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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스포츠 협회 회장 김신배 “2006년, e스포츠의 행복한 비상이 시작된다”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01.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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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고 한국이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있다면 단연 e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년간 국내 e스포츠는 단일 경기 10만 관중시대는 물론 억대 프로게이머 증가, 우리나라 주최 국제게임대회,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 등 폭발적인 흥행가도를 달려왔다. 일부 마니아적 문화 코드로 여겨졌던 e스포츠는 여타 프로 스포츠의 아성을 뒤흔들 만큼 대중적 활로에 들어섰다.

이처럼 e스포츠가 단기간 내에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밑바탕에는 한국 e스포츠 협회의 땀과 노력이 담겨있다. 여기에 오색 꿈을 안고 전세계를 향해 행복한 비상을 할 수 있도록 e스포츠에 날개를 달아준 주인공이 있다. 다져지지 않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만을 멀리 내다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2기 협회의 김신배 협회장이다.

e스포츠는 ‘디지털 휴머니즘’의 산물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작년 4월 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e스포츠협회 제2기 출범식’을 갖고 SK텔레콤의 김신배 대표이사를 신임 협회장으로 추대했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대구에서 프로리그 후기리그 결승전 열리기 전날, SKT 신사옥 32층 접견실에서 김신배 협회장을 만났다. 바쁜 업무 일정이지만 여유 있는 미소로 시종일관 응대하는 모습에 역시 국내 최고의 이통업체를 이끌만한 자질이 충분히 있어보였다. 그런 그가 e스포츠 협회장의 자리에 욕심을 내었다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듯.

특히 e스포츠 협회장에 오르기 이전 SK텔레콤 T1의 구단주였던 김신배 협회장은 이미 준비된 ‘리더’였다. “T1이란 팀을 창단하기 위해 e스포츠 관련 자료들을 여러 차례 검토했습니다. 게임 하나로 관중을 끌어들이는 것을 보고 e스포츠가 ‘디지털 컨버젼스 (Digital Convergence)’ 시대에 가장 각광받을 산업이겠구나 깨닫게 됐죠.” 그는 이어 “자사와 e스포츠의 연관성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야구, 농구, 골프 등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방융합 시대에 어울리는 컨텐츠모델로서 e스포츠를 조사한 것.

“창단 직후에 가졌던 최연성 대 이윤열의 MSL결승전은 게임문화에 익숙지 않았던 저에게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었죠. 당시 e스포츠팬들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 열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김신배 협회장은 사업스케줄로 꽉 찬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야외투어로 진행되는 경기장에는 꼭 모습을 드러내려고 애쓴다. 실제로 전기리그 광안리 결승전이나 한·중게임대회인 CKCG, KeSPA컵 등 틈틈이 현장에 들러 선수들을 격려했다.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확실한 증거 아닐까요.”

이에 앞서 김 회장은 숨은 공로자를 정부와 게임단 등 e스포츠 종사자들에게 돌렸다. 그들의 노고에 비추어 본다면 지금 상황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는 것. 다만 그 흐름의 물꼬를 틀어줄 기폭제 역할을 협회가 잘 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 발전의 핵심은 ‘팀웍’
출범 직후 2기 협회가 맨 처음으로 나선 사업은 양 방송사로 나누어 진행되던 프로리그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여타 프로 스포츠의 중심축이 방송사에 있지 않다고 여긴 김회장은 추후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도 주객전도된 이 상황을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던 것. 그리하여 협회 출범 후 한 달 뒤 사상 첫 통합리그란 명목 아래 프로리그가 재탄생했다. 이밖에 상설경기장 마련, 광안리 12만 관중 운집, 국산 e스포츠 종목 활성화 등 프로스포츠다운 e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한 협회 측의 노력은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 협회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았다. 미소로 일관했던 김회장도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듯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협회 출범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존의 산적한 과제 해소를 위해 많은 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에 얽힌 이해관계를 중재하거나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대화가 부족했던 것이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기본은 대화인데 모든 이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하려는 협회 측의 욕심이 컸던 탓입니다.” 힘들었지만 결코 후회해본 적은 없었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 그는 e스포츠가 한국 주도의 ‘블루오션’으로 가기위한 진입로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즉,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걸어갈 길을 순차적으로 나열한 것. 맨 첫 단계는 5개 프로게임단 창단이다. 김회장은 이미 협회의 제안 사업에 따라 창단 검토 기업 및 해당 팀의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이를 상반기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협회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숨 가쁘다’는 것입니다. 게임단 창단 사업 외에도 앞에서 열거한 일들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 사안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김 회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e스포츠 8년사가 결코 쉬엄쉬엄 달려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가 회사 운영방침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사안 중 하나가 ‘팀웍’입니다. 협회, 선수단, 방송사, 게임팬이 같은 곳에 뜻을 모아 힘을 합한다면 이를 극대화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1000만 게이머들에게 전하는 신년 메시지 ‘희망’
사업에 있어 빈틈없고 냉철한 김신배 회장은 온정을 중요시 하는 ‘감성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작년 수능 때는 대입을 앞둔 직원 자녀들에게 직접 작성한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편지를 받은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예기치 못한 최고경영자의 편지와 선물에 감동했다는 후문. 김 회장 역시 슬하에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두 자녀 모두 해외 연수 및 취업준비로 바빠 함께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놓는 김회장에게서 은근히 자식들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e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부터 자녀들의 취미 생활을 눈여겨보게 됐어요. 간혹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으로 해소하길래 요즘 하는 골프 대신 게임을 배워볼까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웃음)” 그래도 김 회장은 다시 스무살 시절로 돌아간다면 한번 쯤 프로게이머에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호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곧바로 너털웃음을 지으며 진짜 본심을 털어놨다. “보는 게임은 재밌는데 하는 게임은 영 소질이 없네요. 일전에 T1 숙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연습 정도를 보고 감탄사를 뱉은 적이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하루만 연습해도 그들의 노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 그는 수백 명의 게이머들을 향해 아버지와 같은 마음을 담아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개인이든 사회든 이끄는 자들은 학식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꿈이 있는 사람이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UN 장애인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헌신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영우 박사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e스포츠는 게임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의 꿈이 e스포츠를 21세기에 이끌어갈 최고의 문화 컨텐츠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꿈이 여러분 자신을 최고가 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자신의 큰 꿈을 위해 계속 노력합시다.”

사진=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김신배 사장 약력
■ 학력
1971~1974 경기고등학교
1974~1978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1978~1980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1983~1985 미국 Pennsylvania대학교 경영대학원(Wharton School) 석사

■ 경력
1995.07 ~ 1997.03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1997.03 ~ 1998.06 SK텔레콤 사업전략담당 이사
1997.09 ~ 1999.02 하나로통신 비상임이사
1998.01 ~ (現) 한국경영과학회 이사
1998.07 ~ 1998.12 SK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
1998.12 ~ 2000.01 SK텔레콤 수도권지사장 상무
2000.01 ~ 2000.03 신세기통신 경영지원단장 상무
2000.03 ~ 2000.12 신세기통신 전략지원부문장 겸 사장실장 상무
2001.04 ~ 2002.01 SK신세기통신 전략지원부문장 사장실장 겸 정보시스템실장 전무
2002.01 ~ 2004.03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2.03 ~ 2004.03 하나로통신 비상임이사
2004.03 ~ (現)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005. 3.12 한국 RFID/USN 협회장
2005. 3.18 e스포츠 협회장 사단법인 한국e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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