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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특별기획 Connecting People 3>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기자방담 1년의 이야기” ②

  • 유양희 press@khplus.kr
  • 입력 2004.12.06 20:29
  • 수정 2012.11.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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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은 절대 안 돼∼!” 여름방학을 앞두고 상당수 온라인 게임들이 서비스 시기를 잡으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경쟁작들이 쏟아지면서 업체도 바짝 긴장하는 눈치입니다. 역시 여름방학을 겨냥해 오픈베타를 준비중인 A업체. 불안한 마음에 철학관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오픈 일자와 게임 이름, 갖가지 주의사항 등을 ‘패키지’로 엮어 무려 250만원 가량의 복채를 지불했다고 하네요.

특히 점쟁이는 사장에게 “절대 파란색을 멀리하고 대신 흑·백색만을 가까이 하면 대박은 문제없다”는 주문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파란색을 좋아했던 K 사장, 셔츠의 대부분이 파란색이었다고 하네요, 어쩔 수 없이 파란 양말과 함께 폐기처분을 했다고 합니다.

점쟁이의 충고대로 K사장은 양말과 신발은 무조건 검은색, 와이셔츠는 하얀색, 심지어 명함까지도 검은색으로 바꿨다고 하는데요. 한가지 그나마 다행인 건, 점쟁이가 찍어준 색이 빨강이나 분홍, 노랑 등의 원색이 아니었다는 거죠. 분홍 양복이나 노란 양복은 사기도 힘들뿐더러, 입기는 더더욱 힘들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게임이 뜨기만 한다면야, 분홍·노랑이 대수겠습니까. 개발사 사장님들의 한결같은 마음 아닐까 싶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방담 이후 : “점괘가 잘 맞았나? 대대적 오픈 기다린다”
2백5십만원짜리 ‘오픈 가이드’의 주인공은 바로 마상소프트의 ‘스페이스 카우보이’다. 외환딜러로 금융전문가 출신인 마상소프트의 강 사장. 누구보다도 냉철할 것 같은 그이기에 당시로서는 더욱 ‘아이러니 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시기였습니다. ‘게임’이라는 분야에 모든 걸 ‘올인’했는데, 까짓 250만원이 대수겠냐”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며 호탕한 웃음으로 당시를 회상하는 강 사장. 당시 점술인의 충고대로 그의 사무실은 온통 ‘검은색’ 물결이었다. 명함·양말·모든 사무집기들까지….

그렇다면 그 점괘가 정말 잘 맞아들어가고 있는지가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차까지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현재 프리오픈서비스를 하고 있고, 12월 중 엠게임을 통해 대대적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는 그의 표정엔 자신감이 가득하다. 물론 6월중 오픈할 계획이 좀 미뤄진 것 외엔, 그럭저럭 점괘가 잘 맞고 있다고 말하는 강 사장. 점괘야 어찌됐든, 표정의 가득한 자신감 하나만큼은 25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복채였음에 틀림없다.

||각종 온라인게임의 진행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방송인 K씨. 그가 2달 전 아내와 이혼하며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데요. 파경이유가 뒤늦게 밝혀져 주변인들의 큰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진행하는 게임들은 직접 플레이해가며 열정적으로 일했던 K씨. 모 게임 내에서 군주자리까지 오른 K씨는 아내에게 ‘부부가 같이 플레이하면 더욱 재밌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같이 맵을 다니고, 사냥을 하고…. 직업정신을 살리며 신세대 부부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것입니다만. 이같은 제안이 ‘파경’의 불씨가 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죠.

처음에는 거절했던 아내 역시 K씨의 권유에 같이 플레이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얼마정도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돌연 아내에게서 일방적 ‘이혼요구’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평소 K씨도 알고 지내던 부산의 한 유저와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났기 때문인데요. K씨 역시 마음이 떠난 아내를 잡을 여력은 없었다고 하는군요.

결과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비수가 돼 돌아온 격입니다만. 어찌됐건 K씨는 지금도 그 게임방송 진행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니 세상사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나저나 세분이 맵에서 만나면, 어느 유저들보다 격렬한 PK 장면이 연출되지나 않을지 사뭇 걱정이 되네요.

■ 방담 이후 : 게임해설 위원 김도형 “오히려 밝혀서 마음 편했다…”
파경의 아픔을 당당하게 딛고 있는 주인공은 게임해설위원 김도형 씨다. 128호의 방담 이후 본지 131호 직접 인터뷰에 응했던 김 씨. ‘나쁜 소식’에 휘말린 사람답지 않게 오히려 더욱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 당시 그는 본지에 오히려 속내를 털어놓으며 재기의 마음가짐을 잡았다고 한다.

방담 이니셜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지인들 한 명씩 그 사실을 점차 알게됐고, 김 씨는 ‘더 이상 숨겨서 될 일은 아니었다’는 심정 하에 자신의 미니홈피에 사정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혼사실을 알린 후에 오히려 더욱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하는 김 씨. 당시 주변의 걱정 어린 위로 역시 마음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씨는 “그 친구 역시 선택한 인생에 후회가 없길 바란다”는 침착한 말로 방담 이후의 심정을 고백했다.

