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 “‘대장금’ 넘는 한류의 ‘힘’ 게임 통해 보여주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2.20 10:1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엔도어즈 김태곤 개발이사. 그도 그의 작품들도 늘 담백하다. 하지만 그와 그의 게임들이 보여주는 저력은 수식어 없이도 늘 화려했다. 그래서 가끔은 안타깝다. 그가 보여준 저력들에 비해, 그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들이 왠지 늘 부족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의 이름 석자는 늘 화려한 수식어 대신 꾸준한 작품으로 말해왔다. 14년 간 선보인 작품만 무려 11개. ‘다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움을 주는 건 이후의 문제다. 그의 작품들에는 역사를 관통하는 어떤 ‘한국적 힘’이 일관성 있게 늘 담겨있었다.

그가 보여준 한국 소재의 게임들은 한결같이 무겁지 않으나 가볍지도 않았고, 진지하지만 결코 느끼하지 않은 힘을 보여줘 왔다. 게임의 스타일은 곧 그의 모습이다. “’타임앤테일즈’는 3월 말께, ‘군주배틀’도 조만간 머지 않은 시점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겁니다.” 새로운 서비스 일정을 잡고, 다시 한번 고삐를 바짝 조일 시점. 새로운 계획들, 그리고 자신의 게임철학을 이야기하는 김태곤 이사. 새로운 타이틀들에 대한 그의 애정은 신기하리만큼 한결같다.

‘익숙함 속의 새로움, 초라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임진왜란- 이순신- 한산도대첩- 장보고- 향후 기획중인 삼국시대까지. 그는 한결같이 이 묵직한 소재들에 남들이 다루지 않은 정치- 경제- 무역- 전투 시스템을 얹어왔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결코 거북스럽거나 무겁지 않다. 하물며 화려하게 쏟아지는 3D 대작들 속에서도 고집스러울 만큼 2D를 고집해왔지만, 초라했던 적 역시 한 번도 없었다.

“제 나름의 철칙은 ‘기본을 누구보다 잘 구사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기본이 든든하다면, 설령 무너지더라도 무너진 시점에서부터의 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너무 쉬운 이론이지만, 아무나 지키기 힘든 일은 바로 ‘기본’이다. 그런 기본을 너무나 잘 알고 또 잘 지키는 사람이 바로 그다.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역사물입니다. 그리고 역사물로 늘 승부수를 띄워왔고, 앞으로도 역사물로서 살아남고 싶습니다.” ‘또’ 한국적 소재다. 그 한국적 소재가 이번에도 ‘역시 새롭다.’ 3월 말 오픈베타 서비스를 준비중인 ‘타임앤테일즈’는 한국적 소재를 중심으로, 6 명의 역사 속 용병 캐릭터를 조정하고 그 무대가 중국과 일본- 인도까지 광범위해졌다. 그런점에서 그가 보여줬던 저력 이상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역사물에 탁월한’ 김태곤 사단 특유의 장기가 다시 한번 살아난다. 한국적 소재를 중심으로 아시아까지 그 무대가 넓어진 만큼, 해외진출에 있어서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그라비티와의 퍼블리싱 계약은 그런 기대감 차원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60여 개 국의 탄탄한 인프라와 우리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게임, 양자의 필요충분조건이 맞았다”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

‘한국적 소재’는 양날의 칼
“저에게 ‘한국적 소재’는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역사물’이 부각되면 으레 지루할 것이라는 시선이 앞서기도 하고, 교육용이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 그리고 해외진출이나 현지화에 있어서는 가끔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양날의 칼이지만, 김 이사는 그 양날의 칼을 누구보다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게임의 재미와 교육적 효과라는 누구도 잡기 힘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낸 게임들이 그 답이다.

