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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특별기획 Connecting Again 2> "e-스포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김수연 press@khplus.kr
  • 입력 2004.11.29 19:01
  • 수정 2012.11.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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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 열풍
- 1996년 세계 최초의 리그 PGL 탄생
- PC방 중심으로 국내 ‘스타’ 열기 확산

e-스포츠의 역사는 과연 언제부터인가? 게임의 사회적 특징 중 하나가 경쟁심리를 통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볼 때, 인간이 컴퓨터와 경쟁하는 게임에서부터 e-Sports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후 1990년대 초반 대전격투게임들이 나오면서 사람간의 경쟁을 시도한 게임들이 등장했고 일본과 미국을 주축으로 이벤트적인 요소가 강한 작은 규모의 대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이 보급되고 전 세계가 네트워크화 되면서 점차 확산되어 갔다. 그 대표적인 네트워크 대전 게임이 ‘레드 얼렛’과 ‘퀘이크’ 등이다.

1996년 말 텐(토털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에서는 최초의 리그인 프로게이머리그(PGL)를 기획했다. 인터넷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정액료를 받고 리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당시 유명 게임 서비스 업체들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발상이었다. AMD, AT&T, 로지텍 그리고 US 로보틱스 같은 업체들로부터 정식 스폰을 받아 97년 가을 PGL이 출범했다. 단순한 취미였던 컴퓨터게임이 PGL의 등장으로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리그’로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수익성의 악화 등으로 오래가지 못했고 99년 문을 닫았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슷한 사업을 준비한 이가 바로 CPL의 창시자인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엔젤 무노즈(Angel Munoz)였다. 엔젤 무노즈는 컴퓨터게임의 경쟁심이 실제 정식 스포츠보다 절대 작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많은 재능 있는 게이머의 실력이 다른 보통 게이머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과 ‘그 재능 있는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더 높은 수준의 경쟁을 원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것이 랜 파티(LAN Party)나 단순히 재미를 위한 대회들의 결과가 됐다. 무노즈는 뉴월드닷컴(NewWorld.com)을 세우고 CPL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현재까지도 CPL은 여전히 계속 성장해가고 있다.

한편, 97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랜파티를 e스포츠의 시작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당시 미국 게이머들은 무거운 PC를 차에 싣고 직접 게임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랜파티는 PC방의 등장으로 국내에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 리그사의 전성시대
- 98년 ‘스타’로 국내 리그산업 시작돼
- 2000년 3대 리그사의 불꽃튀는 전쟁

국내 리그의 시작은 1998년 미국의 벤처기업 블리자드(Blizzard)가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이후 ‘스타’는 우리나라에 PC방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고 젊은 층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한국에서도 토너먼트가 생겨났다. ‘스타’를 소재로 PC방들이 고객 유치 차원에서 소규모의 PC방 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98년부터 99년에는 KPGL, 넷클럽, 배틀탑, PKO 등의 리그사들을 주축으로 하는 게임리그가 등장했다. 최초로 프로게임단 청오SG가 창단하고 우리나라 1호 프로게이머 ‘신의손’ 신주영이 탄생하기도 했다.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리그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게임리그는 점차 대형화되어 갔다. 그 절정기는 바로 99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 e-스포츠를 주름 잡았던 대표적인 리그를 꼽자면 배틀탑이 운영하는 KIGL(Korea Internet Game League), PKO에서 운영하는 PKO (Progamer Korea Open), 이게임즈에서 운영하는 KGL(Korea Game League) 등이 있다.

93년 설립되어 99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사업에 뛰어든 배틀탑은 인터넷 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개발했다. 이것이 바로 랭킹솔루션. 99년 4월부터 도입한 이러한 랭킹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 인터넷 게임리그인 KIGL(Korea Internet Game League)을 창단 해 미국에 현지법인까지 설립하기도 했다.

