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식]「재미창조」대표
[박현식]「재미창조」대표
  • 소성렬
  • 승인 2003.03.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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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식 대표는 현재 「재미창조」라는 신생 게임업체의 대표이사다. 기존 게임업체 대표 대부분이 개발자 출신임에 반해 박 대표는 ‘디미어즈’에 대해 시나리오를 직접 쓴 시나리오 작가이자, 기획자 출신이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한국일보/일간스포츠 공동주최 신춘대중문학상 단편소설부문 ‘윌트의 심장’이라는 작품으로 등단한 등단작가이기도 하며 한국방송(KBS) 국제부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하면서 세계를 대상으로 종횡무진 내달리기도 했다.

박 대표가 고민하는 부분은 인간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것에 있다. 그의 이런 세계관은 ‘디미어즈’의 시나리오에도 등장한다. 그는 부산대학교 재학시절 학생 운동을 주도했다. 수감생활도 마다하지 않은 학생 운동은 그에게 크나큰 경험과 삶의 철학이 되었다.

박 대표는 4개 국어를 구사한다. 그가 이처럼 4개국어를 구사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가 KBS 국제부에 재직 당시 프로그램 및 해외 판권을 들여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외국어 실력 못지 않게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보는 안목을 가져야 했다. 박 대표는 며칠씩 밤을 새며 각종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보고 또 평가하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엔터테인먼트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 박 대표는 인문학적 관심이 누구보다도 높다. 그의 이러한 관심은 ‘딴따라’ 기질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대학시절 끊임없이 서양철학에 대해 심취해 있었어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동양철학에 대해 공부하고 싶더러구요. 이때부터 불교, 도교 및 노장사상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선의 수행과정을 담은 기천무에 심취하게 됐습니다.”

기천무는 무예이기도 하지만 역시 선의 수행과정이다보니 혹독한 과정을 겪지 않고서는 단계에 올라설 수 없는 그야말로 힘든 수련과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박 대표는 요즘도 수련장에 매일 가는 등 혹독한 선 수행의 과정을 걷고 있다. ||||현재 박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디미어즈’는 그의 ‘딴따라’ 인생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우연히 만난 온라인게임이었다.

그는 “온라인게임의 마력 혹은 재미의 본질은 사실감 넘치는 타격감, 복걸복의 아이템 획득, 단순한 레벨노가다로 습득된 고렙으로서의 우월감 같은 것일 수도 있다”면서 “한가지 공통된 경향은 바로 욕망이라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욕망이라는 기저위에 대체로 온라인게임의 재미와 마력을 언급한다. 인류 역사를 돌아 봐도, 그것은 강력한 근거를 갖는 얘기다. 거창한 말로 문명 혹은 문화라는 것은 결국 시대변화에 따라 어떻게 인간이 내재된 욕망을 좀 더 다양하게 자극적으로 충족할까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게임개발자를 포함한 모든 문화 생산자들이 흥행을 생각하면서, 주요한 공식으로 생각하는 기준점이다.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은 우리에게 그런 경향을 좀더 피부로 체감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로 인터넷의 바다 속에서 이제 포르노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 버렸고, 게임적 재미 역시 욕망의 궤도 속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욕망의 준거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좀 공허하고 허탈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칫 인간 존재의 정체성마저 심각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또 하나의 문화적 경향을 발견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욕망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것, 인간의 자기 정체성을 향한 원초적 몸부림이 문화의 다른 얼굴임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어떤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어떤 제도나 규제에 굴레씌움을 당하지 않는 자유의지를 갈망하고 있다.

‘현실이 이미 학벌, 재력, 권력 등에 이미 어쩔 수 없이 정의된 사회라고 한다면, 사이버 공간은 그런 굴레들로부터 훨씬 자유롭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 박 대표가 온라인 게임에 빠져든 결정적인 이유다.

박 대표는 “현재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70년대 영화판을 보는 듯하다”고 말한다. 영화 한편에 우왕좌왕하고 밑바닥 자금까지 모두 몰리던 때가 바로 70년대 영화판이었다. 그는 “현재 온라인게임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 대표가 가장 걱정을 하는 부분 또한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오는 도덕적 해이다.

“온라인게임, 영화, 연극 등에 미처 사는 소위 ‘딴따라’들이 꾸는 꿈은 아직은 속물적입니다. 그저 흥행과 성공이 보장된다면, 욕망이라는 은밀한 공식의 유혹에 끌려 문화상품을 생산하는 일에 훨씬 더 관심이 많을 뿐입니다. 인간 존재니 자유의지니 하는 거창한 쟁이 정신보다는 잿밥이 더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게임개발에 뛰어든 저로서도 사실 그 준엄한 쟁이 정신 앞에 떳떳이 설 용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면 속에 있는 부끄러움마저 지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박 대표가 갈망하는 소망이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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