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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엔터테인먼트 김양신 대표 "북미전선 이상 無"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1.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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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시장에서 성공한 타이틀은 우려먹기의 대상된다. 한 장르에서 크게 성공한 아이템은 다양한 상품으로 혹은 다음 작품의 속편으로 이용되는 것이 현실. 네임벨류의 매력이 그 만큼 크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친 우려먹기는 발전을 저해하는 것 또한 간과 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5년 하이브리드 스포츠 장르를 개척, 국내 게임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던 ‘프리스타일’. 동시접속자 수 8만, ‘WCG2005’ 시범종목 채택 등의 성과를 올리면서 국내 게임시장의 스포츠 열풍을 주도했다.

2006년, 게임업계 및 유저들은 월드컵 특수와 함께 축구게임의 붐을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이하 JC)의 차기작인 ‘길거리 축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철저히 깨고 JC는 액션어드벤처 게임인 ‘고스트X’를 카드로 내밀었다. 안정성보다는 도전을 선택한 JC, 그 뒤에는 김양신 대표가 있었다. ‘다양성이 없다면 죽은 개발사다’라고 말하는 김대표. 병술년, 그녀가 꿈꾸는 청사진을 들어봤다.

다변화만이 살길이다
김양신 대표는 국내 몇 안 되는 게임업체 여성 CEO 중 하나다. 그러나 그녀는 일에 있어서 여자라는 호칭을 거부했다. “제가 여성이라고 해서 꼼꼼하거나 부드러움을 가졌다고 생각해본 적인 없습니다.” 여성 CEO라는 세간의 이목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듯 보였다. “일에 대해서는 다 똑같지 않습니까.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능력을 평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면서 진정한 여장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그녀도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니다. ‘레드문 온라인’, ‘러쉬 온라인’, ‘쉔무 온라인’까지 김대표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글쎄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간의 게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JC가 있다고 봅니다.” ‘프리스타일’ 이전의 게임들에 대해서 그녀는 실패란 단어를 쓰는 것을 싫어했다. 어떤 방향으로든지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김대표.

“’쉔무 온라인’의 경우 일본 쪽과 의견 조정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나 게임제작에 있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이어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해 버리는 것이 진짜 실패다”고 강조하면서 “’왜’ 결과가 좋지 못했을까 생각하고 고치는 것이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올해 독일 월드컵 특수를 노린 축구 온라인 게임만이 6개 정도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프리스타일’의 모태로 충분히 축구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김대표는 ‘액션 어드벤처’라는 새 장르를 선택했다. “참 많은 제안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김대표는 좋은 조건과 안정성을 과감히 버렸다. “게임이 좋다면 그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게임은 언제든지 뜰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확신에 차있었다.. 그녀는 ‘좋은 게임’란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앞으로도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장르는 상관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양성이야말로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개발사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 아닐까요.” 김대표가 강조한 다양성이야말로 그녀의 원동력이며 JC의 첫 번째 성공 전략이었다.

도전 없이는 성과도 없다
지난 2005년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프리스타일’의 열풍은 거셌다. ‘WCG2005’ 시범종목 채택은 국내 게임도 e스포츠 게임으로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대표는 “e스포츠 강국임을 강조하지만, 모든 e스포츠가 국외 게임이라는데 안타까움이 많았다”며 “’WCG2006’에서는 꼭 정식종목으로 채택 국내 게임의 자존심을 보여주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프리스타일’은 이와 동시에 일본과 대만 수출 그리고 중국수출까지, 유수 해외 개발사들로부터 즐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정확한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중국의 경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수출했습니다.” 세계적인 개발사 ‘블리자드’의 역작인 ‘WOW’와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다.

JC의 성과는 한국 게임계의 위상을 높인 성과로 평가받아도 손색없다. 사실 결과만으로 쉽게 이야기하지만, 김대표의 노력의 산물이다. 2005년 국내에 있던 시간보다 중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만큼 중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쓴 노력만큼 달콤한 열매를 얻은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프리스타일’의 반응이 좋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저반응과 다르게 서비스업체들의 반응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총 3군데, 2군데는 메이져 퍼블리셔였고 1군데는 신생 퍼블리셔였다. “안정성을 고려하자니, 수익성에서 떨어졌고 수익성을 고려하자니, 안정성이 떨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녀의 두 번째 성공전략은 여기에서 빛을 바란다. 김대표는 ‘프리스타일’의 성공을 확실했고 안정성보다는 도전으로 인한 쟁취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성공했다.

“게임에 대한 확신이 있는데 굳이 숙이고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국내 게임개발사들의 중국 진출 눈치작전에 일침을 놓았다. “개발자들에게도 항상 도전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안정성을 추구할 수는 없었다”는 그녀의 말에서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프리스타일’ 수출 이후 여러 개발사들에게서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프리스타일’ 이후 한국 게임이 가격이 한 단계 상승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녀의 환한 웃음은 기분 좋은 수출과 함께 한국게임계의 위상을 높인 결과처럼 밝았다.

내 사전에 만족은 없다
작년 화려한 한해를 보냈음에도 그녀의 모습은 첫 경기를 위해 연습하는 선수처럼 긴장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대표들이 성과에 대한 만족하지 않을까요.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인가?(웃음),” 아마 올해도 국내보다는 해외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김대표. 그녀의 다음 목표는 북미였다. 국내 게임들이 많은 수출은 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에 한정된 것이 사실. 그녀는 “훌륭한 게임들을 썩히는 것만큼 개발자 입장에서 죄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게임,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만들어서 세계각지로 팔 수 있다는 것”임을 강조했다.

국내 우수 게임들이 매번 북미시장을 두드렸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대표는 2006년 북미 시장 성공적인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농구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프리스타일’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며 “개발단계부터 본토 침공을 계획했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그녀의 세 번째 성공 전략은 여기에 있다.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것이 없다”며 “개발자들에게도 자신을 뛰어 넘을 것을 강조한다”고 말하는 김대표의 모습에서 비장함 마저 엿볼 수 있었다.

“국내 게임이 해외에 비해 온라인 콘텐츠가 앞서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개발기술이 곧 온라인 콘텐츠에 눈을 돌릴 것이 자명하고 그 때부터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김대표는 이어 “앞서 있을 때 박차를 가해서 선도를 점령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 게임이 살길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 진출 후 제 3시장, 남미와 유럽 진출까지 그녀의 계획은 이미 전 세계를 향하고 있었다. 한정된 파이로 만족하기보다는 더 큰 파이를 찾아 끝임 없이 정진하는 그녀의 모습은 타 개발사들의 CEO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부랴부랴 ‘고스트X’의 사내 품평회를 준비하러 가는 모습에서 김양신 수장의 뒷모습에서 ‘JC 미래 맑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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