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라곤네트웍스 박준서 사장 '샤인온라인'으로 "시끌벅적한 '잔치' 열어보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4.17 11:0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소개발사가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이 게임을 잘하지 못하면 ‘여기서 끝’이라는 ‘위기감’과 그만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이라고 박 사장은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잔칫집에 오셨으니 좀 어수선 한 건 흥으로 받아달라”는 첫인사. 아라곤네트웍스(이하 아라곤) 박준서 사장의 첫 인사에는 ‘잔치를 여는 집 주인’의 여유가 가득하다. 아라곤의 처녀작 ‘샤인’이 드디어 프리오픈 시작 하던 당일, 분주한 가운데 손님을 맞이한 박 사장의 얼굴엔 긴장감과 여유가 공존하고 있다. 사람 좋은 웃음, 웃음이 퍼지는 얼굴에 잔잔히 번지는 주름. ‘신생개발사 아라곤의 처녀작’이라는 ‘풋풋한’ 수식어 이전 먼저 다가오는 것은 박 사장의 ‘그윽한 주름들’이다. 녹록지 않은 경력과 내공을 말해주는 듯, 혹은 뭔가 평탄치 못했던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잠시. 프리 오픈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 반응을 얻은 ‘샤인 온라인’의 시끌벅적한 잔칫집. 그 잔칫집의 현장 터주대감 박 사장을 만나보자.

시장 공식 철저히 적용
“물 같은 게임, 무색의 맛이지만 정말 어떤 음료보다 시원한 게임이 ‘샤인’이 갖는 컨셉입니다.” 밝고 경쾌한 만화풍의 MMORPG ‘샤인온라인’. 박 사장의 자신감이 남다르다. 2년 여간 조용히 개발기간을 거친 ‘샤인온라인’이 이달 초 ‘시끌벅적한 잔치’의 본격적 오픈을 임박해 두고 있다.

‘샤인 온라인’은 처음부터 철저히 해외 시장을 겨냥해, 그리고 철저한 부분유료화시스템을 의식해 개발됐다. 많은 해외 관계사들은 일단 국내에서 일정정도의 성공을 거둔 게임을 사가기를 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흥행성을 구체적으로 확인 한 후 자국내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그런 점에서 ‘샤인 온라인’이 국내서비스 이전 거둔 성과는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일본 게임 업체와 계약금 100만 달러를 받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 게임업체 광통과도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 160만 달러와 29퍼센트의 로열티를 조건으로 결정했다. 광통은 향후 3년 동안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독점 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아직 국내에서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인 시점. 이로써 26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더욱 눈길을 끈다. “다른 것은 없습니다. 일단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 대한 공감’이 첫 번째죠.”

“파트너사를 자처했던 많은 회사들이 있었고, 저희 쪽에서 원했던 파트너사도 많았지만, 가장 큰 부분은 바로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한 양자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겁니다. 일본의 경우 특정 개인(일본 하이파이브사의 시온 대표)의 역량을, 중국의 경우 현지 회사의 튼실함을 최우선 조건으로 쳤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아라곤은 이 외에도 올 하반기 중 대만·태국·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권과 독일을 포함한 유럽시장으로 진출이 가능성을 타진 중에 있다.

박 사장은 “제작 때부터 전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카툰풍의 그래픽 스타일과 부분 유료화라는 수익모델로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이 해외 진출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국내 서비스 오픈 이전에 일본과 중국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아 우선 진출할 수 있었고, 향후로도 세계 각국 진출에 대한 많은 부분에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고 확신했다. 현재 그는 ‘샤인’의 연말 국내 최소 동시접속자 수를 5만으로 목표하고 있다.

