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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레벨을 강조하는 무역회사 박상욱 대표

  • 윤영진
  • 입력 2004.10.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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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레벨만 올릴 것이 아니라 이제는 매너 레벨도 올려야 할 때죠.”

현재 직물을 중국에서 수입, 미국에 역수출하는 주식회사 크리스탈 무역의 박상욱 대표(30). 업무상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탓에 온라인게임을 즐길 시간적 여유도 비교적 많은 편. 이런 시간적 여유를 토대로 온라인게임을 즐기길 수년.

허나 얼마 전의 사건을 계기로 그토록 좋아했던 게임을 접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뒤엉켜 즐기는 온라인세상이라지만 익명성을 무기로 한 비매너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이 사실적일수록 오프라인과의 경계는 그만큼 허물어지겠죠. 허나 그렇다고 해서 비매너 플레이로 일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들이 현 생활에서도 그리 살진 않을 테니까요.”

물론 게임인 만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 동시에 비매너 또한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듯 화를 내는 이유는 자신에게 닥친 욕설보다, 사기나 해킹에 의한 피해보다, PK에 의한 주검보다 더욱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가 아닌 그의 약혼녀에게 말이다.

“게임을 통해 약혼녀와 함께 온라인 데이트를 즐겨왔죠. 그날도 함께 사냥을 하고 있었고요. 허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제 약혼녀와 저에게 성적인 욕설을 해댔습니다.”

그가 화를 내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무분별한 욕설의 난무. 결코 온라인의 익명성이 언제든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무관심에 일침을 놓기 위함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날 일은 소수 유저들이 제조를 위한 욕설일는지도 모를 일. 그러나 결코 용서할수는 없다고 박대표는 칼을 꺼내들었다. 당시의 화면을 캡처하고 법적인 대응 모색에 한참이다.

“자신보다 어리다해도 함부로 말을 놓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물며 온라인게임에서는 나이조차 알 수 없습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게임 내에서만큼은 자신의 또다른 이름이 자신의 아바타란 것. 그것조차 모르는 무지한 사람은 게임을 할 자격조차 없지 않겠습니까.”

조금은 격양된 어조의 박대표. 이미 사건이 발생한지 보름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화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에서 수많은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이러한 불쾌감에 무방비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각 게임회사들 역시 부모와 관련된 욕설이 아니라면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이 부분 역시도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을 터. 그러나 박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온라인게임은 운영자나 기획자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죠. 결코 법적인 대응만이 능사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하나의 일례를 만든다는 점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죠.”

법적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행보가 탁해지고 있는 온라인게임계의 한줄기 정화의 물결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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