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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캐주얼게임 Q판이 판친다!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6.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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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몸통보다 크거나 눈망울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만화의 주인공이나 애니메이션 풍의 귀여운 게임캐릭터, 누구든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을 중국에서는 Q판 온라인게임이라  말한다. 현재 중국 자체 개발게임으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몽환서유’ 역시 Q판 게임이다. 한국의 캐주얼게임과 비교되는 중국 Q판 게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 중국 Q판 게임에 사활 걸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 강산을 뒤덮고 있을 때, 중국 정부와 업계에서는 한결같이 중국산 게임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대대적인 자성과 더불어 자체 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 물결에 휩쓸려 한국 게임은 각종 행정 규제와 통제 속에 중국에서 밀려나고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자체 개발 게임 비율이 65%를 넘어 70%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가 나온 지도 이미 꽤 시간이 흘렀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서양의 판타지풍이 아닌 동양문화의 강국답게 오랜 중국 역사에서 소재를 찾아보자고 외쳤다. 무협과 역사 소재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중국 게임업계도 자신감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삼국지 게임을 하면서 중국인들이 느끼는 아이러니도 자체 개발이라는 경각심에 한 몫을 했다. ‘중국을 소재로 중국의 게임을’이라는 구호가 한때 애국의 표현처럼 게임업계를 휘몰아치기도 했다.

중국 5천년 역사는 무궁무진한 게임의 소재를 내포하고 있다. 풍부한 역사 배경과 각종 고사에 등장하는 인물은 게임의 진지한 소재로 손색이 없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자체 게임 개발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을 때인 2003년, 2004년도에 ‘라그나로크’와 ‘크로스게이트’의 유행이 Q판 게임 개발에 도화선 역할을 했다.

당시 한 통계자료에서 16세 이하의 유저에서는 20%, 16~18세 사이가 15%, 18~22세 사이는 10%가 기왕이면 Q판 게임을 선호한다는 통계와 맞물려 중국 개발사들도 Q판 게임에 눈을 돌렸다. 또한 정통 MMORPG시장의 포화라는 위기감과 캐주얼게임의 흥기가 Q판 게임의 개발을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중국의 일부 게임 개발사들이 중국 역사라는 이야기보따리에서 소재를 취해 Q판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넷이지’에서 서유기를 소재로 한 Q판 게임 ‘대화서유’에 이어 ‘몽환서유’를 선보였다. 그 결과 ‘대화서유’는 최고 동시접속자(이하 동접) 60만 명, ‘몽환서유’는 동접 150만 명을 기록하며 넷이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중국 역사에서 소재를 채용한 주요 Q판 게임으로는 킹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수허Q전’(수호지), 중국의 고대 상나라와 주나라를 배경으로 했다는 ‘문도’, 춘추전국시대를 주제로 만든 ‘대화전국’과 ‘춘추Q전’이 있다.



■ 표절에 아류작까지, 변화시급!

이렇게 역사소재의 Q판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현상이 벌어졌다. 비슷한 역사소재, 똑같은 Q판 게임의 특징, 새로운 게임이나 이전의 게임이나 역시 비슷한 풍의 내용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을 모방하는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게임에 있어선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고 희극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게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세계관이 비틀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몽환서유’는 그나마 소재의 정통성을 어느 정도 지켜나가고 있으나 지난해에 문제가 됐던 게임 내의 제국시대 ‘일본국기’ 때문에 유저의 빗발친 항의로 소재의 진실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은바 있다.

‘문도’는 상나라와 주나라의 역사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의 역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추세에서 역사적 사실에 비교적 충실한 게임으로는 MOP에서 개발한 ‘대화전국’과 ‘춘추Q전’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대화전국’은 초기내용과는 다르게 게임을 운영하는 과정에 게임의 본질이 현저하게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아직 유저들의 완전한 평가가 끝나지 않은 킹소프트의 ‘춘추Q전’은 2년 전 개발당시 ‘환상춘추’에서 ‘대화춘추’로 다시 최종적으로 ‘춘추Q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 원래의 색채를 잃어버리고 자사 게임인 ‘수허Q전’의 패턴을 이어받았다는 평가이다.

