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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게임 요구하는 최연희 어린이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7.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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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어려운 게임은 싫어요”
“게임을 제작하시는 분들은 어른들이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의 입장에 맞춰 게임을 제작한다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경기도 송우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최연희(13) 어린이. 그녀는 어린이를 타겟으로 제작된 수많은 게임들을 즐겨왔다. 하지만 퍼즐류와 아케이드류를 제외한 대다수 게임들은 즐기려 해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도통 알 수가 있어야죠. 게임은 즐기는 게 목적이잖아요. 그런데 재미보다 최소 수시간, 많게는 수일 동안 배워야한다면 그건 이미 게임이 아니죠.”

온라인 MMORPG게임을 친구들과 해보고 싶었던 그녀. 친구들이 즐기는 넥슨의 ‘아스가르드’를 즐기고픈 마음에 게임을 다운로드 받고 접속했을 당시, 그녀가 느낀 것은 즐거움보다는 막막함이었다.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인터넷을 검색하며 어느 정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을 찾아냈지만, 이 때 느낀 것은 단 하나.

“이렇게까지 즐겨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다른 게임에 비하면 쉽다지 뭐에요. 제 친구들도 그렇고 제 동생도 MMORPG게임이 진짜 온라인게임이라면서 몇시간이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대단해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더 황당한 건요. 리니지나 그런 게임은 더 어렵다는 거예요. 하긴. 우죽하면 공략집이라는 것까지 따로 판매하겠어요.”

다른 몇 개의 게임에도 도전해 봤지만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제작한다고 해서 재미까지 별 볼일 없는 건 아니거든요. 비단 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보다 쉽게 만드는 게 보다 어렵게 만드는 것보다 더 힘겨운 것 같아요.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 쉽게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렵듯이 말이에요.” 최연희 어린이의 말이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상태로 선보이는 거겠죠. 저처럼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게 게임회사도 더 많은 고객을 창출하고 더 이익을 보는 길 아니겠어요?” 그녀의 아쉬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해외에서 제작된 MMORPG게임은 좀 다를까 싶어, 한글화된 MMORPG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해봤거든요. 커뮤니티 등 다양한 정보 창구가 있어 그나마 좀 낫더군요. 그런대 이 게임 역시 자세한 설명이 게임 내에 없더군요. 게임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게임의 정보를 얻고, 그렇게 게임을 즐긴다는 건 무성의 이상의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아요. 온라인 게임은 다 그런가요?”

온라인 레이싱이나 온라인 퍼즐류처럼 쉽고, 간단한, 그러면서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보다 많이 나오길 바란다는 최연희 어린이. 그녀의 말은 단순히 어린아이의 괜한 칭얼거림이 아닌, 국내 게임계가 보다 성숙한 문화로 발전키 위한 또 하나의 방향성임을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야한, 폭력적인, 어려운. 이러한 단어들을 배제하더라도 충분히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게임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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