배틀탑이 진행하는 리그는 총 3가지. 프로리그인 <KIGL정규리그>, 아마리그와 프로리그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CnG(Clan and Guild League) 리그>, 배틀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랭킹을 거쳐 오프라인으로 매월 개최하는 프로게이머의 등용문 <배틀탑 아마리그>등이 있다.

이에 맞서는 PKO는 ‘세계 프로리그의 표준’을 내세워 배틀탑과 자웅을 겨뤘다. 99년 8월에 설립, 게임웹진까지 운영해가며 다양한 게임리그를 개최했다. 특히 전국 1만 8천여개 PC방 인프라와 30여개의 프로게임구단, 200여명의 프로게이머를 관리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PKO에서 운영하는 리그는 <2000 PKO 2nd stage>, <PKO TRIUMPH LEAGUE>, <PKO CHALLENGER LEAGUE>, <PKO universe LEAGUE> 등이 있다.

KGL은 네트웍게임 전용경기장 엔쿨(e-Games lnc.운영)에서 오프라인 IPX방식으로 경기를 치렀다. 총 12개 게임단(골드뱅크, 데이콤, 청오정보통신, 하나로통신, 한게임커뮤니케이션, 다크호스, 메타리카 등)을 두 조로 나누어 각각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한 각 조 1위 2개 팀이 통합 결승전을 치르는 리그전 방식이었다.

리그사들은 자사의 고유 리그를 위해 게임단을 만드는데 발벗고 나섰다. 실력 있는 선수들을 후원사와 짝지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 그 결과 당시 벤처붐에 힘입어 생겨난 수많은 IT업체들이 이에 동참했다.

■ 게임방송시대 도래
- 방송사 체제의 리그 운영 본격화 돼
- 프로게이머, 게임방송인 인기 상승

IT 벤처기업들이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우후죽순 격으로 프로게임단을 창단 했으나 IMF의 위기와 리그사들의 파행운영으로 프로게임단이 잇따라 해체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리그 운영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만 급급한 리그사들의 대규모 게임단 창단 붐에 부실한 게임단이 대거 등장한 것이 문제였다. 프로게이머들은 연봉 및 상금 착취 등으로 심하게 마음고생만 하다 결국 2000년과 2001년 리그사들의 몰락과 함께 많은 상당수의 팀이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게임리그사의 몰락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e-스포츠 열기가 게임 방송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게임리그를 방송화 한 최초의 게임 중계프로그램은 98년 8월에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예측98 사이버 프랑스월드컵>이다. 이어 99년 3월 ‘스타크래프트’ 리그로서는 <KPGL배 하이텔 게임넷>이 첫 선을 보였다.

투니버스는 ‘스타리그’의 예기치 않은 호응에 99년 9월에 제대로 구색을 갖춘 정식 스타 중계프로그램인 <프로게이머코리아오픈(PKO)>을 방영했고 2000년 7월 온게임넷을 개국, 직접 리그를 운영해 나갔다. 이어스카이 겜티브이(현, 게임TV), 겜비씨(현, MBC게임), GGTV 등 게임전문방송국들이 줄줄이 개국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온게임넷, MBC게임에서 단체전인 팀 리그와 프로리그를 진행하면서 또다시 프로게임단 창단러시를 일으켰다. 이때부터는 양적 성장을 거듭해 온 리그사 중심의 게임단 창단이 아닌 내실 있는 대규모의 게임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 SKT, KTF, 팬택앤큐리텔 등의 대기업 참여도가 눈에 띠게 늘었으며, 최근에는 몇몇 대기업들도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방송사 체제의 게임리그 운영으로 게임은 ‘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게됐다. TV에 등장하는 프로게이머들은 더 이상 게임을 직업으로 삼은 단순한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프로게이머 연봉이 억대로 치솟고 그들이 경기마다 수천, 수만의 관객이 몰려들게 된 것이다.

