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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외길 8년, 홍콩 증시 상장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11.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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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성장률 30%이상, 순 이익률 50%이상의 폭리산업, 해뜨는 산업이라는 시기와 질투를 받고 있는 산업이 바로 중국의 온라인게임 산업이다. 이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 2007년 들어서 유난히 많은 온라인게임 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해외 자본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 가운데는 일찍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예상대로의 수순을 진행해 갔지만, 항간에 잘 알려지지 않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알찬 기업들도 있다. 11월 2일 홍콩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넷드래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온라인게임을 주 업무로 하는 기업 중에선 7번째의 상장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차이나 리포트  

개발 외길 8년, 홍콩 증시 상장

중국 최초의 온라인게임 개발
IT업계의 창업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듯이 넷드래곤의 창업자인 ‘류더지엔’도 개인자금과 타인에게 빌린 돈 70만 위안(한화 약 8천4백만 원)으로 1999년 5월 중국 복건성 복주에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인터넷 정보서비스를 시작했으나 2000년 넷드래곤 산하에 천청디지털을 신설하고 2001년 온라인게임 개발팀을 만들며 온라인게임 정보 포털사이트인 17173.COM을 설립한다. 이 사이트는 당시 유행하기 시작하던 온라인게임의 인기와 맞물려 신속하게 성장하여 중국 제1의 게임정보 포털사이트로 성장했다.

2002년 중국의 자주개발게임의 열기가 막 시작되던 시기에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 ‘환영유협’을 출시한다. 이 게임은 동시접속자(이하 동접) 2만 명을 돌파하고 회원수 백만 명을 넘기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03년엔 제 2세대 게임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넷드래곤의 두 번째 개발게임인 ‘정복’을 발표한다. 이 게임은 미국의 게임쇼인 E3의 호평을 바탕으로 중국산 게임 중 외국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말,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17173.COM을 2천50만 달러의 가격에 현재의 운영회사인 SOHU에 매각하고 게임개발과 운영에 전념한다.

다음해인 2004년 유명 게임회사인 유비소프트의 전략게임 ‘영웅무적(Heroes of might and magic)’에 대한 온라인게임 개발권과 아시아 지역 퍼블리싱 권한을 따내 게임개발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2004년과 2005년 사이에 일본을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 ‘정복’을 서비스하며 중국 게임기업으로선 최초로 해외에 온라인게임을 수출했다.

2006년 ‘마역’을 개발하고 오픈 베타테스트 일주일 만에 동접 10만을 돌파하여 넷드래곤의 주력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동시에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또한 거액의 자금을 들여 언리얼3엔진을 구입하며 3D 온라인게임에 대한 기술축적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06년 ‘마역’의 성공에 힘입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억 위안(1백2십억 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2007년엔 중국 최초의 기갑온라인게임 ‘기전’을 발표하며 상반기 영업총수익이 2.6억 위안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기전’은 현재 유행하는 판타지풍의 온라인게임 소재를 벗어나 기갑로봇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넷드래곤의 수익구조는 동접 55만 명을 돌파한 ‘마역’이 70.7%,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있는 ‘정복’이 23.6%, 올해 발표한 ‘기전’이 5.5%의 분포를 차지하고 있다.



게임개발의 낙원을 꿈꾼다
상해나 북경, 혹은 성도가 아닌 유일하게 복주에 회사를 가지고 있는 넷드래곤은 각 지역의 인재를 모아 복주에 정착시키기 위해 높은 임금과 탁월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소문나있다. 회사내에 요가센터는 물론 풀장과 사우나가 딸린 헬스장 등 최고의 복지시설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넷드래곤에서 직원을 모집할 때는 학력이나 나이를 일체 고려하지 않고 뽑는다. 직원을 관리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보아 새로운 직원을 뽑으면 회사에서 배우고 학습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 자기 개발할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 약 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평균연령이 25세이다. 또한 하루 업무시간을 7시간으로 정해놓아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투자가 자유로운 사고로 이어져 신선한 아이디어로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취지다. 2004년도엔 거금을 투자해 제1회 ‘천청배 온라인게임 제작 엘리트대회’를 열어 고액의 상금으로 중국의 온라인게임 운영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인원확충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엇갈리는 업계의 평가
중국 게임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5회 연속 E3에 참가하며 넷드래곤과 자사 개발게임을 외국에 알리는 열정을 보이며, 인재를 중요시하는 풍토로 결국은 자본시장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넷드래곤은 이번 상장으로 13억 홍콩위안 이상을 모집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모집된 자금의 많은 부분은 역시 인력개발에 충당할 것으로 발표했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넷드래곤의 상장은 이미 상장에 성공한 다른 회사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야말로 상장을 위한 상장이 아니냐는 비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만과 가장 가까운 복건성의 복주라는 특수한 지역에 위치한 이점을 들고 있다.