방담 이후 항간에 무성하게 떠도는 갖가지 소문들을 131호의 ‘기자가 간다’에서 직접 설명에 나선 김 씨.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당시 그의 기사는 많은 이들의 공감과 위로를 사기에 충분했다. 그는 “오히려 그 사실을 꽁꽁 숨겼으면, 속이 타는 시간만 늘고 오해만 늘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담을 통한 게임인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 업계인들의 위로를 살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주제넘은 생각이다.

||“안티팬은 인기의 바로미터?” 게임업계에는 ‘포트리스 걸’로 훨씬 잘 알려진 게임자키 전제향 씨. 그녀는 최근 급증하는 ‘안티팬’들로 한숨 가실 날이 없다고 합니다. 전 씨는 최근 〈KBS〉 공채 예능MC에 당당히 선발되며 본격적인 공중파 얼굴 알리기에 돌입했는데요.

주말저녁에 방영되는 생방송 ‘MC 서바이벌’은 매주 출연자중 한 명씩 탈락하는 철저한 경쟁체제로 긴장감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전 씨는 이 경쟁에서 압도적인 차로 연 4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전씨의 선전이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아니꼬운’ 광경으로 비쳐지는 것입니다.

현재 400여 명을 웃도는 회원수를 확보하며 가파른 회원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전씨의 안티 카페. 안티팬들의 주된 주장은 “숨은 MC를 찾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인데, 전 씨는 해묵은 얼굴”이란 겁니다. 즉 프로가 신인과의 경쟁을 펼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고, 여기서 전 씨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일이란 것이죠. 게임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만큼, 게이머들의 지지가 그녀를 1위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한편 안티카페의 급성장에 전 씨는 최근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욕 들어서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부디 힘 내셔서 더욱 선전하길 바래봅니다. 뭐, 논의야 어찌됐든 게임업계 출신이 공중파 예비스타로 지목 받았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내심 ‘대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방담 이후 :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간 제 팬이 되지 않겠어요?”

당시 구설수에 휘말려 마음고생을 했던 MC 전제향 씨. 당분간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현재 꾸준한 활동을 준비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KBS〉 연예가중계와 라디오 ‘god 대니의 키스 더 라디오’의 고정 게스트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몇 몇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심적으로 많이 어른이 된 것 같아요”라며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짓는 그녀. 그녀가 방담이 주인공이 됐던 당시, 전 씨는 안티팬들의 무수한 공격에 숨어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욕설과, 이유없는 비방들…. 하지만 이젠 누구보다도 씩씩한 웃음으로 당시를 회상한다.

“안티팬들 보면서, 그래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는 거라고 혼자 많이 달랬어요. 그래도 안 속상하다고 하면 거짓말일테지만요….”

지금 안티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기사 이후 전 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안티팬이 팬카페로 영입됐던 일이다. 안티팬으로 왕성한(?)활동을 하던 팬이, 이후 팬으로서 전향한 것이다.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고 미워했던 일이 미안하다면서 직접 메일을 주셨는데, 그 한 통의 메일로 정말 큰 힘을 얻었다”고 전 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누가 나를 미워하든, 그저 활동을 꾸준히·열심히 해서 ‘정성’을 보여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씩씩한 대답을 하는 전 씨. 안티팬이든 열혈팬이든, 그저 자신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는 무릇 많은 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싹싹한 인사도 잊지 않는다.

||왕년에 e-스포츠계의 ‘신화창조’라고까지 칭송을 받았던 모 게이머가 자격을 박탈당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선수가 프로게이머라면 의무적으로 받게되는 ‘프로게이머 소양교육’을 이수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교육기간을 놓친 이유를 전해들은 사람들은 더더욱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군입대를 계기로 전성기를 접어야 했던 S 선수. 제대 후 전성기 탈환을 위해 맹연습에 돌입했는데요. 이를 위해 외부와의 연락도 끊고 ‘두문불출’ 연습에만 몰두하다 그만 소양교육기간을 깜빡 잊었던 것이죠.

국내 최초 세계 챔피언까지 거머쥐었던 S 선수. 그는 말 그대로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구호 아래 외부 누구와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데요. 과거 최고 자리에 올랐던 만큼, 그 영광을 다시 거머쥐기 위한 강한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재기를 위해 ‘와신상담‘했을 선수의 마음이야 백 번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프로게이머 소양에 ‘스케줄 관리’능력도 포함되는가 본데.

■ 방담 이후 : KTF 매직엔스 머물며 ‘와신상담’
‘소양교육을 놓친 불운의 게이머’는 바로 신주영 선수다. “황당하고, 창피하고…, 당시 심정은 이루 설명하기 힘들어요(웃음).” 당시 말 그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큼’ 마음고생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또 하나의 ‘소양교육’이었던 셈이다.

현재는 KTF매직엔스 합속소에 머물며 ‘와신상담’의 연습을 하고 있는 신 선수. 연습에 연습, 맹연습을 해가며 실력향상에 몰두하고 있다. 선수자격을 박탈당해 비록 정식 선수로서 입단해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본격적으로 경기에 오를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기량 키우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그는 “군대도 당당하게 다녀왔고,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연습에만 몰두하면 된다”고 각오를 밝혔다. 소양교육도 꼭 기억해 참석하겠다는 것 역시 그의 당찬 다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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