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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게임즈 송재경 대표] 불가능을 혁신으로 뛰어넘은 대한민국 게임 스페셜리스트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9.10.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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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개발이 인기 직종으로 각광 받는 것에 자부심 느껴 … 타성에서 벗어나 ‘부단한 혁신 위해 노력할 것’ 강조


오랫동안 칩거하며 신작 MMORPG ‘X2’ 개발에만 몰두해 왔던 XL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본지 지령 400호를 기념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쥬라기 공원’으로 시작해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 전무후무한 대작을 남긴 덕에 송 대표는 게임업계 종사자라면, 또 10년 이상 게임을 플레이 해 온 유저라면 누구나 특별한 부연설명 없이 이름 하나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하지만 그와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의외의 소탈함이 묻어나는, 진정으로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몇 안 되는 개발자라는 생각에 더욱 크게 공감하게 된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그리고 ‘X1’과 ‘X2’를 개발해 오면서 송 대표는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봐 온 장본인이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만연했던 시절,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 여겼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꿈을 현실로 실현시킨 그는 내년 상반기 ‘X2’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불가능을 혁신으로 뛰어넘으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던 그가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업계가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직종으로 떠오를 정도로 업계가 발전했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하다"



본지의 창간 7주년 인터뷰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인류에 봉사하고 싶다’는 인상 깊은 말을 남겼던 송재경 대표를 1년 만에 만난 소회는 남달랐다.


1년 전에 비해 짧아진 머리카락과 다소 체중이 줄어들었지만 건강한 모습의 그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X2’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퍼블리셔인 게임온과 일본 독점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게임 서비스가 임박했음을 알린 그의 편안한 얼굴 뒤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묻어나는 듯 했다.


국내 게임산업의 뒤를 돌아보며 10년 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자 송 대표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20대 후반의 게임 개발자 송재경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 10년 이상 국내 게임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을 지켜본 소감은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했던 시절에는 주변으로부터 무모하다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영세적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제대로 된 산업분야로 성장할지 여부에  의심이 갔지만, 기술적으로도 구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직종으로 떠오를 정도로 업계가 발전했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하다.


- 오랫동안 게임업계에 몸담아 오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일은
지난 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미국에 진출해서 전설적인 ‘울티마 시리즈’를 개발했던 게리엇 형제를 인수, 합병했던 일이다. 이 사건의 의미는 국지적인 한국 게임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단초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에 있다.
그 후 한국 온라인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고,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개발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비즈니스 영역도 확장해 나가 진정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이뤘다.



- 과거와 현재 게임업계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10년 전을 과거시점으로 보면, 우선 현재 게임업계에는 사회적 편견이 많이 완화돼 고급인력이 상당수 유입하게 된 점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
또한 게임은 단순한 마니아들의 취미 수준에서 벗어나 괄목할만한 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게임사의 숫자도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늘어났다.


- 개발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개발자로서 몸소 느껴지는 특별한 변화가 있나
과거에는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와 적은 수의 인원이지만 열정 하나만으로도 게임개발이 가능한 구멍가게였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자본과 인원, 시스템이 필요한 형태로 바뀌었다.
또한 2D 위주에서 고난이도의 3D 그래픽 환경이 기본 개발환경이 됐다는 점도 달라진 부분 중 하나다.



-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유저들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감동을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들이 어떤 의미가 있나
 ‘바람의 나라’는 학창시절 늘 꿈꿔왔던 MMORPG를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실제 제품으로 처음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리니지’를 개발하던 시절, 당시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리니지’는 ‘바람의 나라’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대중성과 상업적 성공을 증명해 준 게임이다.


- 1세대 게임업계인으로서 현재 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국 게임업계는 지난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현재는 타성에 젖어 혁신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개발자로서 나 자신부터 보다 자기혁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후배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젊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좌충우돌하면서 이것저것 무모한 일을 마음껏 시도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 일반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는 어학실력과 같은 조건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스스로 좋아하는 일에 깊이 파고드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라고 권하고 싶다.


- ‘X2’ 출시를 앞두고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송재경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계획인가
개발자들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나 역시 여전히 개발자들을 야단치고 있다(웃음).
MMORPG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해당 장르가 유저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나름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X2’를 많이 기대해 달라.



- 이제 글로벌 진출은 게임사의 필수 과제가 됐다. 최근 XL게임즈 역시 일본 게임온과 ‘X2’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인가
그렇다.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대만, 중국, 미국, 유럽을 비롯한 기타 여러 지역 등 최대한 세계 방방곡곡으로 나가 볼 생각이다. 글로벌 진출에 대비해 개발 방향도 이에 맞춰나가고 있다.


- 본지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경향게임스 독자 여러분, 즐거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사와 유저 모두 한 마음으로 노력 합시다!



송재경 대표 프로필


● 1990년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졸업
● 1992년 카이스트 석사과정
● 1992~1993년 카이스트 박사과정
● 1994년 머드게임 ‘쥬라기 공원’ 개발
● 1994년 넥슨 공동 설립
● 1995~1996년 세계최초 MMORPG ‘바람의 나라’ 개발 및 상용화
● 1998년 ‘리니지’ 상용화 서비스
● 2000~2003년 엔씨소프트 부사장, 개발 총괄
●  2003년 XL게임즈 창립, 現 XL게임즈 대표이사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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