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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박정석 대표 “모바일 사용자의 ‘소비자권리’ 제자리 잡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10.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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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를 쳤다. 그런데 그 바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면 이야기는 다시 시작돼야 한다. 출범 1년여를 갓 넘긴 모바일사용자연합(MCU). MCU는 인터넷에서 활동중인 10여 개 모바일 관련 웹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특정 기업에 기반을 두지 않은 순수 소비자단체다. 출범 이후 1년여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MCU는 거대 이동통신사와 정보통신부·대기업 단말제조업체들을 상대로 한 ‘전쟁’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부당 데이터 요금에 대한 불만과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각종 사례들, 세태조사는 물론 단말기 상의 세세한 버그까지 MCU가 던지는 계란들은 이들 육중한 대기업 바위들에게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1년 여간 ‘육중한 바위들’을 향해 쉴 새 없이 ‘계란을 던졌고’ 그 계란들은 예상 밖의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MCU는 내달 보다 확고한 자립위치를 찾기 위해 정식 민간단체로의 등록을 앞두고 있다. ‘육중한 바위들을 흔들리게 한 계란’ MCU의 박정석(28) 대표를 만났다.

싸우고 또 싸우는 ‘모바일 전사’
“신개념 소비자운동, 이젠 모바일이 중심화두.” 이통사와 정부기관·대기업에까지 사방팔방 ‘유저들의 의견’을 전달해 온 MCU가 내달 정식 민간 단체로의 등록을 앞두고 있다. 초기 결성에서부터 지금까지 MCU를 이끌고 있는 박 대표의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생각보다 많은 반응들이 있어 MCU 자체적으로도 뿌듯하다”며 “한편으로는 모바일 유저들의 불만이 표출될 수 있는 창구가 그간 그만큼 없었다는 반증”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MCU는 지금까지 MP3폰에 대한 논란을 시작으로 이통사 요금제와 각종 제도까지, 다방면에 걸쳐 모바일 유저들의 목소리를 묶어왔다. “직접적으로 돈을 내고 서비스를 누리는 소비자에게 ‘주도권’이 있어야 된다는 논리는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당연한 논리들이 그간 묵살돼 왔다는 데 화가 나는 거죠.”
특정 기업에서부터 그 세부적 단말기 라인업, 그리고 각 통신사별 하위의 무수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증폭돼오고 있음에도, 문제는 ‘흩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힘이 분산됐다는 것이다.

대기업을 향한 소비자 의견 수렴이 지속적으로 실패돼 오면서 결국 해체수준을 밟았다는 것이 박 대표가 주목한 점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모바일 커뮤니티들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별로 운영돼 종합적인 의견을 모으기가 힘들었다”며 “다른 분야보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 이 같은 ‘분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던 데 한가지 더 큰 돌림돌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일반 유저들은 알기 힘든 소프트·하드웨어적 문제점들은 소비자에겐 다시 ‘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을 나타내고 전달하는 점’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묵과해온 대기업들을 향한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목표다. 그렇게 MCU를 중심으로 단말기별 제조사에 대한 커뮤니티와 이통사별 서비스 단위에 대한 유저풀이 아울러지며 MCU의 지지기반은 100만 회원이 됐다. 더불어 이 100만 회원들의 의견을 YMCA등의 각종 시민단체와 엮는 과정도 MCU의 활동특징 중 하나다. “전문가도 ‘속아넘어가는 구조’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물론 그 목표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겠죠.” 끝이 없을 것 같은 ‘싸움’을 이끌어온 박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통사의 ‘어불성설’, 유저들이 봉이냐?
“진짜’가 들어있는 직접화법.” MOU의 활동 스타일은 ‘에누리’가 없다. “직접 회사 앞에서 상징적 퍼포먼스를 하고 이슈를 만든다. 유저들의 의견과 각종 버그리포트를 직접 수집하고 조사한다. 이 수치들과 의견을 그대로 기업과 정부에 전달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직접 뛰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
지난 1년 여 간의 직접화법이 슬슬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MCU에게 중요한 건 소비자의 입장일 뿐입니다. 기업이나 정부의 ‘손해’는 어떻게 보면 ‘관심 밖’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최근 박 대표는 이통사의 서비스가 점점 ‘절대적’이 돼 가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통사의 요구사항에 맞는 단말기를 제조하는 제조업체, 한편 이통사에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무수한 CP들까지 이들에 대한 이통사의 절대권한은 마지막 단계의 부실한 서비스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산적한 과제들 가운데서도 최근 MCU가 일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이통사 서비스 과정에서의 명의도용이나 부가서비스·부당한 데이터 요금 혹은 단말기보조금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부가 서비스 부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발신자번호표시서비스와 문자전송서비스에 대한 ‘무료화 혹은 인하’에 대한 방안이다.

