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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網絡遊戱)] 中, 온라인 게임 발전의 최대 복병 2천억 프리서버 시장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6.11.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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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샨다)가 프리서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9월 7일 샨다는 프리서버를 ‘똥파리’와 ‘쥐새끼’라고 표현하며, 퇴치를 위해 인민폐 800만원(한화 10억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샨다가 중국 최초로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중국명 전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발전해 온 프리서버는,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프리서버의 총매출은 이미 해당 온라인 게임을 정식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의 총매출마저 뛰어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복병으로 잡은 프리서버.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게임사들의 뒤늦은 몸부림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독버섯, 파헤쳐보니 황금버섯
온라인 게임의 해적판인 프리서버는 중국에 만연돼 있다. 경찰과 게임회사의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수가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1대의 프리서버를 운영하면 월 평균 2~3만원(한화 약 2백 4십만원~3백 6십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중국 내 몇몇 규모가 큰 프리서버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곳의 월 수입은 적게 잡아도 한화 수십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정식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게임회사의 이익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대규모 프리서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식서버를 운영하는 게임회사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운영자 코드나 게임사의 중요 기술을 파악치 못한다면 서비스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게임회사의 한 관계자는 “프리서버가 단명하지 않는 것은 내부 첩자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유저 스스로가 운영자 코드 등을 알아내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같은 의견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중국 내 프리서버 대부분은 해당 온라인 게임의 장비를 판매하거나 레벨 업에 유리한 경험치 증가 옵션을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판매 가격은 최소 12원(한화 약 1,500원)에서 심지어 1,200원(한화 약 15만원)에 달하는 아이템들도 적지 않다. 단순 계산으로, 프리서버에 500명 이상의 유저들이 게임을 즐긴다면, 월평균 2만원(한화 약 2백 4십만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5~6대를 운영하는 만큼, 월 10~12만원(한화 약 1,200만원~1,5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바로 이것이프리서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계속된 승전보! 하지만 대세는 변함이 없다
2002년 ‘전기’의 프리서버 출현 이후, 샨다는 프리서버를 척결하기위한 힘겨운 전쟁을 벌여왔다. 2005년말까지, 20개의 프리서버 기지를 적발하고, 경찰의 협조아래 143대의 서버를 몰수했다. 또한 인민폐 169만원에 달하는 프리서버의 이익을 회수하고, 28,900명의 프리서버 계정을 폐쇄시켰다. 2006년부터는 공안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타격의 범위를 넓히고, 척결 수위도 형사범 수준으로 높이는 등 프리서버의 색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기간 중에 1,384대의 프리서버가 또다시 적발됐고, 100여명의 혐의범이 검거됐다. 이 중 10여명은 형사범으로 처리됐으며, 125,700명의 프리서버 계정이 폐쇄됐다.

이로 인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프리서버의 불법이익을 저지시킬 수 있었다. 또한 다수의 안건은 검찰에 제공해 저작권 침해범으로 기소됐다. 10월 9일부터는 추가적으로 핵 제작자 및 배포자에 별도로 100만원(한화 약 12,0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단서 제공자의 공헌도에 따라 최고 100만원까지의 현상금을 지급한다는 포상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리서버의 수는 줄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 조차 인민폐 800만원은 업계에 기폭제 작용은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큰 효과를 거두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 기관 인원에 대한 포상도 올바른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샨다 외에도 프리서버와 전쟁을 치르는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임사인 광통공사의 경우, 지난 2005년 5월 상해 보타법원에 자사가 서비스중인 온라인 게임 ‘전기3’과 관련해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 프리서버를 운영하던 22세의 피고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3년, 벌금 인민폐 4만원(한화 약 500만원)의 판결을 받게 해, 중국 최초의 온라인 게임 프리서버에 의한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 판례를 남겼다. 현재 공범 한명은 도피 상태이다. 이들은 불법서버 운영 4개월 만에 회원수 2,000명, 인민폐 50만원(한화 약 6천만 원)의 불법 소득을 취득했다.

