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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권준모 신임 대표이사] 넥슨의 완성, 이제부터 시작이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12.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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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일. 넥슨의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 권준모(43) 넥슨 모바일 대표이사 겸 넥슨 부사장이 신임대표로 올라섰다. 벌써부터 강신철(36) 공동 대표와 발을 맞추고, 넥슨의 미래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로써 김정주·데이비드 리 전 대표를 통해 완성됐던 넥슨의 이원화 경영 체제도 확립됐다. 세계적인 게임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게임 기업 넥슨. 이러한 도약의 시기. 권준모 대표는 고속 성장을 약속했다. 세상이 연인들의 감싸 안음 속에 훈훈했던 지난 12월 14일. 넥슨의 새로운 리더 권준모를 만났다.

[불변] 게임계에 투신한지 올해로 꼬박 11년. 결코 짧지 않은 이 기간. 지금의 넥슨 대표 권준모 역시 변신과 변화를 거듭했다. 분필을 잡던 경희대 심리학과 교수에서, 모바일 게임사 엔텔리전트 대표로, 그리고 다시 넥슨 왕국의 황태자로. 변한건 그 만이 아니다. 게임 산업 역시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성장 그래프는 수직선을 그리며 상승 발전했다. 어느덧 산업은 문화로 격상됐다. 게임을 즐기는 저변 인구는 증가됐다. 게임은 수출 효자 상품을 넘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발돋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한 것은 아니다. 처음 게임계에 발을 디딜 때부터 염원해왔던 그의 목표점은 지난 11년간 오로지 한 곳만을 응시해왔다. 권준모는 말한다. 게임과 가족이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특정 연령층의 전유물로 남는다면 더 이상 게임의 미래는 없다. 사회적 책임도 통감한다. 게임이 가족의 화목을 기초로 할 때, 비로소 게임을 문화라 부를 수 있다. 나와 내 딸의 관계가 그러하다. 누구보다 그에 따른 이점을 잘 안다. 넥슨은 그 중심이 될 것이다.” 디지털 에이지 패밀리(Digital Age Family). 그가 꿈꾸던 목표이자, 이상이다. 지난 11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가 완성하고자 했던 이상향은 넥슨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강행] 흐르지 않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흐름이 곧 발전의 원동력은 아니다.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당장 눈앞의 장밋빛은 비수가 돼 돌아오기 십상이다. 지난 수년간 적지 않은 게임사가 수출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실패의 교훈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넥슨은 달랐다. 1996년 세계 최초로 ‘바람의 나라’가 북미 시장에 수출됐다. 지난 12년간 넥슨의 세계화는 결코 빠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뎠다. 대신 꾸준함을 지속해왔다. 겉으로 드러난 위업은 적었다. 이보다는 알짜 회사로 거듭나는 기초로 삼았다. 이러한 넥슨의 행보에 급물살이 일고 있다.

권준모는 말한다. “또 하나의 실패 교훈으로 남을 가능성은 제로다. 게임은 국경을 초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장수 컨텐츠다. 각국의 문화는 음식과 같다. 현지 개발자가 필요하다. 단순한 기술적 구현은 필요 없다. 감성적 자극을 녹여내야만 한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의 결정판이다. 이를 위한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세계 유명 개발자들이 속속 넥슨호에 탑승했다. 북미 유명 개발자 스티브 렉츠셰프너가 합류했다. 알렉스 가든이 함께했다. 바이아컴이 제휴를 체결했다. ‘게임 수출’이 아닌 세계인의 ‘감동 구현’이라는 네 글자를 향한 권준모의 포부. 그는 지금 이 시각. 게임 글로벌화의 컨설팅 엔지니어로 거듭났다.

