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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포토그래퍼’ 김용우

  • 김수연
  • 입력 2004.06.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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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그 현장마다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는 사나이가 있다. 게임단과 선수, 방송사 등 e-스포츠관계자들 사이에서 이 사나이를 모르면 간첩이다.

경기장 분위기는 물론 선수들의 다양한 표정까지 잡아내려 잠시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그는 바로, 김용우(23) 씨다. 리그뿐만 아니라 e-스포츠관련 행사장에는 늘 그가 있다.

e-스포츠 사진을 찍은지 3년째인 김씨가 오는 15일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김씨가 게임리그와 인연이 닿은 건 2001년 온게임넷 스카이배 스타리그 때부터다. ‘스타크래프트’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그는 스타리그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것. 이후 2002년 3월 온게임넷에 <게임플러스> 작가로 입사했다.

대전 목원대 광고 홍보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방송작가가 꿈이었다. 그러나 학교인 대전에서 분당을 오가는 일이 만만치 안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었다. 2002년 8월 게임앤컴퍼니에 입사한 그는 스타리그 스크립터로 일했다.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해 리그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년여 일한 끝에 MBC게임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MBC게임에서는 프리미어리그 게임코디(게임작가)로 일했는데 역시 사진도 제가 직접 찍었어요.” 작가가 현장 사진까지 찍는다고 해서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건 아니지만 제가 하는 일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는 그는 MBC게임을 그만둔 후에도 빠짐없이 리그 현장을 찾았다.

소속도 보수도 없이 그저 리그 현장 느낌을 생생하게 카메라 앵글에 담아내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 “소속이 어디냐고 물을 때가 가장 난감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주변에서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물으면 속도 많이 상했어요.”

김씨가 보유하고 있는 리그별, 회차별 경기사진은 2002년 파나소닉배를 시작으로 무려 10만 여장이 넘는다. 물론 게임단 및 프로게이머 프로필까지 포함하고 있어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는 유용한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네오위즈 피망배 프로리그의 결승전 시그널 단체사진과 선수 프로필 사진들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성실한 그를 지켜봐 오던 모 게임단 소속사에서는 입사제의까지 했으나 어느 한 곳에 소속되어 사진작업에 제한을 받기 싫어 거절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돈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자신의 사진이 유용하게 쓰여진다는데 대한 보람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리만으로 성실히 일했다.

“e-스포츠 분야에 있다보니 게임단과 리그 사진자료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느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김씨는 2년 후 꼭 함께 일하자는 모 방송사의 제의도 받았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두 가지 소원이 있었는데 하나는 e-스포츠에서 인정받아 스카웃 제의를 받아보는 것과 신문에 인터뷰 한번 해보는 거였는데 두 가지 소원을 다 이루고 떠나게되어 여한이 없습니다.”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군에 가게되어 아쉽다며 마지막까지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는 그는 12일 질레트배 스타리그 8강 1주차 잠실 경기를 끝으로 15일 의정부 훈련소에 입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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