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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제이 글로벌 백현철 대표 "R스포츠의 新역사를 창조한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0.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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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 걷기 시작하고, 또 누군가 이를 따라 걸으며 길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게임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먹고사는 것이 당면한 과제였던 게임계란 이름의 길 역시 어느 덧 번듯한 고속도로마냥 산업으로 자리 잡은지 십여년. 이제 게임은 문화로, 그리고 산업으로, 또다시 스포츠란 이름으로 격상해 新문화의 대명사로 불리기에 이르렀다.

하나의 길이 점차 발전을 이룩하며 또다른 길을 창조해내고, 새로운 길들과 결합해 新문화의 초석을 이뤄낸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은 또한번의 웅장한 도약을 위한 날갯짓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R스포츠로 대변되는 로봇문화산업이 대표적. 발전이 없음은 곧 퇴보와 같다며 e스포츠를 이을 또한번의 길 만들기에 나선 에스티제이 글로벌의 백현철 대표를 만나 길잡이로써 그가 완성해낼 21세기형 길 만들기의 초안을 살펴봤다.

한국로보원 발족은 R스포츠 초석
지난 8월 5일 한국로보원 조직위원회는 세계 초일류 로봇 강국으로 도약의 토대을 마련하기 위해 코엑스에서 한국로보원 조직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한국로보원 조직위원회는 2006년까지 전 세계 약 10개국 이상에 로보원 조직위원회를 설립, 한국이 주도하는 로봇문화를 주도해나갈 것이라는 것이 포부를 밝힌바 있다.

“‘로보원’이라는 브랜드는 사실 한국 브랜드는 아닙니다. 인간형 2족 보행로봇과 관련된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 브랜드입니다. 3년 전 그 브랜드를 쓰겠다고 일본에서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10년 정도 앞서서 로봇산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 차이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봇산업에 있어서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연 백대표. “사실 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옛말을 믿고 있습니다. 로봇산업은 늦었지만, 비즈니스 모델만큼은 일본보다 앞서갈 것입니다.” R스포츠가 그 모델의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R스포츠는 로봇을 뜻하는 R의 이니셜을 따 로봇과 관련된 대회를 스포츠로 발전시킨다는 신조어다. “R스포츠에서는 로봇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경기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2족 보행로봇의 격투가 될 것입니다.”

2족 보행로봇 격투의 룰은 간단하다. ▲로봇과 로봇을 조종하는 플레이어(파일럿)으로 준비. ▲정해진 경기장에서 두 로봇이 모든 기술을 사용해서 상대 로봇을 다운시킨다. ▲다운된 로봇은 카운트를 셀 때까지 일어나지 못하면 상대편 로봇의 승리. ▲조작미숙, 부품의 결함으로 로봇이 멈췄을 경우 실격. 이 4가지 룰이 기본이 된다.

“R스포츠를 논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재해있습니다. 로봇산업에 발전이 현재 가장 시급합니다.”
2족 보행로봇 경기는 한·일간에 대회가 이루어졌던 전례가 있다. 결과는 한국 로봇의 참패. “로봇 개발사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개발사가 영세하고 자금력도 매우 열악한 상태입니다. 로봇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로봇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모터(motor)인데, 모터의 경우 한국이 일본이나 타 선진국으로 수출을 한다는 것이다. 모터는 로봇의 관절 부분을 움직이는데 사용되고 모터의 성능에 따라 로봇의 성능이 크게 좌우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핵심 부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고 봅니다. 정부, 산학, 기업이 힘을 합친다면 3년 안에 일본 로봇 기술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확신이 묻어났다.

e스포츠를 모델로 R스포츠의 기틀 마련
백 대표는 현재 WEF(World e-Sports Festival)자문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e스포츠에도 조예가 깊은 그는 e스포츠에서 R스포츠의 희망을 봤다라고 말한다. “R스포츠는 이제 ‘씨앗이 싹트는 단계'입니다. e스포츠 역시 첫 관중은 400명으로 시작했습니다. 전문가, 일반 게임 유저들도 e스포츠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현재 10만 관중이 열광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매김하지 않았습니까. R스포츠도 충분히 가능성있습니다.”

R스포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는 3단계에 걸친 기획안을 제시했다. ▲방송을 통한 리그의 활성화. “아무리 좋은 경기라도 피드벡이 없다면, 스포츠로서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방송을 통한 리그는 R스포츠를 알리는 계기 및 팬층 확보에 기반이 될 것입니다.” 11월부터 로봇경기를 MBC게임에서 방송 할 예정이다.

▲스타급 로봇과 파일럿을 키워라. “e스포츠의 활성화에 큰 축 중 하나는 스타급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가 있어야 관중이 늘기 마련입니다. 리그 활성화 후 스타급 플레이어 육성에 전력을 다 할 것입니다. 스타 만들기가 또 제 장기 아닙니까(웃음).” 그는 그냥 스타도 아니고 한류를 일으킬 수 있는 스타급 로봇과 파일럿을 키우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 1회 R스포츠 올림픽 개최. “한국이 R스포츠는 종주국이 될 것입니다. e스포츠와 마찬가지로 R스포츠하면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앞선 2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짓고 노력해야겠죠.” 이미 1단계와 2단계는 기안을 잡고 실행중이다.

중국, 캐나다, 러시아 및 동남아시아 대학들과 교류를 통해 R스포츠를 전파하고 있고 국내 대학과 로봇 개발기업과도 계속 연계고리를 만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한정된 파이를 만들기보다,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올림픽 개최도 그 일환에 하나가 되겠죠.” 국내시장 활성화가 지금은 최우선 과제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세계를 바라보는 듯 했다.

최종 고지는 新종합 문화 엔터테인먼트
R스포츠는 시작에 불구하다고 말하는 그는 로봇문화, R스포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합 문화 엔터테인먼트까지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산업이 발전하고 당당히 R스포츠로 자리 매김하고 나면, 최종 단계로 종합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볼 생각입니다.” 이미 그의 혜안은 10년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수, 탤런트와 로봇의 접목. 무대 공연에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자신을 닮은 로봇이 나와 춤을 출 수도 있고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미 타 소속 가수와 탤런트의 로봇을 제작중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조만간, 방송 매체에서 연애인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지금 최선은 로봇문화를 알리는 것입니다.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최종 고지는 계속 생각하면서 달릴 생각입니다.”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만을 골라 정진하는 그에게서 로봇문화 산업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e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었던 기틀은 기업, 관객, 정부가 하나가 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로봇문화 역시 이런 하나 됨이 필요합니다. 정부, 기업, 학교 등 연계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고 그 고리로 하나가 되 정진한다면 로봇문화 정착 몇 년 더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물론 가장 필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관심입니다.”

마지막으로 로봇문화를 알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가리지 않겠다고 말한 백현철 대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외롭다. 험난한 그 길을 망설임 없이 선택한 그는 분명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즐겁다고 말한다. 이제 첫발이다. 험난한 행로에서 주저 없이 길잡이로 자청한 그가 있기에 로봇문화와 R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그리고 그가 로봇문화 대통령이 되는 날이 곧 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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