왜 프리서버에 접속하는가
일반적으로 프리서버는 정식서비스와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을 드러낸다. 접속하는 인원만 하더라도, 정식서버 이용 유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자 수가 적다. 자연히 게임 접속 및 속도가 증가하며, 레벨 업이나 장비획득 등 다양한 장점을 취할 수 있다. 또한 프리서버의 창궐을 부추긴 또다른 원인은 작년 말부터 시행된 온라인 게임 시간제한과 관련된 법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은 최근 각 게임회사들 스스로 서비스 제한 시간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3~5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시 자동으로 서비스가 중단된다. 결국 유저들은 또다른 아이디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 프리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월가 분석가들, 샨다에 망신살
지난 해 11월 28일, 샨다는 자사가 서비스하던 ‘열혈전기’에 대해 영구 무료 서비스를 발표했다. 몇몇 주가 관련 전문가들은 샨다의 몰락을 예고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다음 날 샨다가 직접 개발한 ‘열혈전기’가 12월 2일부터 영구무료가 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북미 월가의 증권 분석사들은 샨다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비췄다. 나스닥에 상장돼있던 샨다의 주가가 폭락했고, 순간적으로 수천억의 샨다 자산은 증발했다. 당시 천회장은 월가 분석가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통렬히 비난하며 “월가의 분석가들은 중국 인터넷 인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해 전혀 이해하질 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경영방법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등 극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천회장은 2006년 3분기 재무보고서를 통해 자기의 선택이 옳았음을 월가의 분석가들에게 증명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조차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샨다의 천회장은 재무보고서 한장으로, 중국 본토 기업이 미국 투자자들보다 중국 시장을 훨씬 잘 알고 있음을 입증시켰다. 이러한 천회장도 다년간 중국 게임시장의 경험으로 월가 분석가들의 영리함에 치욕을 안겨주긴 했지만, 정작 자신의 이익을 솔솔 빼가고 있는 프리서버 문제에 대해선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박멸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면 마치 똥파리나 쥐새끼처럼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만일 프리서버라는 복병이 없었다면 샨다의 재무보고서는 더욱 풍성해졌을 것임에 분명하다.

프리서버 운영자에게 한수 배우다
2005년 말 샨다 성공 신화의 발판이 됐던 ‘전기’의 평생 무료화 선언 배경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3년 10월, 베이징 인터넷박람회에 참석 중이던 샨다의 천티엔치아오(陳天橋 이하 천)회장은 최대 규모의 ‘전기’ 프리서버 운영자를 마나게 된다. 당시 두두라고만 밝힌 프리서버 운영자에게 천 회장은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약 100만원(한화 1억 2천만원)으로 평가되는 해당 프리서버를 약 4백만원(한화 약 5억원)에 구입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

하지만 ‘노’라는 예상 외의 대답이 되돌아왔다. 오히려 두두는 중국 온라인 게임의 황제 천회장에게 프리서버의 운영방침을 따를 것을 제안했다. ‘전기’를 무료로 전환하고, 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과금방식을 따를 경우, 수익 감소가 없을 것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천회장은 “샨다는 이미 안정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물론 ‘전기’는 두두의 말대로 평생 무료화를 선언하게 됐지만, 이것이 당시 조언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대학은 프리서버 진원지
중국 내 프리서버가 가장 넓게 퍼져있는 곳은 대학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 60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선불카드가 35원이다. 하루 4시간가량 게임을 한다고 봤을 때, 시간당 0.45원이며 1년이면 650원, 여기에 피시방 비용을 합치면 한달에 약 4~5백 원이 지출된다. 경제적으로 독립되지 않은 가난한 대학생들에겐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캠퍼스내의 프리서버를 이용하면 게임을 위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뿐더러, 완전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대부분 무료인 점을 감안, 게임사나 경찰에서도 전혀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게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대학생들이 프리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더욱 완벽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정식 서버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잠재고객 확보라는 차원에서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최고 인민법원, 최고 인민검찰원의 저작권침범에 대한 형사안건의 구체적 응용법률 및 해석’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 경영으로 매출 25만원(한화 약 3,000만원) 이상을 초과하면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대학 내 프리서버는 단 한 차례도 문제된 바 없다.

샨다, 칼을 뽑아들다
지난 2002년부터 샨다는 사법기관과의 협력 하에 대대적인 프리서버 단속에 나섰으나, 결과는 미미했다. 이후 온라인 게임 평생 무료화정책의 시행과 동시에 프리서버 시장이 자멸할 것이라 판단했으나, 이 역시 빗나갔다. 결국 천회장은 프리서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개인 및 기관에게 현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공표하기에 이른다. 또한 조사 과정이나 소송 과정시의 모든 비용을 샨다에서 지급하며, 승소 이후 별도의 포상금도 약속했다. 이토록 극단적인 프리서버 소멸 정책을 편 이유는 무엇일까. 수익에 미치는 악영향이 직접적인 이유였다.

프리서버 역시 샨다와 마찬가지로 게임 내 아이템 및 레벨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샨다의 수익이 증가될수록 프리서버 역시 보다 많은 수익을 얻게 됨은 자명한 이치. 실제로 샨다의 공식 대변인 제갈휘는 “무료화 정책 이후 프리서버를 즐기기 위해 이탈했던 유저들이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프리서버는 샨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뿐만 아니라, 프리서버는 정상게임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유저들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게임사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힌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천회장은 “프리서버는 자본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확장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정규 게임 회사들이 많은 돈을 들여 게임을 개발하고,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닭’을 키워 놓았더니 정작 ‘계란’을 먹는 것은 프리서버들”이라고 토로했다. 샨다를 필두로 한 중국 게임사들의 무료화 정책은 재부보고서에서 드러났듯, 현명한 판단이었음이 입증됐다. 남은 것은 정규 게임회사가 비싼 비용으로 키워 놓은 ‘닭’에서 ‘계란’만 솔솔 빼먹는 프리서버의 척결만이 당면한 문제로 남게 된 셈이다. 샨다가 10억이라는 현상금을 내걸게 된 이유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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