가능성에 대한 ‘공감’, 그리고 ‘자존심’
“MMORPG장르지만, ‘샤인온라인’이 주목을 받고 있는 대목은 신규유저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MMORPG의 기본성격에 충실하면서도, 하나의 목적을 가진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줄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기존 게임과 가장 큰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단순 레벨업을 통해 만족하는 구도가 아니라 편안하고 쉬운 게임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놀거리로 차별화 된 경쟁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자신감은 이전 아라곤 에게도 역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중소개발사들에게 있어 위기란 것, 어느 업체 건 피할 수 없이 닥치는 문제가 개발스케줄에 따른 자금적 압박이다. 아라곤, 그리고 박 사장이 ‘위기’라고 느껴졌던 순간은 정확하게 2004년 10월께 그리고 이듬해 10월이다. 그는 “속이 탔죠. 개발기간 중 부닥치는 자금적 어려움을 타개해낼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은 많은 개발사들이 똑같이 느끼는 부분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많은 개발사들이 이 과정에서 퍼블리셔를 물색하거나 투자자를 찾게 된다. 하지만 박 사장은 그때도 지금도 단호하게 국내의 퍼블리셔 방식만큼은 피하자는 것을 철칙으로 삼아왔다.

“솔직히 국내 퍼블리셔들의 방식은 ‘백화점식 진열’이라는 정도밖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잘 되면야 좋지만, 조금만 부진하면 바로 ‘조금이라도 더’ 잘되는 상품으로 바꿔 진열하는….” 퍼블리셔들에겐 중소개발사들의 게임이 ‘원오브뎀(여럿중하나)’지만, 개발사에겐 ‘더원(유일한 하나)’라는 인식차이에서부터 시작지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개발사 자존심을 지켜 가면서 독립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 틀만은 지키자는 것이 박 사장의 원칙이다. 중소개발사가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이 게임을 잘하지 못하면 ‘여기서 끝’이라는 ‘위기감’과 그만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이라고 박 사장은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첫 번째 위기는 CJ창투로부터의 투자로, 두 번째에는 바로 해외수출로 때마다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 같은 박 사장 그리고 아라곤의 ‘자존심’이었던 셈이다.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조직의 ‘롤플레잉’
지난 97년부터 SKC의 게임사업부에 몸담기 시작하며 업계와 연을 맺은 박 사장. 이후 위자드소프트의 전성기에서 현재의 아라곤까지 게임업계의 많은 ‘부침’을 봐왔다. 남일소프트 당시 ‘캠퍼스러브스토리’에서 ‘나의신부’ 등 아련한 PC게임 시장부터 게임업계를 봐 온 산 증인인 셈. “당시 많은 PC게임 개발사와 유통사가 있었는데, 실력 있는 많은 회사들이 시장 속에서 잊혀져 갔다”고 아쉬워하는 박 사장.

그가 오랜 시간을 게임업계에 몸담았다는 것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대목은, 10여년 전 남일소프트 시절부터 알아온 개발진들이 지금까지도 아라곤에 주요 인력으로 포진돼 있다는 사실이다. “제 역할이란 건 개발진들과 직원들에게 한 회사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정성껏 만든 게임을 잘 알리고 파는 위치”라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개발 쪽을 무조건 믿고 맡길 수 있어야, 사장으로서 할 일을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이. 그래야만 개발스케줄을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 맡겨둬도 믿을 만한 게임이 나온다는 것. 조직이 힘을 내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잘난 사람’ 보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조직력’이 백 배 낫다는 이야기다.

“비단 아라곤이라는 하나의 조직뿐이 아닙니다. 우리게임이 해외에 나갈 때 그건 또 다른 ‘사회적 결혼’이 된다는 거죠.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게임의 진정한 재미가 제대로 보여질 수 있다는 거, 너무 교과서 적인가요?(웃음)” 가장 기본적이기에 지키기 어려운 것이 ‘신뢰’라는 것을 박 사장은 잘 알고 있다. “이왕 새롭게 시작한 이상, 코스닥을 넘어 언젠간 아라곤이라는 회사가 나스닥에 진출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는 그의 포부가 사뭇 ‘싱그럽게’ 다가온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