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스 만물상] 열받은 유저들 해킹으로 보복하다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5.07 13:4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O 스팀!
스팀받은 유저들의해킹보복


지난 2007년 4월 6일 MaddoxX라는 한 유저는 밸브의 포럼과 안티 스팀 사이를 통해 ‘밸브사의 정보를 해킹해냈다’고 밝혔다.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고 밸브사 또한 MaddoxX를 단순한 악플러로 취급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2일 그가 밸브사의 재무정보를 공개하면서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밸브사는 4월 20일, 카페 시스템이 해킹 당했음을 인정했고 MaddoxX라는 해커를 잡기 위해 현상금까지 걸었다.
지난 2004년 8월, ‘하프라이프 2’의 소스코드 누출 이후 가장 큰 해킹사건이었다. 이처럼 밸브사는 지난 2003년 이후 수백건의 해킹과 각종 핵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 전 세계인의 칭송을 한몸에!


 ‘카운트 스트라이크(이하 카스)’는 1999년 3월 24일 ‘하프라이프’의 모듈을 기반으로 처음 등장했다. 공개와 동시에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해, 등장한지 2주 만에 1만 히트를 돌파하는 등 당시로써 경이적인 성과를 올렸다. 별다른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저들의 관심이 이어졌고, ‘카스’는 여러 곳으로 퍼져나가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같은 해 6월 19일, 밸브사는 ‘카스’를 공식 MOD로 발표하고 유저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런칭 이후, 수십만에 달하는 유저들을 끌어 모았다. 당시 ‘에버퀘스트’를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는 타이틀로 손꼽힐 정도였다. 심지어 ‘카스’를 즐기기 위해 ‘하프라이프’를 구입하는 유저가 더 많을 정도였다. 이후 2000년 4월 12일 밸브사는 ‘카스’제작팀을 흡수했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시간이 갈수록 ‘카스’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자 유저들은 조심스레 유료화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이를 제작한 이들은 “‘카스’는 결코 상용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말을 들은 유저들은 ‘카스’ 제작자들을 칭송했으며 게임의 인기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결국 전 세계적으로 ‘카스’를 즐기는 유저수만 수백만명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 스팀 주는 스팀서비스


 2003년 말 밸브가 스팀 서비스를 내놓자 상황은 반전됐다. 그 취지는 ‘고객들에게 패키지를 구입할 필요 없이 게임을 서비스 한다’라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너무 느린 다운로드 속도로 인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유저가 손에 꼽힐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 또한 시디키 인증 제도를 통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특성 탓에 시디키를 잃어버린 유저는 접속할 수 없어 그 불만이 극에 달했다. 특히 밸브의 고객센터는 ‘인증을 다시 받기 위해서는 본사로 실제 패키지를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는 정책으로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카스’와는 관련이 없는 다른 프로그램과 충돌해 시디키를 블록시키는 등 관리에도 많은 문제를 빚었다. 이를 납득하지 못한 유저들은 불매 운동까지 벌이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개의 안티 스팀 사이트가 개설되는 후폭풍을 맞았다.


■ 스팀 받은 유저들에게 기름을 붓다


밸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술 더 떠 ‘카스:컨디션’제로의 패키지를 발매한 것. 이는 결코 유료화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공표했던 내용을 뒤엎는 것이어서 유저들의 비난이 그치지 않았다.  2004년말 밸브는 결정타를 날렸다. ‘원넷’이라 불리는 일종의 배틀넷을 폐쇄해버렸다. 이는 PC방전용 서버를 오픈하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의 서버들이 PC방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밸브사는 PC방 전용 서버에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PC방을 이용해야 하며, 각 PC방은 IP당 1만 5천원 가량의 과금을 지불해야한다는 정책을 적용했다. PC방 월 계정 뿐만 아니라 개인유저도 PC방 IP가 있어야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이중과금제도가 문제가돼 PC방은 ‘카스’를 불매운동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PC방 서버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당시 전체 ‘카스’유저들중 90%에 달하는 이들이 국내 서버에 접속해서 게임을 하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유저들은 자신이 즐기던 서버에 접속할 수 없었다. 해외 유저들 또한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당시만 해도 해외에서는 전용선을 사용하는 유저가 적을뿐더러, 이후 등장하는 서버들 역시 속도가 느려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안티 스팀사이트들은 안티 밸브사이트로 변화했고, 수십개에 달하는 밸브 해킹전문 팀들이 구성되는 등 유저들의 폭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Fxxx Steam, Fxxx Valve’를 외치며 수십개의 크랙툴과 해킹툴을 제공했다. 이는 게임이 버전 업 되면 당일 오후에 해킹 프로그램이 나돌게 되는 수준이어서 밸브사의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이들은 밸브사의 시스템 자체를 해킹해 ‘카스:컨디션제로’와 ‘카스:소스’, ‘하프라이프2’의 소스를 전량 유출하는 보복조취를 감행했다. 지금도 이들 프로그램의 소스는 웹 포럼 등에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유저를 저버린 게임사의 최후를 입증한 셈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