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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네트워크」정경구 사장 “‘스팀’ 서비스로 게임계 평정 하겠다”

  • 지봉철
  • 입력 2004.08.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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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PC방 서비스는 당사자인 PC방은 충격에 휩싸였고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국내에 유통했던 회사들엔 불똥이 튀었다. 미국에선 비벤디유니버셜게임스와 밸브소프트웨어의 법정소송도 진행됐다.

그도 그럴것이 ‘카스’는 전 세계 약 800만 카피가 판매됐고, 한국에서만 약 40만 카피가 판매됐다. 상반기엔 ‘카스’의 인기가 날로 치솟아 ‘스타크래프트’이후 최고의 게임리그 종목이 될 것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프로게임리그가 열리는 시작한 것은 물론 게임 클랜(동호회)도 계속 증가했다. 그만큼 ‘카스’에 거는 기대가 컸다고 할 수 있다. 낯선 게임업체인 스타일네트워크도 게임의 인기만큼 업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32살인 스타일네트워크의 정경구 사장은 젊은 나이에 비해 다양한 게임계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력을 듣고 있다보면 산전수전 다 겪은 노병(老兵)의 이미지가 풍긴다. 게임개발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게임관련업종을 두루 섭렵했다. 스타일네트워크가 밸브소프트로부터 ‘스팀’서비스 판권을 따낸 것도 단순한 운이나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는 것을 그의 이력은 증명해준다.

정 사장이 게임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0살때인 92년 국내에 PC가 막 보급되던 시기였다. 루카스아츠와 시에라의 어드벤처 게임에 탐닉한 그는 국내에선 원하는 게임을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접 14,400 bps급 모뎀을 구입, 통신을 통해 게임을 내려받아 즐겼다. 국내 게임유통사가 전무했던 시절이었다.||“수백만원의 국제전화 요금이 나왔죠. 당시엔 지금과 같은 초고속통신망도 발달해있지 않았던 시기였고 국내에서 게임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퇴물이 된 14,400 bps급 모뎀도 수십만원 밖에 안되는 장비로 전락했으니 말 다했죠. 그래도 그 시절 즐겼던 ‘원숭이섬의 비밀’ 등의 게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살 청년에게 수백만원이 넘는 국제전화요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화요금을 감당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화요금을 벌기위해 청계천에 자신이 내려받은 게임을 딜러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그 일도 당국에 의해 철퇴를 맞게 됐다. 89년부터 시행된 저작권 보호법에 저촉되는 행위였기 때문. 청계천이 집중 단속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그는 전화요금을 벌기위해 시작했던 일을 접어야 했다.

“지금은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지만, 그 당시에는 게임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정식으로 유통되는 게임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게임을 수입, 유통하는 정식 유통사가 생겼으면 했는데 마침 동서게임채널이 생겨났습니다.”

그는 바로 동서게임채널에 입사했다.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동안 모아놨던 자료는 게임관련 자료가 전무했던 회사에 크게 보탬이 됐다. 그리고 그의 자료는 게임잡지의 창간으로 이어졌다. 동서에서 발간된 ‘게임채널’이다. 그냥 게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맡기에는 벅찬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출판에 관련된 맥킨토시 기술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며 편집장의 지위에 올랐다. ||“잡지에 대한 상식이 하나도 없이 시작했으니 시행착오가 오죽 많았겠습니까. 맥킨토시를 다룰 줄도 모르니 조금만 이상해도 애플사에 가서 따지고 항의하는 일이 일상이었죠. 모 이런 사람이 있나 했을거에요. 그렇게 맥킨토시를 배웠습니다.”

잡지사는 폐간됐고 군에 입대하면서 게임과의 인연은 접어야 했다. 그리고 IMF가 다가왔다. 동 시대의 다른 젊은이들처럼 그는 또 다른 일을 준비해야 했다. IMF는 그에게 또 다른 인생의 출발이었다.

98년 그는 압구정도의 ‘쿨’이라는 PC방을 오픈했다. 신문에도 대서특필된 이 PC방은 사우나 시설까지 갖춘 최첨단의 PC방. 시간당 3천원이라는 비싼 요금에도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압구정동의 명소가 됐다.

이 경험을 토대로 2001년도에는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밸브소프트웨어가 스타일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한 부분이 바로 이 것이다. 정 사장이 PC방 사업에 전문가라는 것. PC방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얻은 살아있는 지식이 밸브를 움직인 것이다.

“사람들은 스타일네트워크가 낯선 이름이라는 것을 전제로 밸브에 많은 로열티를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밸브는 PC방을 5년간 운영한 저의 경험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스팀’서비스를 유통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죠.”

지난해 E3때 밸브의 책임자를 만난 정 사장은 PC방에 대한 사업과 비전을 제시했다. 밸브의 비전과도 딱 맞아 떨어졌다. 결국 밸브는 1년 반을 고민한 끝에 스타일네트워크의 손을 들어줬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밸브도 정 사장을 높게 평가한다.

세계 최초로 열린 카스: 소스의 시연회가 이를 증명한다. 7월말부터는 원넷도 폐쇄된다. 8월부터 정상적인 과금을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 밸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PC방을 5년동안 경영했는데 제가 PC방의 어려움을 모르겠습니까. 스팀서비스는 과거의 게임을 유료로만 전환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출시될 ‘카스:소스’와 ‘하프라이프2’가 스팀서비스의 핵심이죠. 다 따지면 가격이나 서비스면에서 스팀을 서비스하는 것이 백번 유리합니다.”

아직 미혼인 그는 늦깍이 대학생이라는 명함도 함께 가지고 있다. 98년도에 대학에 입학했다. 아직 대학생 신분이다.

“50만대만 확보되면 국내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도 병행할 생각입니다. 모바일 사업도 시작할 생각이구요. 물론 공부도 해야죠(하하).”

카운터스트라이크는 10∼20대뿐 아니라 30∼40대 직장인들도 열광하는 게임. 누구나 게임을 즐기기 쉽다. 적들을 총을 쏴 물리친다는 간단한 게임방식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즐기는 유저만도 10만명이 넘을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제 카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스팀서비스가 필요하다. 스타일네트워크가 업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유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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