기술력이나 창의력에서 외국과의 차이를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중국 게임업계에서 또 하나의 고질적 문제는 카피다. 꽝위화샤(光宇華夏)가 운영하는 ‘문도’는 게임 설계상 ‘몽환서유’의 속편 내지는 복사판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평가다. 하지만 모방을 해도 완벽하게 하고 운영에 큰 허점만 없다면 역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 말은 샨다의 ‘전기세계’가 ‘미르의 전설’을 완벽하게 베껴서 성공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문도’의 최고 동접은 50만 명이었다.

‘수허Q전’ 또한 ‘몽환서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화전국’ 역시 다른 게임을 모방했지만 내용면에서 새로운 대결 모델을 만들어 내는 성의를 보였다는 평가이다. 중국 자체 개발의 Q판 게임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몽환서유’와 ‘대화서유’는 게임의 성숙도와 완성도로 인해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07년 발표되는 역사 소재의 Q판 게임도 게임의 특성상 역사라는 진지한 무게를 벗어버리는 방향으로 나가겠지만, 꼭 필요한 것은 유저들에게 충분한 오락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각 게임 내에 저마다의 특색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유저들의 관심을 유발시킬 수 없다.

결국은 어떤 Q판 게임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무게에) 어떤 식의 적절한 유머를 배합하였는가가 유저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얻게 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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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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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나인의 쌍희임문(雙喜臨門)



▲ ‘더나인’

쌍희임문(雙喜臨門) ‘경사가 겹치다’라는 중국식 표현이다. 더나인에 경사가 겹쳤다. 예상한대로 EA의 ‘피파 온라인’ 중국 독점 판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오래 전부터 계속 소식이 나돌던 EA의 더나인 주식 인수가 현실화됐다. EA가 1억 6,700만달러에 더나인의 주식 15%를 매입했다.

또한 더나인은 최고 동시접속인원(이하 동접) 78만 명을 기록하며 중국 대륙을 휩쓸던 한국게임 ‘오디션’의 속편 ‘오디션2’의 중국 독점 서비스권과 함께 ‘오디션3’의 우선 협상권을 따냈다.

이로써 더나인은 ‘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 ‘길드 워’, ‘헬게이트 : 런던’ 등 해외의 대작시리즈 싹쓸이에 이어 스포츠게임, 캐주얼 댄스게임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EA는 더나인을 통해 중국시장에 우회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 피파온라인

2004년 직접 중국에 진출해 PC게임의 해적판으로 인해 쓴맛을 톡톡히 본 EA는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겨냥했다. 2006년 초, 상해에 독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회사인 “티엔위에”와 합작하여 직접 중국시장의 개척을 노렸다. 또한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해 자사 게임의 중국화 작업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여 전 세계로 공급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자사의 유명 캐주얼게임 플랫폼인 Pogo 차이나를 설립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말 EA차이나의 총재가 새로 부임하고 모든 것이 중단되며 결국 EA의 중국 진출은 실패로 끝났다. 이후 EA는 합작 운영 형태로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대리운영 모델로 돌아서며 그 상대를 더나인으로 선택했다. 더나인은 상해에 샨다인터렉티브인터테인먼트(이하 샨다)와 이웃해 있다.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샨다는 대형 게임의 라인업이 부족함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더나인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게임들이 너무 많아 과연 언제쯤 순조롭게 시장에 나올까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더나인의 총수인 ‘쭈쥔’은 업계의 큰손으로 통한다. 자신이 눈독들인 물건에 대해선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문이다. 중국 A리그의 축구팀 구단주이기도한 ‘쭈쥔’은 지난해 피파온라인의 중국 서비스권을 따내기 위해 자신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EA의 회장을 만나기도 할 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이번 EA의 투자 및 퍼블리싱 성사로 더나인의 주가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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