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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인터테인먼트 이상희 사장 “여성 게임의 성공 신화 다시 쓴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3.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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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인터테인먼트(이하 나비야)가 또 한번 여성 유저들을 ‘자극’하고 나섰다. 이상희 사장은 “여자만, 그것도 17세에서 23세의 여성이면 더욱 좋다”며 ‘바닐라캣’이라는 ‘은밀한 초대장’을 세상에 던지고 있다. 이 사장이 오랜만에 ‘여자 게임’을 들고 다시 말문을 열었다. ‘코코룩’과 ‘써니하우스’로 ‘여성게임’이라는 트렌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던 나비야. 3년 여 만에 세상에 공개한 ‘바닐라캣’으로 또 다시 여성 유저들을 ‘도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천천히 시작해서, 단단하게 그리고 보다 강하게 가자는 것. 새로운 요구들을 분석해 나가는 게 초반 전략이었다”며 “현재 두 달여간 충분히 기반성을 테스트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시점”이라고 힘주어 설명했다. “왜 또 여자냐고요? 가능성이 분명한 ‘새 시장’인데 망설일 이유가 있나요. 앞으로도 언제나 ‘여성게임’이 될 겁니다.”

또 여자다. 이 사장이 말하는 ‘바닐라캣’은 그것도 정확하게 17세에서 23세까지의 여자만 ‘된다.’ 2000년대 초 나비야의 ‘코코룩’과 ‘써니하우스’가 일으켰던 첫 도발들은 ‘바닐라캣’을 통해 더욱 그 농염한 빛을 더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장르에서, 여성유저들의 잠재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줬던 게임들이 ‘코코룩’과 ‘써니 하우스’였다면, ‘바닐라캣’은 이 여성유저들이 서로 더욱 ‘긴밀해 질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을 그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바닐라캣’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별도의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웹 온라인 게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나비야의 첫 작품이면서도, 기존 나비야가 장기간 흐른 세월만큼 ‘농염한 빛’을 더하고 있다. 수천 벌의 의상을 직접 배워 제작을 할 수가 있다는 컨셉 자체가 신선하면서도, 보다 세분화된 타케팅과 서비스 방식은 기존 게임들보다 훨씬 ‘능수능란’하다.

소모적 마케팅을 배제한 채 조용하게 시작했다. 오픈베타 두 달여, 하지만 ‘점차 시끄러워 질 것 같은’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게임 자체의 소재가 구미를 당기는 것도 물론이지만, 끈끈한 커뮤니티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여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마케팅적 탄력에 점차 가속도가 붙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걸스 트랜드 라이프 미니포털’ 너무 긴가요? 하지만 저 단어만큼 ‘바닐라캣’을 명확하게 나타내주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다. 그녀는 “개인, 구체적으로 여성들이 일상에서 습관처럼 필수적으로 접하게 되는 온라인 공간들. 그 안에 ‘바닐라캣’이 들어가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여자들의 요구나 ‘필요’를 ‘바닐라캣’이 소화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 되겠죠”라며 여유만만하다.

접시를 깬다고? 세상을 깨겠다!
나비야가 만들어왔고 또 만들어 나갈 ‘여성게임.’ 나비야, 그리고 그녀의 게임들은 기존 장르의 공식에 충실하기보다는 새로운 공식과 장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여자가 셋이 모이고 삼백이 모이고, 삼만·삼백만…. 접시를 깨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지금 나비야가 노리는 ‘나비효과’입니다.” ‘바닐라캣’은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옷을 판매하고, 패션모델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패션 전문직업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3천여 벌의 의상과 1천여 종의 액세서리를 이용해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연출할 수 있어, 패션과 유행에 관심이 많은 10∼20대 여성들을 구체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소재가 특이하면서도 ‘구미를 당기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상대적 소수인 ‘여성유저’를 공략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선도 만만찮은 것이 사실이다. 그녀는 “기존 온라인 게임들이 남성들이 ‘보다’ 선호하는 전투 혹은 경제와 레이싱 등으로 뻗어나갔다면, ‘여성’들이 조금 더 선호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소재들이 아직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여자들이 보다 다채롭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소재 영역’이 패션이건 화장이건 훨씬 더 다채롭다는 것이겠죠. 그걸 새로운 게임 시장으로 보는 것뿐”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나비야의 게임들이 한결같이 시도해 본적이 없는 시장을 공략해 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틈새시장이란 말보다는 ‘새 시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기존 게임들은 장르가 갖게 되는 구체적 공식이나 틀에 제약을 받지만, 우리가 시작하는 게임들은 바로 그게 그 장르고 공식이 될 테니까요.” ‘심즈’시리즈나 ‘프린세스 메이커’등이 그 장르의 공식 ‘바이블’인 것처럼, 나비야의 게임들이 새로운 장르의 바이블이 되겠다는 것. 그녀가 꿈꾸는 나비야가 바로 그렇다.

