 인민폐 2,000만원은 얼마든지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 요소는 이것

Point 3. 더 이상의 박탈감은 없다
최근 중국은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점차 뚜렷해지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그것이다. 온라인 게임 내에서도 이 같은 사회현상은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 대다수 유저들로 하여금 좌절의 쓴맛을 경험케 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부유층 유저들은 비용을 지불해 보다 좋은 아이템을 구입하고, 수준 높은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이에 반해 그렇지 못한 유저들은 아이템을 구입할 수 없는 까닭에 노가다의 괴로움과 단순 반복의 무료함만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간은 있으나, 돈이 없는 유저들은 귀족유저라 불리는 RMB유저(인민폐의 영문약자, 직접 돈을 주고 아이템을 구입하는 부유층 유저를 일컬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다. 모든 온라인 게임에서 이 같은 설정은 엄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대반전 시나리오를 게임의 주요 시스템으로 채택하며, 현실에 대해 정면 도전장을 던진 ‘정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물론 이를 통해 중국 온라인 게임계의 가장 큰 복병이라 불리는 프리서버 문제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Point 4.지켜진 약속
모든 유저들이 열정만 있다면 게임 내 고급 장비와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월급’을 지급함으로서 빠른 시간 내에 RMB유저와 같은 수준의 게임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한 ‘정도’. 이에 대해 유저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을 만큼 파격적인 유저 환원 시스템이었다. 9월초. 유저들에게 첫 월급이 지급됐다. 월급을 지급받은 유저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다양한 고급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한 목소리로 환호했다. 그리고 월급을 받기 위한 신규 유저층의 유입을 등에 업고 중국 게임 역사상 최초의 온라인 게임 천하통일만을 남겨놓고 있다.

中, 게임계에 정도가 남긴 교훈
현 상황에서 ‘‘정도’가 전 세계 온라인 게임계에 신주류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은 성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의 대다수 전문가들 ‘절반의 성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신주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개의 기본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새로운 창조 능력이 필요하며, 유저들의 보편적 성향을 게임 내 구현할 뿐더러, 수익을 가져옴과 동시에, 마지막으로 업계에 공헌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도’는 이중 업계의 공헌도면에서 아직도 업계의 반란자라는 오명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쓰위주 대표는 “(‘정도’ 하나로)이미 각 언론매체에서 넷이지의 ‘띵레이(丁磊)’, 샨다의 ‘천티엔치아오(陳天橋)’, 탄센트의 ‘마화텅(馬化騰)’과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는 내년 시점에 재평가해주는 것이 ‘정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국 ‘정도’가 중국 게임업계에서 진정한 신주류를 형성할 것인지는 앞으로 쓰위주가 또 다시 어떤 패를 내어 놓을지에 달려있다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업계 전문가가 본 ‘정도’의 6대 특징
1. 영구 무료 서비스 및 월급 지급
2. 아바타를 활용해 화이트 컬러계층 유저를 흡수
3. 1,000여개를 넘어서는 다양한 게임 기능
4. 수많은 유저들이 접속해 국가전을 벌일 수 있을 만큼 방대한 서버
5. 조작이 간단하고 쉬워 단 시간 내 마스터할 수 있는 게임 인터페이스
6. 뛰어난 그래픽과 중국의 정통 정서의 부합

Point 5. 바보도 즐긴다
‘정도’의 성공은 서비스 정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MMORPG 장르 게임들을 익히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정도’는 이 부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초보 유저들을 위한 자동 길 찾기, 자동 몬스터 사냥 등 누구라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게임 내 구현해냈다. 현지 전문가들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정도’만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며 “온라인 게임 대백과 사전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게임 시스템을 접목도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고급 아이템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 PK시스템의 추가는 부유층 유저들로 하여금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에 충분했다”며 “여기에 직장인을 위한 아바타 시스템(친구에게 캐릭터를 맡겨 놓음으로서 자신과 친구의 캐릭터의 경험치가 동반 상승)의 신설이야 말로 ‘정도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도의 게임성은 ‘낙제점’
공인 게임 평가기관인 중국 청소년 인터넷 협회(이하 중청협)의 ‘녹색 온라인 게임 추천 표준’에 따르면‘정도’는 ‘위험성 높은 게임’에 속한다. 중청협은 ‘정도’에 대해 게임 산업의 발전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모델에만 집중, 사회적 영향력을 배려하지 않은 만큼 정부는 해당 게임에 대한 시정 요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1.폭력도: A3 2.음란도: B2
3.공포도: C3 4.사회도덕도: D3
5.게임 시간 제한도: E2 6. PK행위 제재도: F3
7.화폐 관련도: G3 8.사회시스템 및 질서도: H3
9.기업 상품이미지 선전도: I2
10.유저구분도: 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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