또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전작인 ‘군주’의 경우 일본서비스 버전은 거의 새롭게 개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적 소재를 100퍼센트 해외에 알린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현지 유저들이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이 관건인데, 그 과정에서 한국적 소재가 일정부분 희석된다는 고민도 있긴 합니다.” 김태곤 이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의 지론은 한 가지다. “설령 100퍼센트의 한국적 소재가 30퍼센트만 남아 해외에 나간다해도 그건 고무적 성공”이라는 점이다. 한류열풍의 대표사례인 드라마‘대장금’, 그리고 무릇 많은 한국 드라마들을 떠올리면 쉽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 정통사극이 해외에 진출했다면, 그만큼의 열풍을 일으켰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현지화 과정에서 고민하는 부분은 ‘퓨전’과 ‘잡종’의 선을 명확하게 가르는 것”이라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

“‘궁’이라는 드라마가 한국적 소재를 왜곡했느냐 안 했느냐, 혹은 우리 게임들이 소화하는 역사적 사실들이 한국적 소재를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해냈느냐에 대한 논란이나 비판은 일정부분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하지만 늘 중요한 것은 그런 분명한 한국적 컨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성공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이 이번 ‘타임앤테일즈’를 기점으로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기존 한국적 소재들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과 일본- 인도의 이야기가 사뭇 타당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한국적 소재가 보다 자연스럽게 현지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임앤테일즈’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
한국적 소재에 정치- 경제- 역사 그리고 무역까지. 이 다양한 요소들을 뒤섞기 위해서는, 그에게 또 다른 노력이 요구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일년에 이와 관련된 서적을 수십 권씩 읽는 것은 기본이다. 방송과 시류에 늘 귀를 열어놓고 과거와 현재, 그 가운데 지점에 게임을 위치시키는 작업은 그의 버릇이자 직업이다. “역사물 속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반복해서 읽습니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다보면, 너무나 익숙하고 생생한 장면으로 다가오니까요.”

3D, 이제 누구보다 잘 할 자신 있다
그가 2D를 그토록 고집해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게임이 재미있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적 시스템에서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없다면, 게임의 수명은 보장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치중해왔고, 그 부분을 유저들께서도 잘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김 이사는 말한다. 고집이라기보다는 그저 ‘수순’을 밟았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대로 그의 게임들은 꼭 한 가지 부분에 있어서는 독특하고 견고한 시스템적 재미를 보여줘 왔던 것이 사실이다. 어려울 것만 같은 무역과 경제- 정치라는 소재를 그만의 장기로 게임마다 녹여내왔기 때문이다.

2D를 기반으로 일단은 원활히 돌아가는 시스템. 그리고 독특한 소재를 ‘요리’해 나가는 스킬을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그에게는 생겼다. 완벽한 소화 후, 김 이사는 현재 3D에 대한 가능성을 심도 있게 고민중이다. “3D작업에 대한 부분은 현재 개발2실로 자리잡은 ‘쿵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활발히 진행될 겁니다. 어떤 작품이 되든, 기존 엔도어즈 그리고 개발진들이 보여줬던 기본적 능수능란함을 이젠 3D작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김 이사는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선보일 시기는 대략 오는 2007년 초가 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사뭇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순차적으로 올 해에도 두 작품 정도 새롭게 더 선보일 겁니다. 그리고 그 후에 3D작품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김 이사. 다른 누군가의 말이었다면 불가능한 허풍이라고 넘겼을 스케줄. 김태곤 이사이기에 사뭇 귀가 솔깃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 김태곤 이사 약력
- 1991년 홍익대학교 전자공학과 입학
- 1992년 고등학교 동창들과 HQTEAM설립
- 1996년 ‘충무공전’
- 1997년 ‘임진록’
- 1998년 ‘이스트’
- 1999년 ‘임진록영웅전쟁’
- 2000년 ‘임진록2’
- 2000년 ‘천년의신화’
- 2001년 ‘임진록2-조선의 반격’
- 2002년 ‘거상’
- 2003년 ‘군주’
- 2005년 ‘타임앤테일즈’
- 2006년 ‘군주배틀’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