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이템 구매 절제 외치는 PC방 사장 김재정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3.28 19:1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분유료화는 제작사가 만들어낸 상술일 뿐”
“부분유료화 게임을 즐기는 유저 상당수가 아이템 구매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저희 PC방만 하더라도 휴대폰 결제나 OK캐쉬백 결제를 하는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한편으론 측은하고 한편으론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김재정(27) 사장.

그는 수많은 고객들이 게임의 아바타를 꾸미거나 또는 보다 강한 아바타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아이템을 구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전경을 보노라면 아쉬움이 앞선다는 김사장.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가상현실 속에 현실의 재화를 통해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나아가 게임 자체의 즐거움 또한 그 빛이 바래지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회사에 놀아나는 유저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유저들의 욕심 탓도 있겠지만 게임 제작사의 상술이 만들어낸 잘못된 게임에의 반영이죠.” 그는 게임 자체의 게임성을 주무기로 해야 할 게임회사들이 부분유료화라는 이름의 현거래를 통해 유저들로부터 착취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즉, 부분유료화를 통해 구매 가능한 아이템들이 필요에 의한 아이템이 아닌, 필수 아이템으로 변색됐다는 이야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교묘한 상술 이상의 의미는 없죠. 겉으로는 무료 게임임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현거래를 부축일뿐입니다. 물론 정당함으로 포장된 게임회사 스스로가 만들어낸 현거래죠.” 그는 게임회사가 계속해서 수익을 내기 위해선 ‘뫼비우스의 띠’처럼 보다 좋은, 보다 멋진, 보다 강력한 판매 아이템을 계속해서 만들 수밖에 없으며 유저들은 더욱 뛰어난 아이템을 얻기 위해 또다시 부분유료화의 결제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실상 김사장 스스로도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한 유명 온라인 게임을 오픈베타부터 지금껏 즐겨오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아이템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음을 아는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유저들이 부분유료화를 결제하는 것을 이해 못할 그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부분유료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김사장. “돈 몇 푼이 아쉬워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편법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개발사의 문제점을 꼬집기 위함이죠.”

한번은 부분유료화 결제를 하려던 유저에게 부분유료화의 잘못된 부분을 설명하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는가 하면, 내가 즐기는 게임에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냐는 괜한 면박까지 들었다고. “내가 즐기는 게임에 내가 결제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말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스스로가 이를 통해 만족을 얻는다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이 이어진다. “하지만 게임은 즐거움을 얻기 위한 창구지 결코 돈을 들어붓기 위한 밑 빠진 독이 아닙니다. 게임 자체가 아닌 부분유료화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기획이라면 이것이 무슨 게임입니까.” 게임회사 역시도 수익을 얻기 위한 창구는 필요하다. 하지만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는 부분유료화 방식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옹색한 핑계일 뿐이다. 김사장은 말한다. 유저들은 고마운 존재지 결코 봉이 아니라고.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