“전문가들은 다 압니다. 그 두 가지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이통사에서 부담하는 금액은 거의 없는 자체 서비스라는 거죠. 즉, 무료로 제공해도 되는 서비스를 ‘일부러’ 돈을 받고 있는 겁니다.” 부당한 서비스 요금을 환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박 대표는 “이 같은 지적을 전달했을 때 이통사는 ‘신규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두 가지 서비스에 대한 요금은 지속적으로 받아야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차라리 유저들에게 ‘기부’를 요구하는 쪽이 훨씬 모양새가 맞는 논리”라고 이통사를 힐난했다. 참고로 이통사들이 발신번호표시와 문자전송서비스로 연간 벌어들이는 금액은 각각 4천억원과 8천억원 정도 가량이다. 이 같은 단적인 문제 외에도 이통사에 힘이 쏠리면서 빚어지는 갖은 문제를 박 대표는 일차적 해결과제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검수권’, 이통사에서 분리돼야
박 대표는 “유저나 제조사·CP들에 대한 이통사의 ‘절대권력’이 이젠 간과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한다. 최근 MCU가 주목하고 있는 또 한가지의 문제는 이통사의 소프트웨어 검수권에 대한 부분이다. 특정 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는 단말기 라인업에 대해 이통사가 요구를 하게 되고, 이 스케줄에 쫓겨 위해 제조사는 ‘부실한 단말기’를 내놓게 된다. 즉 각 소프트웨어간의 충돌가능성에 대해서 세밀한 검증과정이 배제된 채 소비자의 손에 이른다는 점이다.

“벨소리와 게임은 물론 각종 모든소프트웨어에 대한 단말기간의 충분한 검증단계가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이 가장 문제”라며 “일정부분의 소프트웨어 검수권이 이통사 외부의 다른 쪽으로 분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미 이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치고 정부기관과 시민단체와의 연계움직임도 계획 중에 있다.

내달 정식 단체등록을 기점으로 보다 오프라인적 기반을 든든히 하게 될 MCU. 박 대표는 “MCU 산하의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도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 될 예정”이라며 “유저들이 모르고 혹은 알고도 말할 수 없는 부분까지 시원하게 긁어내는 MCU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

사진=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 [Side Story] 모바일 사용자 연합(MCU) 창립이후 지금까지
1. MP3 72시간 제한 재생에 대한 소비자 권리 침해의 건 소비자 운동-해결 완료
2. MS150 하드웨어 문제상황에 대한 문제점 제시 해결 완료
3. SKT 멜론 사이트와 MP3벨 지원 관련 문제 제기
4. 소비자 경고- SK 텔레콤 네이트 무료 상품권 이용시 부가세 별도 청구 문제 제기
5. SKY IM 7000 시리즈 피해사례 모집(향후 폰아리 프로그램의 시초)
6. KT PCS 폰, 스마트 폰 피해사례 모집- 해결 완료
7. KT PCS 소비자 피해사례 모집- 해결 완료
8. KT 계좌이체 오류 건 등을 포함한 문제점 제기 및 언론 보도 자료 발표 소비자 운동 진행-해결완료
9. KT 개인 정보 관리 철저를 촉구하는 보도 자료 발표 소비자 운동 진행 - 해결완료
-KT 시정 조치 내용
모바일 사용자 연합·YMCA 공개 요구 사항
- KT 조치계획
1) 소비자 피해에 대한 즉각 배상 피해액 전액 배상
2) 소비자 불편/피해에 대한 공개 사과 KT 사이트를 통해 추가 피해자에 대한 피해 사례 접수 및 배상
3) 업무담당 직원에 대한 재교육 실시 4월 셋째주 연수원 교육실시 및 5월 중 지역 순회교육 실시
4) 가입 절차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 주민번호 및 계좌번호 실시간 인증 시스템 도입
10. 휴대폰 SW 버그 유형 실태 보고서 작성
11. 휴대폰 시민 평가단 “폰아리” 결성, 서울 YMCA 시민중계실
12. 발신번호표시 서비스 / SMS 무료화 운동 진행 서울 YMCA 시민중계실
13. 네이트 2.0 버전에서의 고객 정보 유출건 문제 제기 및 해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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