‘테란의 황제’라 불리는 임요환은 50만 팬을 보유해 일반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때문에 중·고생이 선호하는 희망직종 1위로 프로게이머가 된지도 이미 오래다.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에 프로게이머 양성기관이 있는가하면 특수 고등학교에서도 ‘스포츠전공’을 두어 프로게이머를 특기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밖에 게임해설자, 캐스터 등의 새로운 직업군이 생겨나기도 했다.

||■ e-Sports 발전포럼에서 밝히는 중장기비전
e-스포츠산업의 눈부신 발전으로 대한민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정부도 지난 6월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민관 공동의 e-Sports 발전포럼을 구성했다. 우리나라 e-스포츠가 태동기와 형성기를 거쳐 발전기로 돌아서기 위해서다.

문화관광부 게임음반과는 지난 11월 11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게임산업개발원 대 회의실에서 가진 ‘e스포츠 발전포럼’에서 건전게임 문화 조성을 위한 참여정부의 「e스포츠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e스포츠 중장기 비전은 e스포츠발전에 대한 3개년간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오늘 12월 15일에 확정발표 될 예정이다.

e-스포츠 발전포럼이 밝힌 e-스포츠 중·장기 비젼의 추진배경은 체계적인 e-Sports 활성화로 게임종주국 이미지 정착시키고, 가족이나 세대간이 e-스포츠라는 게임문화로 교류하고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른 사업전개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e-스포츠 협회조직을 확대 구성하고 4대 중점 추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초인프라조성, e스포츠 저변확대, 국제협력강화, 법, 제도개선 등이 그 것이다.

<e-스포츠의 체계화·국제화·대중화>
e-스포츠 발전포럼에서는 국내 e-스포츠 문제점으로 생활스포츠로서의 비정착, 협회 및 단체 부족, 표준화 및 관련제도 미흡, 국산게임의 부재 등을 들고 있다. e-스포츠의 종주국이면서도 체계적인 기반이 부족하다는 것. 결국 체계적인 e-스포츠 문화 정착을 위한 과제들을 풀어나가고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

e-스포츠의 체계화, 국제화, 대중화를 위한 첫 번째 방안은 ▲기초 인프라 조성이다. 정보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초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경기의 표준화 및 체계화, 협회 조직 확대 재편 등이 그 것이다.

두 번째는 ▲건전 문화 조성방안이다. 말 그대로 건전한 문화를 발굴·육성하고 e-스포츠 관련 교육이나 인력을 양성하기 의한 프로그램, 전문가양성, 아카데미 등을 설립하고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또 대국민 이미지 제고와 저변 확대를 위해 게임의 날 제정 다양한 이벤트나 대회개최, 상징조형물 건립 등의 안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용어를 한국어화를 추진한다는 점이 눈에 띤다. 이 밖에 ▲국제협력 강화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의 정책들이 있다.

■ 게임산업진흥법안 e-스포츠관련 조항 제정
e-스포츠 발전포럼에서는 게임산업진흥법안에 e-스포츠 분야의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중 입법예고, 법제처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며 내용은 아래와 같다.

<e-Sports 분야>
- 법률안 제2조(정의)의 4. “이스포츠”라 함은 게임물을 이용하는 경기 및 그와 관련된 제반활동을 말한다.
- 법률안 제19조(이스포츠의 활성화)
① 문화관광부장관은 국민의 건전한 게임 이용문화 조성과 여가활용을 위하여 다음 각호의 이스포츠 활성화에 노력하여야 한다.
1. 이스포츠 관련 연구활동, 표준화, 기록관리 등에 관한 사항
2. 이스포츠 국제협력 및 교류 등에 관한 사항
3. 이스포츠 진흥시설의 설치 또는 지정, 이스포츠 연구소의 설립, 운영 등에 관한 사항
4. 프로게이머제도 활성화, 프로게이머 권익향상 등에 관한 사항
5.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스포츠 진흥과 관련된 사항
② 문화관광부장관은 이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령이 정한 바에 따라 관련 협회 또는 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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