민영 위주로 인터넷이 발달한 지역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넷드래곤이 이번 상장에서 모집한 대량의 자금으로 적당한 재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대륙의 동남부를 이끄는 제1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 업계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지금  

중국 정부 ‘자국 게임 감싸기’ 혈안

지난 주 중국의 유력매체에 한국의 엠게임과 중국의 CDC게임즈 간의 ‘열혈강호’의 서비스 문제로 야기된 분쟁에 대해 중국 관련부서의 공식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발언이 보도됐다.

중국 게임업계의 유일한 전국적 단체인 ‘중국게임출판공작자협회 게임출판물공작위원회(이하 게임공위)’의 위원장이라 할 수 있는 ‘류지에화’비서장은 ‘열혈강호’의 분쟁에 대해 심상찮은 발언을 했다.

그는 “게임공위는 중국기업의 합법적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중국게임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력한 입장표명을 했다. 

그는 이어 “게임공위는 중국의 법규를 준수하고 중국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외국기업들에 대해 중국게임기업과의 합작을 장려한다”며 “중국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한 채, 게임에 대한 각종 안전보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중국에서 돈만 벌어가겠다는 외국회사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CDC게임 그룹이 지난 9월 ‘열혈강호’의 프리서버 문제에 대한 안전보호 대책을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지 않는다며 홍콩법원에 엠게임을 기소한 사안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이에 대응하여 엠게임이 CDC측의 계약 불이행으로 서비스 판권이 자동 해지됐다며 다른 퍼블리셔를 물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게임공위 ‘류지에화’는 다음과 같이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게임기업에 의해 기소당한 모든 외국게임기업에 대해, 중국기업의 합법적 요구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중국의 주관부문은 해당 외국기업의 새로운 게임에 대한 ‘판호’ 비준을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초강경의 자국기업보호책을 강조했다.



중국 게임업계에서 자국기업보호를 위해 절치부심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자국게임산업보호를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서고 있는 현상도 이미 알려진 일이다.

더나인이 중국 내에 서비스하는 블리자드의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에피소드 ‘불타는 성전’이 중국 대륙에 서비스가 늦어진 것도, 게임 내의 캐릭터 색깔을 문제 삼아 비준을 미뤄왔다고 하는 것이 업계의 소문이다.  

얼마 전 T3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이 문제가 됐을 때, 중국 측 당사자인 나인유에서는 중국출판총서에 읍소를 하더라도 같은 회사가 개발한 비슷한 게임에 대한 판권비준을 저지함으로서 중국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오디션’ 분쟁으로 인해 나인유의 일본 자본시장 진출이 좌절되면서 중국 게임업계는 자국기업 보호와 자체개발게임에 더욱 열을 올리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CDC게임즈는 내년 초 해외 상장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일어났던 나인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드디어 중국 정부가 전면에 나섰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날선 발언을 한‘게임공위’의 비서장 ‘류지에화’는 중국 온라인게임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출판총서의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에 대한 ‘판권’ 비준을 담당하는 핵심부서의 처장이기도 하다.

류지에화는 “한·중 게임기업의 분쟁은 공동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쌍방이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류지에화의 발언은 결국 개인 행위인 게임기업간의 분쟁에도 앞으로는‘판권 비준’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동원해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이에 대한 한국 관련 부처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비단 해당 게임회사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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