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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7.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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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웅이 자네 하나만 있는 게 아니야”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 말은 누가 한 것일까? 슈퍼 히어로 영화팬이라면 이미 알아챘을 법하다. 영화 아이언맨의 엔딩 크레딧이 지나간 후, 검은 안대를 한 험상궂은 인상의 애꾸눈 흑인 ‘닉 퓨리’가 한쪽 눈을 부릅뜨고 한 말이다. 필자는 아이언맨을 조롱할 정도로 닉 퓨리 대령이 강력하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런 슈퍼히어로들을 창조해낸 스타캐릭터의 산실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고 싶기 때문이다. 마블엔터테인먼트는 1960년대 설립된 이래, 미국식 슈퍼 영웅 캐릭터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출판해 큰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1990년대 만화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1996년에는 파산보호신청을 할 정도로 갈 데까지 가 본 기업이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들에 맞서 인류를 구하는 슈퍼 히어로들은 마블로부터 꾸준히 튀어나왔다.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 조차도 그들의 아메리칸 히어로들에게 대항할 만한 글로벌 캐릭터를 배출하기는 버거웠다고 하니 대단한 크리에이티브 정신이다. 마블은 지금까지 5,000개가 넘는 캐릭터를 배출해냈다고 한다.


실로 놀라운 창의력을 가진 집단인 동시에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미국은 정의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일조한 애국적(?) 기업이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마블은 2009년에 월트디즈니에 42억달러(약 4조 8천억원)에 인수되기에 이른다. 마블이 창조해낸 캐릭터들은 저마다 각각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스타 만들기를 통해 캐릭터들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체계적으로 브랜딩된다.


이들의 놀라운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 브랜드이지만, 결국 서로 연계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다는 점이다. 특히 억지스러운 연계가 아니기 때문에, 마블 원작 마니아들의 기대를 언제나 저버리지 않는 것 같다. 마블에 환호하는 충성 고객들을 배트맨과 슈퍼맨에 의존도가 높은 라이벌 DC에 쉽게 빼앗기지 않는 것은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충실하게 유지하기 때문이다.


닉 퓨리가 아이언맨에게 경고하듯이 말한 후, 2011년에는 마블의 전통적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전격 등장했다. 마블은 자신들이 보유한 캐릭터들을 다른 영화에 교차해서 등장시키면서 서로간의 관계를 엮어내고 발전시켜 새로운 히어로를 보다 쉽게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얼마 전 7억 달러(약 8천억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한 ‘어벤저스’는 마블의 스타 히어로들이 총출동한 종합판이라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마블의 거미줄처럼 연결된 캐릭터 브랜딩 전략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작품인 셈이다. 10년을 넘어선 우리 게임 업계에도 다양한 게임을 내놓은 회사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대부분 따로국밥형의 타이틀이 대부분이다. 매번 트렌드에 휩쓸려 게임을 만들어온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자사 게임들 간의 연계성을 차근차근 만들어낸다면, 생각지도 않았던 의외의 성과를 볼 수 있다. 오래도록 사랑 받는 게임기업의 열쇠를 마블의 사례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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