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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노리 이원술 사장 "이원술의 '스타이리아' 일발 장전 완료"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8.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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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 자’의 행보만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람이 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스타’라는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머리에 ‘브이’자를 새기고 그가 돌아왔다. 아니 ‘돌아왔다’는 표현은 틀렸다. 늘 치열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손노리 이원술 사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그라비티와의 합작으로 신개념 게임포털 ‘스타이리아’의 공식발표회에 얼굴을 드러낸 이 사장. 그의 얼굴에서는, 누구나 예상했을 법한 어떤 종류의 ‘긴장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패키지 시대의 로망’을 대표하는 그가 처음 온라인에 ‘손을 댔다.’ 하지만 그에게서 긴장감보다는 ‘자신감’이, 이날 현장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표정에서는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 먼저 드러났다. 시종일관 게임포털보다는 ‘온라인 게임기’라는 말을 강조한 이원술 사장. 그는 “게임포털과의 순위 비교를 한 다면, 내년 안에 3강에 들 자신이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말하는 ‘온라인 게임기’에 슬슬 호기심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비장의 무기 ‘스타이리아’, 일발장전 완료
“‘스타이리아’는 온라인 게임기고, 유저의 캐릭터는 메모리카드입니다.” 공식발표에서 선보인 ‘스타이리아’의 컨셉은 ‘이원술 다웠다.’ 단일 캐릭터로 수 십 여 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컨셉. 단순하지만 듣는 순간 ‘그럴싸한’ 그의 비장의 카드가 그렇게 대중 앞에 선보였다. 특유의 끼와 유머, 그리고 ‘한국 게임업계의 장인’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이원술’이다.

단순한 ‘명성’만이 전부는 아니다. 눈 여겨 볼 점은 그가 게임업계와 10년의 궤를 같이하면서 업자들보다는 ‘게이머들’에게 더 유명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의 ‘복귀 아닌 복귀’를 두고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스타이리아’를 통해 8월 10일을 전후로 한 시점에 ‘TV히어로즈’의 클로즈베타 서비스에 돌입하고, 머지 않아 나머지 게임 ‘러브포티’와 ‘Hoops’의 모습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일단 선보이는 게임이 저 정도지만, ‘스타이리아’라는 큰 줄기에 그라비티를 비롯한 11개 중견개발사가 참여한다. 씨드나인을 비롯해 드래곤플라이, 니다, 락소프트, 리더소프트, 볼트소프트, 조이맥스, 흐르는돌, 지폭스, KOG, L&K 등 녹녹한 경력의 11개 사가 지원사격을 할 계획이다. 4개 개발사가 올 겨울을 목표로 게임을 만들고 있고, 7개 개발사는 프로젝트 참여의사를 비친 만큼, 손노리가 선보인 3개의 게임을 비롯해 현재까지 14개의 라인업이 확보된 셈이다. “게임포털이라기보다, 그냥 TV처럼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기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하는 그의 얼굴에 사뭇 다시 한번 자신감이 비친다.

“개발사들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 끊겠다”
“이게 바로 ‘이원술의 스타일’이고, ‘스타이리야’다.” ‘자신의 단일 캐릭터로 여러 가지의 게임을 즐긴다’는 컨셉.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장르마다 게임마다 분위기가 다른 컨셉을 하나의 캐릭터가 어떻게 소화할 수 있냐는 점이다.

“올 연말까지는 1차적 모든 궁금점들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 모두 준비됩니다”라며 그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도대체 뭘까. “핵심 시스템적 요소들이 장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스타이리아’ 세계에 들어간다”고 설명하고는 또 웃음이다. 인심쓰듯 “대략 구체적이고 상세한 기획이 5가지 정도 된다”는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이 사장. ‘온라인 게임기’라는 컨셉, 하나의 ‘넓은 땅덩어리’를 갖고 노는 재미를 주겠다는 컨셉만 기억해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계획이 이미 내후년까지 잡혀 있다.

이 사장이 ‘스타이리아’의 구상을 했던 시기는 지난 2001년 당시였다. 실제로 개발에 들어간 것은 플레너스에서 손노리가 독립했던 2003년 말부터다. 우연의 일치인 지는 몰라도, 그가 삭발을 하고 머리에 승리의 ‘V’자를 새긴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게임사업본부로 있으면서, 2001년 당시에 너무 많은 게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고 여러 여건상 실행에 옮기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해오던 그가 ‘온라인 게임기’로 컴백을 했다. 사뭇 새롭기도 하고, 뭔가 궁금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그가 그리는 ‘스타이리아’의 그림은 명쾌하다. 게임성 자체에서 기존 온라인 게임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기본적인 흐름 자체를 바꿔놓고 싶고, 그럴 자신감도 충분하다”고 이 사장은 설명한다. 뭐든 ‘뜬다’ 하는 장르 하나로의 편중, 시장상황에 따른 개발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답답했던’ 까닭이다. 게이머에게도 개발사들도 ‘게임을 만나는 즐거움’을 알아야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더불어 이 사장은 “가능한 한 (써드 파티들에게)많이 벌게 해 주겠다. 여타 게임포탈들이 제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개발사가 정말 개발사의 자존심을 읽는 한에서 수익배분률이 이뤄질것”이라고 확신했다.

