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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포션 대표 박성재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7.09.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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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리니지’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습니다.”

‘리니지’ 초창기 멤버였던 박성재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안정된 직장인 엔씨소프트를 박차고 나온 것은 그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때문이다.

박 사장은 그동안의 열정을 출시할 게임인 ‘SP1’에 모두 쏟아부었다고 자신했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국내 게임의 질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가 있기에 가능했다.

유저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박 사장을 만나 ‘SP1’의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SP1으로 게임의 시나리오적 재미 줄 것"

- 자체 기술력으로 ‘SP엔진’ 개발... 인재 경영으로 어려움 해결

모든 게임사들이 캐주얼장르로 눈을 돌릴 때에도 박 사장은 MMORPG를 개발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대세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이, 또 회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가지 않는 길, 두려움은 없다
지난해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빅3가 어이없이 무너지면서 그 누구도 쉽게 MMORPG에서 희망을 보지 못했다. 특히 신생 개발사에서 MMORPG에 도전한다는 것은 거의 도박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SP1’이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박 사장의 판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잘 만드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임, 스스로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결국 이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신선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SP1’은 국내 게임기술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생개발사에서 ‘SP 엔진’이라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엔진을 개발해 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SP엔진’ 역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던 박 사장의 생각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 ‘SP엔진’은 다년간 게임을 개발하면서 조금씩 축적해 온 기술을 한꺼번에 쏟아 부은 결과물입니다. 실버포션은 기술적인 면에서도 앞선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발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사만의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자에서 경영자로의 변신
사실 박 사장은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를 개발했던 초창기 멤버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프로그래머로서 그의 능력은 이미 많은 게임들을 통해 검증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자로 나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향후 행보에 주목했다. 전형적인 개발자로 일해 왔던 그가 과연 경영을 잘 해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사장은 인재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며 실버포션을 성공적인 개발사로 이끌었다. 그는 초창기 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면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인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몸소 실현해 보이며 경영자로서, 또 개발자로서 개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가 얼마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동기부여인데, 이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적당한 경쟁도 필요하죠. 그래야 개인도 회사도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혼자가 아닌 모두가 협력해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경영자로서 그의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스토리, 기술력 보완에 최선 다할 것
1차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무사히 마친 ‘SP1’은 2차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과 또 다시 만나고 있다. 1차 테스트에 비해 양적으로 2배가량 늘어난 2차 버전은 1차 테스트에서 지적 받았던 타격감도 보완했다. 박 사장은 아직은 지속적으로 준비 중인 과정에 있으며, 향후 더 많은 부분들을 보여 줄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SP1’의 향후 방향은 물론, 차기작을 개발함에 있어서도 그는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임,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포부를 유저들이 원하는 것과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경영자로서, 또 개발자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이다.

‘리니지’ 이후 수많은 게임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는 스토리의 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사장은 국내 게임들이 기술은 퇴보하고 있으며 그래픽은 정체돼 있다는 문제를 꼽았다.



“시나리오가 약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개발사들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게임들은 시나리오가 없으면 힘들 것입니다. 또한 그래픽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기술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라기보다는 점점 기능이 우수해지고 있는 그래픽카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 또한 국내 게임시장의 현실입니다.”

기술적인 발전은 물론, 기본으로 돌아가 시나리오에 따라 모든 것이 전개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그는 현재 ‘SP1’에서 펼쳐질 시나리오의 규모적인 측면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 그는 자사만의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이야기한다.

“콘솔시장 역시 당장은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이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경쟁해 나가야 합니다. 결국 국내 게임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뒤처진 기술력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입니다.”



실버포션 박성재 사장 약력
1990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졸업
1992 서울대학교 대학원 컴퓨터 공학과 졸업
1997 엔씨소프트 공동 창업, 리니지 개발
2001 아이닉스 소프트 CTO, 프로젝트 신루·칼 온라인 개발
2005 실버포션 CEO, 게임엔진(SP엔진) 개발



사진 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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