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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 이성욱] 잠재 유저 공략하는 소니 스타일로 최후 승자 자신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8.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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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체질개선 통해 흑자 전환 … 업계 리더로서 시장 확대 일궈낼 것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이하 SCEK)가 몰라보게 변했다. 플레이스테이션2를 100만대 이상 판매하며 국내 콘솔업계에 맡형 격을 도맡던 SCEK가 지난 1년간 차분한 행보를 보이며 외빈내실(外貧內實)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수년간 준비해온 플레이스테이션3가 드디어 국내에 정식 출시됐고, 세계 최초로 콘솔용 IPTV 서비스도 선보였다. 그러나 SCEK에게 있어 가장 큰 이슈는 그동안 적자를 만회해 흑자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지난해 6월 새롭게 사장에 취임한 이성욱 사장이 있다. 한없이 부드러운 외모와 신중하다 못해 조심스러운 눈매를 가진 이 사장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강력한 체제개편과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SCEK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CEK 설립 초기에는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도 좋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이후 각종 이유로 인해 올해 3월까지 누적적자가 250억 원에 달했어요. 이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이라도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강도 높은 개혁 통해 흑자 전환 달성
이 사장은 취임 직후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꼼꼼히 체크해 이를 과감하게 틀어 막았다. 우선 대대적인 인력체제 개편을 단행해 직원 수를 가장 많았을 때에 비해 3분의 1로 줄여 나갔다.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최소한의 지출로 원활한 제품 유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슬림화 시켰으며, 마케팅 역시 무리하지 않는 수준으로 줄여나갔다.



그 결과 SCEK는 사상 처음으로 회계 결산에서 20억 원의 흑자를 냈다. 과거에도 흑자를 낸 적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이후에도 계속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PS3의 초기 생산원가는 100만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생산원가가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판매가보다는 높습니다. 무조건 많이 팔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비용만 늘리다 보면 결국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사장은 총판 업체들에게 안정적인 마진을 보장하기 위한 7개의 총판을 돌아가며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유통망 개편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제품을 시장에 밀어넣기 보다는 2주 판매분 재고만을 시장에서 가지고 있도록 물량을 조절해 보다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했다.
주변에서는 이러한 이 사장의 행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플랫폼 홀더로서 너무 자기 밥그릇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특히 후발 진출 업체인 닌텐도와 여러모로 비교되면서 부진한 한글화와 소극적인 마케팅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장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무조건 한글화를 진행하기보다, 병행수입이나 불법복제로 인한 저조한 판매량 등의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최소한 SCEK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써드파티 업체들이 손해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닌텐도와 지향점 달라
마케팅에 대한 지적 역시 이 사장은 SCEK와 닌텐도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며 마케팅에 대한 타깃을 분명히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SCEK는 닌텐도 처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매스마케팅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해줄 가능성이 있는 잠재 고객들을에게 좀 더 효율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지향점입니다.”
이 사장은 SCEK라는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재무건전성을 확하기 위해서는 무차별적인 고비용 매스마케팅 보다 구매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유저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최근 ‘부산국제모터쇼’, ‘서울오토살롱2008’ 등 국내 주요 모터쇼에서 선보인 ‘PS3 그란투리스모5’ 체험 행사가 바로 이러한 잠재고객 마케팅의 일환으로 치러졌다.
“자동차를 좋아한는 사람들은 자동차 게임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관람객 대부분이 20대 중후반 이상 남성들이라는 점에서도 충분히 구매 능력도 뒷받침돼죠. 실제로 모터쇼 행사를 통해 120만 명의 자동차 애호가들이 PS3의 매력을 접했습니다.”



또한 메가박스 등 각종 극장에 체험관을 설치하고, 매주 소규모 게임대회를 진행하거나 래핑버스를 통해 젊은 고객층이 밀집된 지역에 노출을 늘리는 것 역시 잠재 고객을 향한 마케팅의 일한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닌텐도DS가 좀 더 매스 마켓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라면, PSP는 그 보다 좀 더 마니아를 위한 휴대용 게임기라며 닌텐도DS 판매 호조로 인해 그만큼 PSP의 잠재고객도 늘어나 판매량에 도움을 받은 측면이 있는 만큼 한국 닌텐도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맏형으로서 리딩 역할 할 것
“현재 PS3의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오히려 PS2 시절 보다도 빠릅니다. 이르면 내년 초 부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PS3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갈수록 PS3의 소프트웨어 라인업이 탄탄해지면서 PS3의 판매량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몇몇 써드파티들이 높은 개발비를 이유로 멀티 플랫폼으로 게임을 발매하고 있지만 결국 수년 안에 유저들은 기기 성능이 가장 뛰어난 PS3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비단 콘솔 시장 내의 경쟁을 넘어 보다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콘솔게임의 발전 속도는 온라인게임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빠릅니다. 전체 게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적인 흐름이나, 보다 가상현실에 근접하기를 원하는 유저들의 성향을 감안한면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콘솔 게임이 대세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사장은 특히 온라인게임의 위협 속에서도 콘솔 업계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유일하게 플랫폼 홀더 3사가 현지법인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플랫폼 홀더 중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뿌리내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계속 콘솔업계를 리드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닌텐도와도 재미난 경쟁을 해보고 싶습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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