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사장
[조병규]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사장
  • 이복현
  • 승인 2002.07.0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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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실패에도 조 사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국내 게임개발에 대한 나름대로의 원칙과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국내게임업체들의 게임개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조 사장의 의지가 그것이다. 이에 조 사장은 다시 개발자를 영입해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첫 타이틀 온라인게임 ‘더 크러쉬’ 런칭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레이싱 게임을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레이싱 게임은 홀대받는 장르다. 외국과는 달리 ‘전략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 장르가 인기인 국내에서는 레이싱 게임은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같은 장르를 당당히 선보이며 장르편중화 현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신을 몸소 보여줬다고 하겠다.
‘더 크러쉬’게임에 대해 조 사장은 “온라인게임이라고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진행중인 더 크러쉬에 대한 프로젝트를 포기할 예정”이라며 이를 교훈 삼아 새로운 게임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아쉽다”고 덧붙였다.||조 사장은 2000년 11월 게임소프트웨어 개발팀 ‘미라스페이스’를 영입,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국내 호러 어드벤처 게임 ‘제피’로 알려진 ‘미라스페이스’다. 국내 게임 개발팀으로는 나름대로의 독창성과 게임 개발력을 인정받는 팀이다. 여기에 작년 5월 ‘가람과 바람팀’을 또 다시 영입함으로써 그리곤엔터테인먼트는 날개를 단 셈이 됐다. 특히 가람과 바람팀은 1995년 3월경 결성된 팀으로, 국내에는 상당한 가람과 바람의 팬이 있을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실력을 인정받는 개발팀이다. 가람과 바람팀은 롤플레잉(RPG) ‘8용신전설’(출시 1998. 2), 액션 롤플레잉 ‘레이디안’(1999.3), RPG ‘씰’(2000.4)로 알려진 팀이다.
이 팀들이 다른 회사보다 그리곤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이유는 조 사장과 뜻이 통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개발자들이 원하는 환경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에서 ‘미라스페이스’와 ‘가람과 바람팀’은 조 사장과 뜻을 같이했다. ||‘나르실리온’은 올 3월 그리곤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최근작이다. 지난 3월 출시된 PC용 롤플레잉 게임인 ‘나르실리온’은 1차분 2만 카피가 모두 팔렸다. 악화된 국내 PC게임시장에서 이만큼 팔렸다는 건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또 일본의 미디어퀘스트와 ‘나르실리온’ 판권 계약을 체결, 총 계약금액은 1만장 개런티에 7백만엔(한화 약 7천만원, 1만장 이후부터는 추가 판매 분에 대한 금액을 로열티 형식)에 수출됐다.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이달의 우수게임 5월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에 앞서 한 달전엔 ‘제피2’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은 ‘나르실리온’의 락이 풀려 불법복제로 피해를 봤단다. 조 사장은 “나르실리온 패치가 10만건에 이른다”며 ‘나르실리온’의 약 80%가 불법복제라고 말했다. 이에 조 사장은 “와레즈 얘기는 이제 꺼내고 싶지도 않다”며 말을 끊었다. ||요즘 조 사장은 최근 일고 있는 ‘국내 PC게임시장의 고사론’에 대해 불만이다. 한 마디로 여론이 너무 그쪽으로만 몰아가다 보니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같다는 의견이다. 조 사장은 국내 게임업체들이 PC게임 개발을 포기하고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으로 뛰어드는 것에 대해 “안따깝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게임 개발사들이 너무 유행에 따라 움직인다”며 “소신을 가지고 게임개발을 플랫폼에 맞게 개발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분야가 뜨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게임개발은 결국 작게는 자기 자신과 국내 전체 게임시장의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게이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이 아닌 PC게임이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된다. ||조 사장은 ‘위닝일레븐’ 시리즈나 ‘철권’ 등과 같은 대전 격투게임을 좋아한다. 회사 직원들과도 모여 ‘위닝일레븐’을 즐겨한다. 이에 조 사장에게 있어 이같은 ‘게임’은 회사 직원들과의 유대감을 형성시켜주는 매개체다. 같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보면 어느새 직원들과 가까워져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녁에는 2시간 정도 직원들과 함께 ‘위닝일레븐’을 즐겨한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과 격없이 지낸다. 물론 엄할 때 엄하지만 오히려 직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조 사장에겐 더 없는 기쁨이다. 바로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힘은 이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 사장은 사장부터 신입까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회사의 경영원칙으로 ‘평등한 조직’을 내세운 걸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회사 조직만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조 사장은 말한다.
“회사가 재미있어야 직원들도 재미있고 이런 환경 속에서 만든 게임도 재미있다는 것”이 조 사장의 지론이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며 이를 적극 반영한다. 이에 그리곤엔터테인먼트는 늘 활력소가 직원들에게 나온다.
이에 조 사장은 “그리곤은 재미있는 회사”라고 말한다. 회사직원은 물론 직원들의 가족들도 즐거운 회사가 조 사장이 바라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 어렸을 적에는 ‘스트리트 파이터’나 ‘헥사’, ‘테트리스’ 등의 아케이드 게임을 했다. PC게임으로는 ‘피파’를 처음 접했다. 그 외 많은 게임을 해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블랙앤화이트’ 였다. 특히 이 게임의 독창성에 놀랐다. 이 게임의 제작자 ‘피터 몰리뉴’를 존경한다.

■ 좌우명은 무엇인가?
- 특별한 좌우명은 없다. 좋은 일이든 안좋은 일이든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 이는 게임회사의 고단함을 잊기 위한 방편이다.

■ 국내 게임시장에서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인가?
- 개발과 관련해 진정한 마케터가 절실하다. 마케터는 게임 출시에 맞는 경향과 미래 시장을 예견해야 한다. 철저한 시장조사의 역할을 할 유통사 내에서 마케터가 있어야 한다. 주먹구구식 개발을 지양해야 하고 기획단계부터 서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향후 목표는?
- 일본의 ‘코나미’와 같이 유저들의 기대를 늘 충족시켜주는 게임개발사가 되겠다.
||- 출시도 안된 '나르실리온' 와레즈 유포됐다(?) -
지난 3월 출시된 그리곤엔터테인먼트(대표 조병규)의 ‘나르실리온’이 와레즈에 유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나르실리온’이 아직 출시도 되기 이전이라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당시로써는 눈길을 끌었던 내용이다.
이에 당시 그리곤엔터테인먼트측은 “최근 와레즈 그룹에서 발표한 ‘나르실리온’ 정식 버전의 유출 배포 내용이 사실 무근인 유언비어임”라며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곤엔터테인먼트측은 “나르실리온 정식 버전은 철저한 보안 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출시 전 정식 버전의 유출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만일 나르실리온이 와레즈에 유포되었다고 한다면 예전에 공개되었던 카멕스 버전, 잡지사들에게만 공개되었던 체험판 혹은 데모 버전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조병규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사장은 “당시 상황은 하나의 해프닝이었다”며 “불법복제를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게이머들에게 부탁했다.

사진 = 유영민 기자|yoo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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