[계승] 노자는 ‘유약(柔弱)이 반드시 억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설파했다. 이러한 진리는 오늘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현 시대는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 도래한다 할지라도, 하극상을 방불케 하는 급격한 과단성은 잡음과 반목만을 낳는다. 오히려 독선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독려할 때, 성공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부드러움의 묘가 여기에 있다. 민주화의 백미가 여기에 있다. 넥슨이 게임계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대표적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넥슨은 부드러움 속에 창의력을 키워왔다. 유함을 토대로 게임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였다. 권준모는 말한다. “현재의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 좋다. 방관자나 불만자를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제일이다. 새로운 대표. 새로운 마인드. 새로운 의사결정 방식. 이에 따른 변화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회사는 자기 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넥슨의 문화다. 부분 유료화 모델도 고수할 방침이다. 이를 계승하는 것 또한 나의 임무다.” 적지 않은 수장들이 변화만이 능사라 생각했다. 이에 대한 결과는 치명적이다. 심리학 교수다운 권준모의 혜안. 그 안에서 넥슨의 문화는 또 한번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

[도약]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사회적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얻고 또한 잃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 사이에서 실리와 실익은 가장 중요한 잣대로 통한다.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사람들은 작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 철새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정부 역시 실리 외교를 명분 삼고 있다. 보다 많은 이득만을 쫓고 있다. 게임계라 하여 예외가 아니다. 고부가가치 혹은 첨단 산업이라 불리는 게임 산업은 실리와 실익의 틈바구니를 오가며 더욱 활개치고 있다. 자연 게임사들 역시 잘하는 분야에만 매진하기 일쑤다. 창의성과 표현력보다는 살아남는 것 자체를 제 1의 목표로 삼고 있다.

게임 시장은 커졌으되, 독창적인 온라인 게임들은 찾아보기 힘든 ‘풍요 속 빈곤’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하지만 그는 분명 달랐다. 권준모는 말한다. “닌텐도DS와 X박스360 등 다양한 플랫폼의 타이틀이 개발되고 있다. 넥슨은 온라인 플랫폼 개발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에 국한시킬 계획은 없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다. 넥슨의 비전을 위해서다.” 넥슨만의 스타일로 창조해낼 멀티 플랫폼. 그리고 이를 통한 글로벌화의 완성. 권준모는 이 점에 주목했다.

[원점] 사람들은 결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어떻게’보다는 ‘얼마나’가, ‘가치’보다는 ‘액수’가, ‘도전’보다는 ‘성패’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경과는 그저 유추에 머물고, ‘잘 했으니’ 혹은 ‘운이 좋았으니’ 따위의 선입견만이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오판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결과에만 머물러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도 안다’는 정도의 답변으로 이를 회피한다. 성급한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가져와도 이 같은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의 노력이, 그의 도전이, 그리고 그의 시작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하겠다. 벌써부터 넥슨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게임 사이트 사이버 윤리지수 평가에서는 넥슨을 최우수 사이트로 이끌어냈다.

넥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비속어 필터링도 강화했다. 상장 따위는 애당초 그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다. 권준모는 힘주어 말한다. “넥슨은 안전한 놀이터가 될 것이다. 단순한 백화점식 게임 나열은 없다. 투톱 체제도 확립됐다. 내가 전략과 마케팅, 퍼블리싱을 전담한다. 강신철 대표는 개발에 집중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윈-윈(Win-Win)한다. 넥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넥슨은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대표 게임사다. 하지만 이를 잊는다 했다. 이미 이룩된 명성은 싫다 했다. 1위도 필요 없다고 했다. 규모도 중요치 않다고 했다.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다 했다.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로 귀결된다. 정상이 결코 끝이 아님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가 바로 권준모다.

■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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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생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콜럼비아 대학 심리학과 석사
콜럼비아 대학 심리학과 박사

2006 l 現 ㈜넥슨 대표이사
2001~2006 l ㈜넥슨모바일 (구 ㈜엔텔리전트) 대표이사
2005~2006 l ㈜넥슨 부사장
1995~2005 l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심리학과 부교수
1997~2001 l 대한민국게임대상 심사위원장
2001 l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종목선정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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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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