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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스 USA 스즈키 신이치로 사장] 한국 게임의 ‘컬쳐라이제이션’으로 美 시장 공략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5.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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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탄탄한 MMORPG 관심 … 플랫폼 넘나드는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 구축 야심



‘진여신전생’, ‘페르소나’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게임사 아틀러스가 온라인게임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조짐이다. 그 중심은 일본이 아닌 미국. 아틀러스 USA 신이치로 스즈키 사장은 세계 온라인게임 산업의 중심에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을 앞세워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즈키 사장은 지극히 동양적 색채의 자사 게임들을 가지고 철저한 컬쳐라이제이션과 현지 마케팅을 무기로 취임 3년 만에 판매량을 400% 이상 증가시켰다. 그런 그가 구상하고 있는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스즈키 사장은 지난 10일 한국에 방한했다. 목적은 미국에 서비스할 온라인게임을 찾기 위해서다. 이미 몇몇 회사들과 접촉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 이렇게 계약된 게임은 미국을 중심으로 남미나 동남아시아 등에도 서비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틀러스’다움 표현할 온라인게임 물색
미국에 서비스할 온라인 게임을 한국에서 찾고 있는 이유에 대해 스즈키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이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질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온라인게임을 일찍 시작한 만큼 오랜 역사에서 오는 저력이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마치 일본이 일찌감치 콘솔 게임 산업을 시작해 현재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듯, 한국 역시 온라인게임 개발력에 있어 독보적이라는 것이 스즈키 사장의 생각이다.
미국의 시장 상황 역시 아틀러스가 온라인게임 산업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스즈키 사장은 현재 미국 시장에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시작으로 시장이 점차 커나가고 있다며, 2012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며,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애정을 더욱 과시했다.
스즈키 사장이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게임 장르는 MMORPG다. MMORPG가 가장 ‘아틀러스’ 다움을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틀러스가 선보인 게임들은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 짜임새 있는 스토리,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스즈키 사장은 온라인게임 역시 아틀러스다움을 무기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이러한 온라인게임을 계약 1순위로 꼽았다.



이밖에도 스즈키 사장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찾고 있다. 재미요소만 충분하다면 어떤 게임이라도 좋다는 것이다. 한국말을 못하는 스즈키 사장이지만 한 마디로 ‘확 땡기는’ 매력적인 게임이 미국 시장에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 유저에 대한 높은 이해 강점
현재 아틀러스 USA가 온라인게임 사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인력은 10여명 가량. 그러나 신이치로 사장은 이들 구성원들이 이미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사업을 다년간 진행해본 전문가들로만 구성돼 있다며, 향후 온라인 게임이 순조롭게 서비스되면 인력을 50명 이상으로 대폭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틀러스 USA가 가진 강점에 대해 스즈키 사장은 ‘로컬라이징’을 넘어 ‘컬쳐라이제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진여신전생이나 페르소나는 그야말로 일반 단어조차 맞는 영문이 없을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게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미국인 입맛에 철저하게 맞도록 게임을 뜯어고치고 적극적으로 알려나갔습니다. 이러한 노하우가 온라인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스즈키 사장은 대부분 미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일본 게임사들이 변역을 외주 업체에 맡기고 있는 반면, 아틀러스 USA는 회사 내에 전문 번역팀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에 번역팀이 있는 만큼 검수 작업이 정확한 것은 물론 일본말을 전혀 모르는 미국인에게 2차, 3차 검수를 받아 게임을 보다 완벽하게 다듬는다는 것.



아틀러스는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철저한 ‘컬쳐라이제이션’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내에서 베스트 퍼블리셔 20에 17위로 등극했다. 아틀러스가 다른 퍼블리셔에 비해 출시하는 타이틀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저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 맺어나갈 것
스즈키 사장은 향후 아틀러스의 콘솔게임 사업 비중과 온라인게임 사업 비중을 정확히 5:5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해, 온라인게임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를 위해 한국 온라인게임사와 단순한 온라인게임 수출 계약이 아닌 해당 온라인게임사와 보다 장기적인 계약을 맺고 싶다고 밝혔다. 마치 CJ인터넷과 코에이 혹은 반다이와 같은 그런 끈끈한 관계를 통해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이다. 스즈키 사장은 당분간 한국 지사 설립에 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며, 파트너사와의 관계에 보다 치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아틀러스는 과거 자사의 인기 게임을 소재로 한 ‘진여신전생 온라인’을 일본 내에 서비스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때문에 스즈키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신뢰가 쌓인 개발사와 향후 ‘진여신전생’의 온라인버전 후속작이나 ‘페르소나’ 등의 IP를 활용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오랜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파트너사를 찾는 쪽에 가장 큰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틀러스가 향후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게임사업 전략에 있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즈키 사장은 이미 전세계적인 시장 흐름을 볼 때 온라인과 콘솔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며, 한국 온라인게임사들이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틀러스 USA 역시 단순히 미국내에 온라인게임 시장만을 염두해 둔 사업을 펼칠 생각은 아니라고 말했다. 모든 게임 플랫폼을 넘나들며 전 세계 유저들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야 말로 스즈키 사장이 생각하는 아틀러스 USA의 궁극적인 비전인 셈이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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