그녀는 페미니스트와는 거리가 멀다. 아니, 어쩌면 그 누구보다 진일보한 페미니스트가 이상희 사장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처음 태어나서 즐겨봤고, 처음 게임의 재미를 알았다고 말하는 여성들. 그들이 접했던 게임들이 바로 ‘나비야 스타일’의 게임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실제 ‘코코룩’이나 ‘써니 하우스’를 통해서 실제 여성유저들의 그 같은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 받았다. 이제 온라인으로의 ‘서비스 개념’을 보다 충실히 탑재할 일 만이 남은 셈이다.

퍼블리셔와 개발사, 서로에게 ‘꼭 맞는 옷’
“어느 순간 ‘싸움닭’이라고 소문이 났대요. ‘싸움’이라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 그런 소문이 붙었다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하고…(웃음).” 지난 2년 여간 나비야가 차기작 ‘바닐라캣’을 두고 빚었던 몇몇 포털과의 불협화음들이 어느 순간 그녀를 ‘싸움닭’으로 포장했다. ‘지나간 일’ 그것도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가 된 일들이 갖는 매력은 ‘웃으며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장은 웃으며 지난일을 회고한다. 현재 CJ인터넷 넷마블과 ‘바닐라캣’에 대한 듣기 좋은 화음을 맞춰가고 있는 나비야. 하지만 이 같은 화음을 얻기 위한 ‘뼈저린 조율’기간이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설명이다.

개발기간 중 ‘바닐라캣’이라는 서비스 모델을 놓고 많은 퍼블리셔들이 ‘탐’을 내며 물밑작업을 벌였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넥슨과 CCR 등과 나비야가 겪었던 다소의 ‘이견차’들이 많은 구설수를 낳았던 것. “MMORPG도 아니고 그렇다고 웹보드 게임도, 캐주얼 게임도 아닌. 하물며 기존 공략 유저층까지 새로운 게임이 바로 ‘바닐라캣’입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 몸, 우리게임’에 맞는 서비스 방식과 스타일을 ‘까다롭게’ 찾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부분이고요.” 중소 개발사들과 퍼블리셔들의 기반 서비스 모델들이 자리를 잡던 극초기, 더불어 ‘바닐라캣’이라는 ‘독특한 게임’. 서로를 물색하는 데 많은 부분이 생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사장은 “지금은 ‘편한 옷’을 입은 것처럼 ‘아주’ 좋아요. 서로 이해하면서 갈 수 있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최고의 옷은 없지요”라며 자신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이 사장이 생각하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 “양자간에 ‘최선의 방법이 이거다’라는 공식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서로를 ‘틀’에 가두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이해가 서로를 묶어주는 끈이 될 수 있겠죠.” ‘바닐라캣’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이 타진됨과 동시에 미주시장과 일본·중국의 구체적 러브콜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 역시, 퍼블리셔와의 긴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이 사장은 공을 돌린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side story] “내 님은 어디에…”
“‘바닐라캣’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제 2의 라그나로크’가 되겠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하게 돼요.” 이 사장의 뼈 있는 한마디. ‘총각’ 인사와 관련된 발언은 상관이 있건 없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녀가 아직 미혼이기 때문이다. “배 밭에서 갓 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을 품고 살아요, 하도 말들이 많아서(웃음)….” 출중한 미모와 카리스마, 능력까지 어느 조건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사장이 아직 미혼인 것에 사뭇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에 총각만 있으면 그녀와 연결해주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답은 간단하다. “제가 여자임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이상형, 서로의 일이나 생각을 존중해 주면서 평생 같이 살 사람은 결혼형인데, 두 가지를 다 욕심을 부리다 보니 시기가 늦어졌다”는 것. 작년 무려 주위의 다섯 총각들이 장가드는 모습에 그녀 역시 아주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다. ‘눈이 높은 것’은 아닐까. 이 사장은 딱 잘라 말한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데, 아직 안경을 못 찾은 거죠”라며 유쾌하게 웃는 그녀. 현재의 일만큼 그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누군가가, 올 해 안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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