초기 이 같은 안을 놓고, 주변 지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 사장은 확신한다. “개발사에 대한 ‘악순환 고리’를 끊는 일이, 유저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만나는 지름길”이라고 이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그의 내후년까지의 그림이 점점 더 궁금해질 따름이다.

‘100퍼센트 맞다’ 싶은 것, 그의 ‘뚝심’
주변사람들이 이원술 사장을 ‘게임업계의 천재’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신감·자존심·고집.’ 저 세 가지에 ‘실력’을 갖춘 사람은 드물고, 거기에 ‘끼와 재기’까지 갖추라고 하면 참 찾기 힘들어진다. 남들이 보기에 이 사장은 그 모든 걸 가진 사람이다. 10년의 명성을 쌓으면서 그만큼의 ‘굴곡의 주름’역시 함께 쌓아온 이 사장. 겉으로 비쳐지는 긍정적 모습 뒤에는 오히려 10년 간의 말못할 사연들이 숨겨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 알려졌듯 ‘지하단칸방에서 라면을 먹고…’로 시작하는 1세대 개발자들의 쓰린 추억을 대표하는 것도 이 사장이고, ‘패키지 시대의 황제’가 패키지 시장의 몰락을 ‘시뻘건 눈’으로 지켜봐야 했던 당사자 역시 그다. 3년 전 대기업의 게임사업본부에 영입됐다, 개발사 근성을 찾기 위해 20억원의 주식을 고스란히 포기했던 것 역시 모두 아는 사실이다.

알려진 그의 이야기들만으로도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 최근 더욱 눈길을 끄는 그의 행보가 있다. ‘스타이리아’ 프로젝트로 눈 코 뜰 새 없던 상황에서, PSP버전 ‘어스토니시아’를 선보인 것이다. 이 사장은 “손노리 팬들, 그리고 국내 게임이 PSP를 통해 해외 유저들에게 알려질 수도 있다는 생각…. 여러 가지 면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냉정하게 ‘수익’만을 놓고 봤을 때, 그다지 구미를 당길만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음은 물론, 어느 부분에서는 위험까지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었다. 해외반응 역시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10만장 이상 팔렸던 PC게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손노리에게 자존심과도 같은 게임이다. ‘어스토니시아’의 성공으로 97년 손노리 팬이 결성되기 시작했고, 업계 최초로 게임 페스티벌인 손노리 페스티벌이 3천여명의 팬들이 몰린 가운데 화려하게 열리기도 했던, 그야말로 추억이 어린 타이틀이다.

그렇게 ‘스타이리아’ 프로젝트로 모든 역량이 집중돼 있을 때, ‘부러’ 시간을 할애할 만큼 그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일’이었다. 그렇게 자존심을 지키는 일, 자존심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그의 삶의 목표다.

해외시장과 그라비티
지난 6월 10일, 뜬금없는 전격 발표였다. 그라비티와 손노리가 손을 잡고 신개념 게임포털 ‘스타이리아’를 만들겠다는 소식. 도대체 얼마만큼의 ‘보안유지’가 있었던 것일까. 양 사가 손을 잡는 다는 소식은, 내부 직원들조차 직전까지 몰랐던 프로젝트였다. “발표하기 한 이주 전쯤 김정률 회장님과 ‘한 큐’에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렸고, 바로 그 자리에서 흔쾌히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어떤 별다른 긴 설명이 없었다. 단지 김 회장과 이 사장의 설명하기 힘든 ‘신뢰감’에서 비롯된 계약이었다. 잘 알려졌듯 둘은 이미 손노리의 태동시절부터 알아온 관계다. 이 사장의 결혼식 주례를 김 회장이 맡았을 만큼, 둘 사이가 갖는 신뢰감은 ‘돈독하다.’

그라비티와의 계약은 국내는 상용화 후 6개월까지이며 해외는 5년 간의 계약이다. 이에 따라 스타이리아는 상용화 후 6개월이 지나면 국내 서비스를 손노리가 단독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 전까지도 ‘스타이리아’의 물밑작업을 원하는 여러 회사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김 회장과 이 대표의 ‘신뢰감’이 우선이었던 까닭이다.

더불어 ‘스타이리아’가 자신만의 색깔로 해외시장을 넘보기에는 그라비티 만한 요새가 없다는 판단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개발사 근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줄 수 있는 곳이 그라비티라는 판단이었다. 해외시장 진출을 묻는 계획에 대한 질문, 그의 대답은 다소 황당하다. “그라비티가 다 알아서 할 겁니다.” 그의 대화 스타일을 되새김해볼 때, ‘100퍼센트 신뢰’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이 사장이 지금 시점에서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다. “‘스타이리아’를 통해서 유저와 개발사, 국내 게임시장이 밝아지기를 원합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국내 게임시장은 너무 어둡다는 소리다. 그래서 더욱 이원술 사장의 행보에 기대감을 넘은 응원을 해주고 싶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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